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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연가(戀歌)… 부산 갈매기의 꿈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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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초여름의 연가(戀歌)… 부산 갈매기의 꿈과 희망"

[알림]국토학교 6월 답사 참가 안내

국토학교(교장 박태순, 소설가)가 제1부 24강을 마치고 제2부를 시작합니다. 매달 답사를 진행했던 제1부와 달리 제2부부터는 격월로 진행합니다. 제1부는 2009년 4월 제1강을 연 이후 2011년 4월 제24강으로 마쳤으며, 그간 연 참가인원 1천여 명, 답사거리 약 2만4천km를 기록했습니다.

제25강은 6월 11(토)~12(일)일 1박 2일로 부산 일대에서 열립니다. 주제는 <부산갈매기의 꿈과 희망>, 답사키워드는 <한국속의 부산, 세계속의 부산>입니다. 이번 답사를 준비하는 데는 특별히 부산의 열렬한 국토학교 참가자인 유완식, 심상조님의 도움이 컸으며 판화가 윤여걸 화백은 직접 작품으로 빛내주셨습니다.

▲ 부산갈매기의 꿈ⓒ윤여걸


박태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제25강의 답사지 배경 설명을 직접 들어봅니다.

'부산광역시를 알아야 국토의 안과 밖을 넓게 볼 수 있다' 하는 말을 먼저 꺼내고 싶다. 서울을 기준으로 하자면 부산은 국토 남동 끝머리에 놓여 있으나, 부산을 중심으로 삼으면 육지와 바다가 한 손아귀이고 국내의 구심력과 국제의 원심력이 한통속이다. 그러함에도 현실적으로는 '프런티어 부산'과 '마지날 부산' 사이의 고민이 나타나고 있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라는 판타지 소설에는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실상 '부산갈매기'로 하여금 높게 날 수 없도록 하는 탓이 있다.

부산광역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동북아시대의 해양수도>라는 로고가 떠 있다. 부산시가 국내도시에 안주할 수는 없고 국제도시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포부와 자부를 갖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함에도 이러한 <구호>는 부산이 '해양수도'의 몫과 구실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속으로 저장시켜 놓고 있는 것처럼 들리게 한다.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부산은 '임시수도'였던 적이 있다(제1차 임시수도 지정은 1950년 8월 18일부터 10월 27일까지, 제2차 임시수도는 1951년 1월 3일 지정부터 1953년 8월 15일 서울 환도까지). 부산은 8∙15 직후부터 해외동포의 귀향민 도시, 6∙25 직후부터 피난민도시의 애환을 간직해오는데 그 빛과 그림자는 오늘에 이르도록 이 도시 특유의 '엘레지'를 형성한다. <이별의 부산정거장>(1953) <돌아와요 부산항에>(1975) <부산갈매기>(1982)라는 일련의 유행가들은 헤어짐, 기다림, 그리움을 표상하는 애틋한 노랫말로 채워져 있다. 왜 부산은 '짝사랑'의 노래를 여태껏 부르고 있는 것일까.

1876년 2월 26일 강화도수호조약의 강압적인 문호개방으로 가장 먼저 '개항'되는 국제항 부산의 파란만장한 근대사는 대륙성 문화와 해양성 문화의 전초적인 충돌지역을 이루고 첨예한 문화충격의 흡수지역이 되도록 한다. 검은 바다 현해탄과 관부연락선(시모노세키-부산 정기여객선), 그리고 1905년의 경부선, 1906년의 경의선 개통과 만선철도의 대륙루트 연결은 타율적인 상황에서일망정 부산을 동북아시아의 거점도시로 획정되게 하지만 정작 부산시민은 객체적인 상황 속에서 애조(哀調)의 서정과 서사를 풀어놓게 된다. 부산의 슬픈 근대화는 식민상황의 과정에서만 아니라 8∙15 이후의 분단상황에서 다른 방식으로 구미 해양성 문화와 한국 대륙성 문화가 맞부딪는 변곡점을 보여준다. 피난민 도시이던 시절에 도저한 문인들이 이 도시의 부둣가를 헤매게 되는데 밀다원다방에는 김동리 황순원 조연현 김팔봉 등이, 그리고 금강다방에는 박인환 김경린 이봉래 김규동 등이 서로 다른 에콜을 이루어 고독, 허무, 실존에 관한 근대언어를 퍼뜨리며 나름대로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낙동강 파수꾼' 요산 김정한 문학과 '부산 지킴이' 향파 이주홍 문학이 일구어내던 '부산문화'의 뿌리는 깊기만 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해 보아야 한다.

가마솥 형세의 산에 둘러싸여 있어 부산(釜山)이라 하던 이 고을에 대해서는 산과 강(낙동강 삼각주),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삼포지향(三抱之鄕)이라 했다. 그런데 오늘에 이르러서는 산의 부산, 낙동강의 부산보다는 '바다의 부산'이 유독 두드러지게 되는 '사회경제지리학' 현상이 보인다. 고대에는 거룻배(당도리) 유형의 선박이 드나들어야 했기에 수심이 낮은 김해 해안에서 금관가야가 번성했으나, 근대항구는 거대선박들의 출입항이 되기 위해 수심이 깊어야 하는 입지조건으로 부산의 택리지가 중요하였다. 그렇지만 이 또한 탈근대 시대에 이르러서는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선 벨트(Sun Belt)'라 한다. 미국의 경우, 워싱턴 뉴욕 보스턴에서 시카고와 5대호에 이르는 동북부 중심 번성 시대에서, 이제는 플로리다에서 캘리포니아에 닿는 남서부 15개 주에 부와 권력이 몰리게 되는 중이라 한다. 따뜻한 기후와 풍부 자원의 남쪽 바다에 이어져 있는 '선 벨트' 지역으로 권력이동이 진행되는 것은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 전망해 본다.

2010년 12월 14일 개통된 거제도-가덕도 연결의 거가대교는 남해안 '선 벨트 시대'의 개막을 예고한다고 한다. 포항-울산-부산-창원-거제에서 삼천포-남해-광양만-여수-영암-목포-신안 섬들을 연결하는 '신해양시대'의 행진곡이다. 휴양지와 해양관광 등을 포함하여 동북아 물류거점 육성, 새로운 국토성장축 형성, 영호남 화합 생활권조성 및 육지보다는 해양을 기축으로 한 초(超)국경 네트워크를 전개시켜 나갈 것이라 한다. 부산을 알아야 국토를 넓게 볼 수 있으며 '글로벌 시대'를 먼저 호흡해볼 수 있게 되는 까닭이다.

국토학교는 개교 2년을 넘기면서 매월마다 답사를 다니는 초기 편력단계를 수료하여 격월 답사의 제2기 아카데미를 열고자 하는데 제25강의 처음 차례로 <부산 탐구>를 기획하는 것은 '해양수도 부산'이 21세기 지식정보문명 시대를 어찌 선도하게 될 것인지 살펴야 하는 것이 당면과제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산'의 부산, '강'의 부산은 어떠한 형편이 되어 있는가. 부산광역시의 산악군은 이 항구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좁혀 놓는 요소가 되기도 하여 해안선을 확장하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되었으나, '낙동강의 부산'이 도무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서는 참으로 반성적 성찰이 필요할 듯싶다.

'낙동강 7백리'라는 전통시대의 표현은 상주시 사벌면-낙동면의 본류로부터 어림잡은 것이었고, 태백산과 소백산 발원지로부터는 1천3백리가 된다. 하류에 이를수록 포구가 번성하는데 밀양에서부터 살펴보아도 뒷기미나루와 삼랑나루, 양산의 가야진나루 작원나루 물금나루, 부산의 구포나루 하단나루 등이 들썽거렸다.

1909년에 최남선은 경부선 열차 시승(試乘)의 부산 기행문으로 <교남홍조(嶠南鴻爪)>라는 글을 발표했는데 '교남'은 문경새재 이남 지역의 별칭이고, '홍조'는 손가락을 활짝 펼친 것처럼 넓은 낙동강 끝부분을 가리키는 표현이니 곧 부산만과 김해만 일대 삼각주 지역을 지칭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산업화 시대로 들어서면서부터 천연의 강나루들이 존속될 방식이 더 이상 없게 되어가는 형편이다. 더구나 오늘의 탈산업화 시대에 이르러서는 낙동강의 문화생태 보존과 복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양산시의 가야진 나루는 고대신라와 가야의 경계를 이루던 곳으로 지금에도 매년 5월 낙동강의 평안을 기원하는 '용신제'를 벌여오고 있는 유서 깊은 도선장이었다. 하건만 4대강사업 공사로 가야나루 일대 환경이 흐트러져 있어 국토학교 답사 대상으로서는 마땅치 않을 것이라고 현지 주민이 귀띔을 넣어주는데 실제로도 그러하다. 부산 탐구의 입구를 낙동강 나루터에서 찾아보려던 계획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이은상의 <낙동강>이라는 시는 가야-신라의 문명 발상지인 이 강을 이렇게 노래했던 바 있다.

"보아라 가야 신라 빛나는 역사/ 흐른 듯 잠겨 있는 기나긴 강물/ 잊지마라 예서 자란 사나이들아/ 이 강물 네 혈관에 피가 된 줄을// 오 낙동강 낙동강/ 끊임없이 흐르는 전통의 낙동강."

1박2일의 부산 탐구…, 고속 영상테이프 기록의 순례가 될 밖에 없지만 이의 '정지화면'을 먼저 어찌 제출해 볼 수 있을까. 판화가 윤여걸 화백에게 청탁하여 만평(漫評)의 만화로써 '부산가이드'를 알리고자 한다.


▲ 부산 답사지를 갈매기 눈으로 본다.ⓒ윤여걸


제25강 답사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6월 11일(토)

06:30 출발 (장거리 여로이니 평소보다 일찍 출발합니다. 6시 20분까지 서울 강남 압구정지하철 역 6번 출구의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유진여행사 <국토학교> 버스 탑승바랍니다.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12:00-13:10 금정산성 점심식사와 답사 (<보리밥집>에서 보리밥과 동래파전, 산성막걸리. 식사 후 금정산성 산책)

동래구는 현재 부산의 16개 구청-군청 소재지의 하나에 불과하게 되었지만 1910년 10월 1일 동래부(府)를 부산부로 개칭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정3품 당상관이 동래부사로 부임하던 거대 읍성이었고 부산포는 되레 변두리에 놓인 포구였었다. 부산 탐방의 첫 기착지로 동래읍성 위쪽의 산성 유적지부터 찾는다.

금정산(801m)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동래산성은 17km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였는데 지금은 4km의 성벽이 남아 있다. 삼국시대에 이미 축조된 것으로 임진왜란 당시의 격전지로 널리 알려진 동래산성의 본디 이름 대신에 '금정산성'이라 부르게 되는 것은 '신태평양 시대'의 평화를 위해서일까. 조선 중후기에는 이 산성의 중요성을 더욱 확인하게 되어 중축되는데 근대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의도적인 훼손이 있었다.

1970년대에 동래읍성 터의 도성과 평지성의 일부 복원사업이 이루어지게 되고 동래산성의 남문 쪽에 금강공원이 조성된다. 이곳에 건립된 부산민속예술관에서는 동래야류만 아니라 동래학춤, 동래지신밟기 등의 민속예술 공연을 벌이고 있다. '금정산성 로프웨이(케이블카)'가 개설되어 있으며 산성 트레킹 코스가 마련되어 있는데 부산항 전체 조망이 일품이다. '산성막걸리'와 함께 향토음식으로 보리밥과 동래파전이 관광객의 인기를 얻고 있다.

13:30-14:10 부산 복천 가야고분군 (동래구 복산동)

부산 동래 지역은 삼한시대에는 변한12국 중의 하나인 <독로국>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며 그후 가야의 영토가 되었다는 사실을 복천 가야고분군은 알려준다. 1백여 기의 고분이 밀집돼 있음을 확인하여 지난 1970년대로부터 발굴조사가 이루어져 오는데 그 분포는 지배자들의 집단 묘역으로 조성되었던 것이었다.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함께 가야 역사를 새롭게 탐구하게 하는데 여러 형태의 토기들과 함께 특히 갑옷과 투구 외에도 철제 무기들이 대량 발굴되었다. 북방 대륙으로부터 남하한 철기문명이 금관가야에서 번성을 이루어 일본 지역으로 전파되어 나간 사실을 짐작케 하고 <임나일본부설>의 허구성을 일깨우게 한다.

부산 복천박물관 바로가기 : http://bcmuseum.busan.go.kr/main/

14:40-15:40 광안리 해수욕장∼광안대교 드라이브

부산항의 연안여객터미널, 국제여객터미널과 영도구 동삼동의 국제크루즈터미널 등의 항만을 찾지 못한다. 용두산공원∼광복동 번화가∼남포동 국제시장∼자갈치시장 일대의 시티투어도 교통 혼잡의 핑계와 시간 절약 이유로 포기한다.

아울러 부산시에 반환된 미국 군사기지이던 <하야리아부대(Hialeah Camp)>의 잃어버린 시간 풍경이라든가, 피난민 판자촌을 이루던 수정동 좌천동 범일동 범창동 일대의 산동네 모습과 달동네 안창동의 벽화그림 마을, 부산 임시수도 시절의 대통령 관저 건물을 포함하여 새롭게 조영한 부민동의 <임시수도기념관>, 조선시대에는 왜관(倭館)이 있었고 개항 이후에는 차이나타운 조성지와 함께 일본인의 거류지가 되었던 초량동의 일본식 가옥(등록문화재 349호)…, 이러한 '부산문화역사 탐방 코스'에 대해 직접 찾지는 못하고 다만 간략히 소개해두기만 하는 것도 아쉽기만 하다.

환언하면 부산 문화역사 기행은 별도의 특별기획으로 추진해야만 하는 '고달픈 답사'가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좁은 폭으로 해안을 따라 기다랗게 펼쳐지는 이 항구도시의 스카이라인은 어지럽고 복잡한 쪽이라 살피게 되는데 공공디자인의 꾸준한 개선이 요청된다.

그렇더라도 광안리 해수욕장은 도시 한복판에 조성된 '해상공원'의 혜택을 부산시민들이 누리게 하고 있으니 부러워할 만하다. 2003년에 개통된 광안대교(전장 7,420m)는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그 건축미학에 대한 찬반의 여론은 있으나 수영만을 가로지르는 '바다여행'의 묘미는 신선한 쪽이다.

부산시는 '광안대로'라고 내세우기도 하는데 고속차도만 아니라 워킹과 사이클링을 누릴 수 있는 보행도로와 저속도로를 확보해놓고 있음을 알리고 싶어 한다. 평면체 부산에서 입방체 부산으로 변모되는 도시지리학의 전체 기하학 도형이 편의성만 아니라 균형과 조화를 갖추어야 한다는 사실을 광안대로(대교)가 보여준다.

광안대교 바로가기 : http://gwanganbridge.bisco.or.kr/

16:00-18:00 동백섬∼누리마루∼미포∼해운대해수욕장 도보 일주

동백섬은 부산 시민보다 바깥에서 몰려온 내외국인이 더 선호하는 듯싶을 지경으로 부산관광의 추억의 명소가 된다. 조선비치호텔에서 출발하여 미포에 이르는 동백섬 일주 코스는 930m의 길이인데, 노무현 정권시절에 APEC총회가 열렸던 누리마루와 그 맞은편의 등대와, 아래쪽의 '해운대' 각인 바위, 그리고 속칭 '해운대 마천루'라 하는 원경의 경관을 한국 개발성장 확인의 전망대로 삼으려는 이들이 없지 아니하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비수기에 찾는 것이 온당할 듯싶다. 1966년에 소설가 이호철은 <서울은 만원이다>라는 신문연재소설로 '불도저개발 세태'를 비판했지만, 60년대의 해운대를 기억하는 이에게는 오늘의 <만원사례 해운대>에서 부산 콤플렉스(복합구성)만 아니라 국제관광시대의 허영을 읽게 된다. 해운대의 주민구성과 방문자들의 소비형태, 지역 소득분포에 관한 리포트가 있으면 이를 국토학교 카페(http://cafe.naver.com/dadsaschool)에 소개해주기를….

해운대 문화관광 바로가기 : http://tour.haeundae.go.kr/main/#map

18:20-19:50 저녁식사 (해운대시장 자유식)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라는 문구는 부산 재래시장 상인들의 표어처럼 되어 있는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하는 고대 로마인의 명언에 비해 외려 정겨운 맛이 있다. 1910년대 초반 무렵부터 주상복합 형태의 저자거리가 형성되어 오늘에 이르는 해운대시장은 바깥에서 찾아온 젊은이의 활기로 넘쳐나는데 먹자골목의 메뉴가 다양하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꼼장어 요리를 이 시장의 별미로 치부하기도 했다지만 이즈음에는 해미(海味)만 아니라 산진(山珍)의 식품도 풍성한 쪽이라 하고….

20:00 숙박 (해운대구 중동 <나비호텔> 다인실)

6월 12일(일)

06:00-07:00 새벽 산보, 달맞이고개∼해월정(海月亭)

해운대 위쪽의 달맞이고개 언덕에서 해맞이 일출을 조망한다. 해운(海雲), 해무(海霧)가 너무 진하거나 연하지 않게 되기를….

삼포(三浦)라고 한다. 미포 청사포 구덕포의 해안길이 명품도로라 하는데 포구들 또한 안온하다. 삼포 외곽의 송정리해수욕장은 해운대에 비해 호젓한 편이며 그보다 더 동쪽의 일광해수욕장은 차가운 동해물과 덜 차가운 남해물이 만나고 있어서 낚시꾼들이 찾는 곳이고 주변의 갯마을 풍광과 세시풍속도 살아 있는 편이다. 블루투어의 도보여행만 아니라 동해남부선 간이역의 순례도 색다른 풍경 사냥이 되고….

07:20-08:00 아침식사 (해운대구 중동 <금수복국집>에서 해장복국)

09:00-10:00 다대포 아미산 전망대

두 팔의 강줄기 손가락들을 활짝 펴서 바다로 행군하는 낙동강 및 서낙동강 삼각주의 다대포 포구는 교통 불편의 낙후된 어촌 신세를 과감하게 벗어내어 부산-진해-거제 연계 복합항만의 중요 거점이 되어 있다. 부산만-진해만 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지형이어서 수군의 군사요충지가 되고 뱃사람들의 기항지에다가 철새들의 낙원이 되기도 했다.

다대포 몰운대는 태종대, 해운대와 함께 부산의 '3대'로 꼽히는 누대가 되는데 안개와 구름에 휩싸이는 곳임을 알게 하는 '몰운대'라는 지명…, 1763년에 제11차 조선통신사를 이끌어 이곳을 지나 일본으로 건너갔던 조엄(趙曮, 1719~1777)은 "아리따운 여자가 꽃 속에서 치장을 한 것 같다"고 기록했다(당시에는 '부산항만' 조성이 아예 없었으므로 다대포 뱃길이 일본 사행길의 통과지역이 되고 있었다).

옛 시인묵객들이 즐겼던 풍류의 아취는 오늘의 지리환경에서 누릴 수 없게 되지만 유치환의 <깃발>이라는 시에 등장되는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라는 표현 중에서 '노스탤지어'라는 근대 정서는 이 바닷가에 살아 있다.

예로부터 있어왔던 몰운대에 <전망대>를 조영해놓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2010년부터 <아미산 낙조전망대>가 새롭게 조성되었다. 몰운대유원지 서쪽 해안절벽을 따라 316m의 데크 진입로를 만들어 전망대를 올려 세웠는데 앞으로 더욱 확충할 계획이라 한다.

10:40-11:10 을숙도 철새도래지 (사하구 하단동)

요산 김정한은 8∙15와 6∙25의 혼란기에 줄곧 절필을 지켜오다가 1966년에 을숙도의 토박이 농민을 소재로 하는 <모래톱 이야기>와 밀양강 합수머리 강마을의 애환을 묘사한 <뒷기미 나루(1969> 등의 낙동강 배경소설을 연이어 발표했다. 부산문화계 인사들은 <요산 낙동강문학기행>을 기획해 보기도 하지만 물길 따라 뱃길 따라 강물을 거슬러 오르지는 못하고 동강동강 끊어지는 '스케치 답사'에 그칠 따름이다.

<낙동강보존회>는 1978년에 창설된 오래된 연륜의 환경생태단체인데 1982년에 을숙도를 답사하는 기회에 이 단체의 활동을 취재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낙동강 하굿둑 건설과 관련하여 을숙도 철새도래지 보존 보호 운동을 뜨겁게 전개하고 있었거니와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오늘의 을숙도는 수렁길도 소류지도 없고 무성하던 갈대밭도 미용(美容)에다가 이용(理容)을 해놓고 있다. 그렇지만 일방적인 개발 연대기 상황과는 다르게 생태환경사업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기는 하다.

<을숙도 생태체험 코스>가 마련되고 <낙동강 하구 생태 학습시스템>을 갖춰놓고 있기도 하다. 을숙도 소재의 '낙동강하구 에코센터'는 철새들의 실상과 습지생태를 조사연구하고 생태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한편 생태탐방 코스를 조성하여 방문자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 바로가기 : http://wetland.busan.go.kr/05info/01_01.jsp
낙동강 하구 생태 학습시스템 바로가기 : http://nakdonggang.busan.go.kr/

11:30-12:10 점심식사 (강서구 녹산동 <황토방 가는 길>의 버섯산적전골)

12:30-13:00 부산신항 둘러보기

기존의 재래부두는 이미 운신의 폭이 좁게 되어 2010년 3월에 진해와 경계를 이루는 곳에 부산신항(PNIT : Pusan New Port International)이 개장된다. 다양한 규모의 하역서비스를 제공하며 동북아 물류중심지를 표방한다.

인근의 김해국제공항과 녹산공단, 그리고 거가대교와 연계되어 부산-창원(진해-마산-창원)-거제는 거대 항만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거가대교 앞 쪽의 가덕도와 눌차도 일대의 눌차만 공유수면을 매립시켜 이를 '부산 신공항(가덕도 신공항)' 건설 후보지로 예정했다가 보류시켰던 바도 있었는데, 부산 교통지리학과 환경지리학의 현실과 희망이 어찌 되는지 조망한다.

13:00-13:50 거가대교 침매교-사장교 드라이브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와 부산 강서구 가덕도를 잇는 8.2km의 해저-해상 연결의 <대교>는문명과 자연의 합창교향곡이다. 거제-가덕도의 첫 글자를 따서 '거가대교'라는 명칭이 생겨났지만 거대하게 가설된 이 교량은 2010년 12월 14일의 개장 무렵부터 전국 각처에서 몰려든 관광인파로 호되게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가덕도~대죽도 구간(3.7km)의 해저침매터널, 대죽도~중죽도~저도~거제 유호리 구간(4.5km)의 2개 사장교(1.6km)와 4개의 접속교(1.9km) 및 육상터널(1km)의 복합구성이다. 국토 동남지역의 육-해-공이 조화와 율동의 합창교향을 보다 세련되게 연주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14:00-14:20 거가대교 유호리 전망대

거제 장목면 유호리의 58번 국도에 놓인 전망대는 거가대교 건축교향악단의 지휘대에 해당되는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신해양시대의 새로운 전망대에서 누구나 명지휘자가 되어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14:20 서울 향발

국토학교 6월 참가비는 19만원입니다(교통비와 숙박비, 4회 식사, 입장료, 여행보험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사이트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 으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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