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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아 숨겨져 있던...나의 마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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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화려하지 않아 숨겨져 있던...나의 마음길"

[알림]<백두대간12걸작선>⑫ <능경봉 구간> 참가 안내

백두대간학교(교장 최창남)의 <백두대간12걸작선(傑作選)> 열두 번째 코스는 <능경봉 구간>입니다. 10월 22일(토),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왕산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닭목령으로 들어가 능경봉을 지나 대관령으로 내려서는 구간입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을 시작한지 벌써 일 년이 됩니다. 2010년 11월 태백산 산행을 시작으로 지리산, 소백산, 덕유산, 선자령, 대덕산, 봉화산, 함백산, 오대산 노인봉, 두타산, 조령산을 지났습니다. 지난 일 년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일 년의 산행을 이어주는 이번 10월의 산행은 닭목령에서 고루포기산과 능경봉을 지나 대관령으로 내려서는 구간입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백두대간의 이름 있는 산들에 가려 찾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산길입니다. 그래서 고즈넉한 마음으로 걷기의 즐거움에 빠져들기 좋은 길입니다.

<산행지도 : 능경봉 구간>


최창남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 전문가이며 작가,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2008년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인문학적 산행기를 <프레시안>에 연재했습니다. <백두대간 하늘길에 서다> 등 다수의 책을 출간하였으며 <노동의 새벽>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등 민중가요들을 작곡하였습니다.

[산행지 안내]

닭목령에서 고루포기산으로 들어서는 길은 동네 뒷산을 오르는 길처럼 완만하고 편안합니다. 시월 이맘 때 즈음이면 엉겅퀴와 쑥부쟁이, 구절초와 개망초가 한가로이 피어 산길이 아름답습니다. 지난 밤 내내 사랑하는 님을 기다렸던 달맞이꽃도 만날 수 있습니다. 산과 숲과 꽃과 나무와 바람과 구름을 느끼며 걸을 수 있습니다.

걷는 일은 축복입니다. 특히 수많은 생명들이 충만한 숲길을 걷고, 그 숲을 품은 산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축복입니다. 수많은 생명들이 충만한 숲길을 걷는 동안 숲의 소리, 산의 울림을 듣게 됩니다. 바람 소리,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발자국 소리, 새들 소리, 동물들 소리,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깊은 계곡 흐르는 물소리, 빗소리, 구름 지나는 소리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들으며 걷다보면 절로 자연에 대한 겸허한 마음을 품게 됩니다. 겸허하게 자연과 만나게 됩니다. 소통하게 됩니다. 걷는 그 순간부터 걷기를 포기하며 함께 잃어버렸던 자연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입니다.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과의 조화와 공존을 절로 체득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들의 걷기는 자연과 문명의 사이를 지나는 것입니다. 자연과 문명이 우리의 삶에 만들어 놓은 길을 걷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월의 산행은 자연이 주는 느림의 지혜와 풍부한 사유를 얻게 하는 백두대간 걷기 여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 천천히 걸어 보실까요?

천하대장군과 지하대장군조차 정겨운 얼굴을 하고 있는 닭목령에서 고루포기산으로 들어서는 길은 야생화 바람에 흔들릴 뿐 안온합니다. 하늘도 가깝게 느껴집니다. 천천히 걷다보면 예전에는 소와 염소 등을 키웠다는 맹덕목장이고, 깊어진 가을 단풍을 채 즐길 사이도 없이 왕산 제1쉼터, 제2쉼터입니다.

쉼터를 지나면 고루포기산이 손에 닿을 듯합니다. 고루포기산은 주변의 발왕상, 제왕산, 능경봉의 명성에 가려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이들로 인해 많이 알려졌습니다. 겨울철에 유난히 눈이 많아 선자령과 더불어 겨울산행지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정상에 올라서면 산줄기를 따라 세워진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입니다. 거대한 풍력발전기 곁을 지나다 보면 자연과 문명의 사이를 걷는다는 말이 절로 실감납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선자령 전경Ⓒ백두대간학교

영동고속도로가 아래로 뚫려 있는 횡계치를 지나 옥잠화, 비비추, 산수국을 따라 걷다보면 능경봉에 이릅니다. 맑은 날에는 대관령의 초원도 보이고 멀리 바다도 보입니다. 능경봉은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강릉시 왕산면 왕산리에 걸쳐 있습니다. 오르기가 다소 힘들기 때문에 찾는 이가 적어 오히려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었다고 합니다. 백두대간이 동해를 끼고 설악산과 오대산, 황병산을 일으키고, 대관령에서 몸을 낮췄다가 다시 솟아오른 산입니다. 눈 많고 산행거리가 짧아 눈 덮인 겨울 산을 즐길 수 있는 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두대간에서 다소 비켜서 있으나 하나의 산줄기로 이어져 있는 제왕산에는 가슴 아픈 역사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제왕산은 고려 말 우왕이 쫓겨 온 곳입니다. 우왕은 공민왕이 시녀 반야에게서 얻은 아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민왕이 죽은 후 10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공민왕의 자식이 아니라 신돈의 자식이라는 이성계의 주장에 몰려 왕위에서 쫓겨났습니다.

강화로 유배되었다가 강릉으로 옮겨진 후 이성계에 의해 1389년 살해되었습니다. 쫓겨난 왕의 최후가 대개 그런 것이라고 그저 말하기에는 참으로 슬픈 사연입니다. 우왕이 마지막으로 머물었던 곳이 바로 제왕산입니다. 그곳에는 당시에 쌓았다는 제왕산성이 남아 지나간 역사의 아픈 기억들을 소리 없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제왕산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나누어주며 걷다보면 대관령입니다. 대관령 가는 산길에 억새가 출렁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에 취한 채 내려서면 길이가 13km에 이르고, 고개의 굽이가 99개소나 된다는 대관령입니다. 이 험준한 고개를 오르내리며 대굴대굴 굴러 '대굴령'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영서와 영동, 영동과 영서를 넘나드는 큰 관문이라 하여 '대관령'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대관령을 경계로 동쪽은 오십천이 강릉을 지나 동해로 흐르고 서쪽은 남한강의 지류인 송천이 됩니다. 이 일대는 황병산, 선자령, 발왕산 등에 둘러싸인 분지입니다.

화려하지 않아 숨겨져 있던 길, 숨겨져 있어 많은 이들이 지나지 않던 산길이 바로 능경봉을 지나는 산행길입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 열두 번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산행을 시작하기에는 좋은 마음길이기도 합니다. 그 길로 사뿐히 걸으시기 바랍니다.

▶구간소개
-산행코스 : 닭목령→왕산쉼터→고루포기산→전망대→횡계치→능경봉→대관령
-산행거리 : 약 12.5km
-소요시간 : 약 8시간 (충분한 휴식시간 포함)
-난 이 도 : 하(★)

[산행계획]

여유 있는 산행을 위해 일찍 출발합니다. 모든 산행은 전문산악가이드 두 분이 '안전제일'로 진행합니다. 산악가이드 김남균 선생님은 백두대간을 7회 종주한 공인 등산안내인이고, 이철승 선생님은 백두대간 종주 등 산행 경력 29년의 공인 등산안내인입니다.

<버스운행>
출발 10분 전까지 도착하여 거산고속관광 경기76아6471 <백두대간학교> 버스에 탑승하세요. 김종선 기사님 전화번호는 010-4152-1055 입니다.

01:00 덕수궁 대한문 앞 출발(지하철 1,2호선 시청 2번 출구)
01:30 사당역 출발(지하철 2,4호선 1번 출구)
01:40 양재역 출발(지하철 3호선 8번 출구)
02:00 경부고속도로(하행) 죽전 버스승차장

<산행일정>
05:00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대관령양떼식당(033-335-6086)

도착/아침식사 및 도시락 싸기
아침 메뉴 – 토속 해장국과 산나물 가득한 건강식 아침식단
07:00 닭목령 출발, 산행 시작 - 상쾌한 새벽 공기를 맘껏 호흡하며 산행
07:40 농장 정문
08:30 왕산 제1쉼터
09:20 왕산 제2쉼터
10:30 고루포기산
10:50 대관령전망대 - 점심식사
12:40 횡계치
14:00 능경봉
15:00 대관령 도착. 산행 마감
15:10 대관령양떼식당 도착
황태구이정식 등과 막걸리로 뒤풀이
17:00 서울로 출발
20:00 서울 도착(예정)

<알립니다>
산행 후 뒷풀이 시간에 지난 12번의 산행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과 함께 <백두대간12걸작선>의 조촐한 졸업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개근상 등과 함께 산행 동료의 축하 소리도 있습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에 참가하셨던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기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산행준비물]
등산복, 장갑, 등산모, 방풍의, 우의, 스틱, 물통, 여벌 옷, 간식, 자외선차단제, 산행 중 드실 수 있는 간단한 간식(예 : 쵸코바, 과일 등). 반드시 빈 도시락과 수저를 가져오세요.

[산행자료]

[닭목령] 706m. 강릉과 임계를 잇는 2차선 포장도로가 이 고개를 지난다. 고갯마루 북쪽의 왕산리엔 닭목골, 남쪽의 대기리엔 '닭목이'라는 지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닭과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풍수가들은 이곳의 지세를 '금계포란형'의 길지로 보았는데, 이 부근이 닭의 목에 해당하기 때문에 닭목이라는 지명을 얻은 것이다. 고갯마루엔 산신각이 세워져 있다.



[고루포기산] 1238.3m.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수하리와 강릉시 왕산면 고루포기 마을 사이에 있는 산이다. 주변의 발왕산, 제왕산, 능경봉의 명성에 가려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았던 산이다. 고로쇠나무가 많이 자생하여 예부터 구전으로 전해오나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은 없다.
태백산맥의 지맥인 해안 산맥에 딸린 산이다. 북서쪽의 빗면은 한때 대관령 스키장이 있었던 곳이다. 부근의 횡계리 일대는 평탄면을 이룬다. 서쪽에는 남한강의 지류인 송천(松川)이 흐르고, 북동쪽으로 흐르는 수계는 왕산면 왕산리에서 강릉 남대천(南大川)의 지류로 흘러든다.




<고랭지채소 재배단지와 관련하여>
이곳은 태백의 매봉산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 삼척 숙암리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와 함께 '백두대간 3대 고랭지채소 재배단지'에 속한다. 백두대간은 댐이나 송전탑, 리조트 등으로 끊어져 있을 뿐 아니라 고랭지채소 재배단지로 인해 끊어진 곳도 많다. 이 땅의 시작이며 이 땅 모든 생명들의 근원인 백두대간을 온전히 복원한기 위해서는 고랭지채소 재배단지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또한 고랭지채소 재배단지는 하천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고랭지 채소밭에서 흘러들어오는 농약과 퇴비, 토사 등이 섞인 토사가 빗줄기를 타고 하천에 흘러들어와 쌓이면 물고기 알이 호흡을 제대로 못해 썩고, 강은 오염된다.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고랭지채소 재배 단지 문제는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이다.




[횡계치] 용평스키장과 대관령목장, 마을마다 즐비한 황태덕장, 그리고 고랭지채소 덕분에 부촌으로 변한 도암면 횡계리에 있는 고개다. 강릉시 왕산면으로 넘나들던 옛 고갯길에는 희미하지만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동쪽 경사면 아래로 영동고속도로의 대관령터널 입구가 보인다. 조금 더 멀리로는 닭목령에서 왕산천을 따라 강릉으로 연결되는 137번 지방도로와 왕산리 농가들이 관찰된다. 이곳 농가들은 버섯을 많이 재배한다. 새로 생긴 영동고속도로가 밑으로 지나간다. 대관령 1터널이다.



[능경봉(陵京峰)] 1123.2m.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강릉시 왕산면 왕산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백두대간이 동해를 끼고 설악산과 오대산, 황병산을 일으키고, 대관령에서 몸을 낮췄다가 다시 솟아오른 산이다. 대관령 남쪽 산맥 중 제일 높은 봉우리라 하여 이름 붙여졌으며 제왕산의 모산이다.
겨울철에는 무릎이 빠질 정도로 눈이 많이 쌓이는 곳이나, 대관령 줄기의 다른 산에 비해 산행거리가 짧아 비교적 힘들이지 않고 눈덮힌 겨울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능경봉으로 가는 길은 대관령에서 출발하는 짧은 등산로와 닭목재에서 가는 긴 등산로가 있다. 특히 대관령에서 출발하는 등산로는 산행거리가 짧아서 가족 단위 등산로로 안성맞춤이다.


▲ 능경봉 표지석Ⓒ백두대간학교

[대관령] 832m. 강원 강릉시와 평창군의 경계에 있는 고개이다. 고개의 총연장이 13km나 되며, 고개의 굽이가 99개소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과 영동을 잇는 관문이며, 영동고속도로가 통과한다. 대관령을 경계로 동쪽은 오십천이 강릉을 지나 동해로 흐르며, 서쪽은 남한강의 지류인 송천이 된다. 이 일대는 황병산, 선자령, 발왕산 등에 둘러싸인 분지이다. 기후는 한랭다우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서리가 내리는 지역이다. 특히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스키장이 들어서기에 좋은 조건이다. 연평균 기온은 6.1℃, 연강수량은 1,450mm이다. 고랭지채소 및 씨감자의 주산지이며 목축업이 발달해 있다. 산 정상에 서면 대관령의 광활한 초원과 강릉의 맑은 동해바다,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세와 마주할 수 있다.



아흔아홉 험준한 고개를 오르내리며 대굴대굴 굴러 '대굴령'이라 하였으나 음절되어 '대관령'이 되었다고 하고, 또 영서-영동 영동-영서를 넘나드는 큰 관문이라 '대관령'이라 불리게 되었다고도 한다. 고개 정상에는 대형 석비 대관령 현판, 신사임당 시비, 영동고속도로 완공기념 조형물이 있다. 석비에는 신사임당이 '친정을 그리는 시(思親詩)'가 적혀 있어 오고가는 길손에 감동을 전하고 있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외로이 서울 길을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참고자료-대관령국사성황사(大關嶺國師城隍祠)와 강릉단오제>
푯돌의 뒷면에는 '강릉단오제'에서 세웠다고 적혀 있다. 강릉단오제는 해마다 봄날이면 무려 한 달 보름이나 이어졌다고 한다. 일찍이 강릉의 소설가 허균(1569~1618)은 "해마다 오월이면 대령의 신을 모셔다가 갖은 놀이로 기쁘게 해드린다"고 단오제를 글로 남겼다.
강릉은 본래 '무천'이라는 제사를 지내던 동예의 땅이다. 무천이 시월 상달에 올리는 추수감사제라면 단오제는 모내기를 끝낸 뒤에 곡식의 파종과 성장을 기원하는 잔치다. 온갖 씨앗을 잉태한 대지의 신들에게 바치는 생명의 축제이다. 강릉단오제는 그 연원을 모를 정도로 내력이 오래 되었다고 한다.
대관령국사성황사는 서낭신으로 죽은 뒤 강릉과 영동 지방의 수호신이 되었다는 범일국사(810~889)를 모신다. 신라의 고승으로, 15세에 중이 되어 당나라에 유학한 뒤 구산선문의 하나인 강릉 굴산사에서 40여년을 주석하며 사굴산파의 개조가 되었다. 처녀가 표주박에 담긴 해를 마시고 낳았다는 탄생 설화와 왜구가 침략할 적마다 대관령에 올라 술법으로 물리쳤다는 등 많은 전설이 구전된다.
또한 산신으로는 김유신 장군을 모신다. 허균은 <성소부부고>에서 "그는 어려서 이곳에 와 수련하였는데 산신이 검술을 가르쳤고, 그의 칼은 명주 남쪽 선지사에서 만들었는데 90일만에 완성되어 광채가 달빛을 능가했다. 장군이 그 칼을 차고 고구려를 평정했으며 죽어 대관령의 산신이 되었다고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강릉 시내에 있는 국사여서낭신은 '강릉의 처녀'이다. 옛날 강릉 남문동의 정씨 집안에 예쁜 딸이 하나 있었다. 하루는 정씨의 꿈에 대관령 서낭신이 나타나 그 집의 사위가 되겠노라고 청했다. 그러나 정씨는 사람이 아닌 귀신을 사위로 삼을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얼마 후 정씨의 딸은 대관령 서낭신의 시자인 호랑이에게 물려가고 말았다. 사람들이 서낭당에 가보니 정씨의 딸은 이미 죽어 있었다. 이에 사람들은 그녀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 대관령 여서낭신으로 모시고, 해마다 그녀가 호랑이에게 물려간 4월 15일이면 서낭신을 여서낭사에 모셔가 합위시키고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이 행사는 지금도 강릉단오제 기간 중에 이루어지고 있다. 음력 삼월 스무날이면 신주(神酒)를 빚는 일로 시작하여 단오가 지난 음력 오월 초이래까지 계속된다. 한편에선 왁자지껄 난장을 치고 단오굿과 풍어굿을 올린 뒤 관노가면극 같은 탈놀음도 곁들인다.


<백두대간12걸작선(傑作選)>⑫ <능경봉 구간> 참가비는 10만원입니다(왕복 교통비, 3회 식사와 뒤풀이, 여행보험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산행에 관한 문의는 이철승 선생님에게 해주세요. 010-8727-0202)

최창남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학교를 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름다운 하늘길, 백두대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백두대간은 우리 땅의 시작입니다. 모든 생명의 요람이고 터전입니다. 백두대간이 솟구쳐 열리며 수많은 산줄기들도 함께 드러냈습니다. 1정간 13정맥뿐 아니라 많은 기맥과 지맥들이 따라 열렸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산은 하늘의 지혜와 생명을 받는 통로였습니다. 그래서 이 민족을 연 단군도 하늘에서 산으로 내려온 것이고, 옛 사람들은 자식을 점지 받기 위해 산으로 들어가 기도하였던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하늘길, 백두대간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때로 잊고 때로 잃어버리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 그 길로 들어가기 위해 백두대간학교를 엽니다."

백두대간학교는 어떤 학교일까요.

"지금 백두대간 산행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종주 중심의 산행입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목적지에 닿기 위해 빠르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산행은 산을 제대로 느끼고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무를 만지고 풀잎의 소리를 듣기 어렵습니다. 때로 적막할 정도로 고요하고 때로 출렁이며 일렁이는 숲의 소리를 느끼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런 이유로 백두대간학교의 산행은 종주 산행을 지양합니다. 나무늘보처럼 백두대간 하늘길을 천천히 걸으며 산을 느끼고 만나는 산행을 하려고 합니다. 마을을 만나면 잠시 뒷골목도 걸어보고, 사람을 만나면 마음도 나눠보는 산행을 하려고 합니다.



이런 산행을 위해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길 12곳'을 선정하였습니다. 이름하여 <백두대간 12걸작선(傑作選)>입니다. 이 길은 계절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산길입니다. 겨울의 화사함을 드러내는 산길도 있고, 여름의 풍성함을 뽐내는 산길도 있습니다. 생명력 가득한 봄의 설렘을 느끼게 하는 산길도 있고, 마음을 깊게 하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산길도 있습니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도록 산길의 들머리 날머리가 긴 구간은 아름답더라도 일단 제외시켰습니다. 평균 6시간에서 8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산과 숲, 바람과 구름, 흙과 나무, 햇살과 나뭇잎, 아득한 산줄기와 그리움, 그리고 사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백두대간학교에서는 산을 좋아하고 주말 산행을 열심히 하는 정도의 체력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는 길들을 걷습니다. 백두대간학교는 백두대간의 감동을 가장 가까이서 행복하게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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