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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야외박물관…<경주남산>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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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아름다운 야외박물관…<경주남산> 걸어요"

[알림]두발로학교, 5월의 싱그러운 걷기 안내

두발로학교(교장 전형일) 제3강은 <경주남산 걷기>입니다. 5월 14(토)~15(일)일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야외박물관>을 1박2일로 걷습니다. 경주남산은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우리의 귀중한 <보물>입니다. 남산에는 왕릉 13기, 산성지(山城址) 4개소, 사지(寺址) 147개소, 불상 118체, 탑 96기, 석등 22기, 연화대 19점 등 무려 672점의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습니다.

<삼국유사>는 신라의 불교 공인 후, 서라벌 시가지 모습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절들은 밤하늘의 별처럼 총총하고(寺寺星張)
탑들은 기러기처럼 줄지어 늘어섰다(塔塔雁行)"


이러한 표현은 현재의 경주남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서라벌의 황금시절, 시가지가 남산의 동서 양쪽으로 뻗어나가면서 곳곳에 절과 탑들을 세워 남산을 에워쌌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 절과 탑들이 남산을 에워싸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남산 속으로 파고들어가, 남산 자체가 온통 절과 탑들로 장엄(莊嚴)되기에 이르렀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절과 탑의 행렬은, 밤하늘의 별처럼 총총히 퍼지면서 남산의 북단 동서 양쪽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려 갔던 것입니다. 이렇게 수많은 절터에 남아 있는 유적들은 옛날 남산의 풍성했던 시절을 대변해 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벼랑 위 하늘나라에서 구름을 타고 도솔천 하늘을 유유히 노니는 신선암 마애보살좌상 Ⓒ신라문화원

경주남산의 유적들은 주로 석탑과 석불들인데, 그것들이 자연과 일체를 이루고 있다는 데에 큰 매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는, 온전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들이 드문드문 있기도 하지만, 많은 유적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부서지고 무너지고 하여 원래의 모습을 잃고 있는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온전히 남아 있는 것들은 그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를 매혹시키는가 하면, 온전치 못한 것들 - 폐탑과 폐불들은 그 처연함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도 합니다.

남산 기슭의 밭둑에 박힌 폐탑재나 남산 바위 위에 조각되어 마모되어 가는 불상들은 고요히 천년 세월을 증언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남산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탑과 불상, 주로 폐탑과 파불 등은 대부분 깊은 골짜기 같은 데에 고요히 숨어 있지만, 서남산 용장골의 용장사 터 같은 경우에는 삼층석탑과 마애불이 서쪽으로 트인 시원한 전망을 거느리고 온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남산 곳곳에 남아 있는 불상들의 형상 속에서 우리는 신라 이후 이 땅의 갑남을녀(甲男乙女), 다시 말해 민초들의 초상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남산 곳곳의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들, 특히 그 얼굴 모습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들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불상의 토착화>라고 부를 수도 있는 이러한 현상은 특히 경주남산에서 풍부한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남산 곳곳에 조성되어 있는 불상들은 거개가 노천에서 천년의 세월을 거친 것들인데, 이들 불상들을 유심히 살피다보면 햇빛이 그 참모습을 보여 주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거기 바위 속에 없는 듯이 있던 부처가 어느 순간 한 줄기 햇빛을 받음으로써 느닷없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술이 행해지고 있는 곳이 바로 경주의, 남산이라는 곳입니다.

서라벌의 남쪽에 솟았다 하여 <남산>이라 불리는 경주남산은 높이가 500m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코 높지 않은 산이지만 역사적, 문화·예술적, 종교·철학적 측면에서는 매우 크고 위대한 산입니다.

따라서 경주남산은 단순히 걷는 산이 아닙니다. 산모롱이를 돌면 불상을 만나고, 언덕을 타고 넘으면 석탑이 기다리고 있는, 그리하여 1천여 년 전 신라인(新羅人)이 되어보는, 마음 설레면서도 신비한 체험길입니다.

이번 경주남산 답사는 김구석(경주남산연구소 소장) 임희숙(경주남산 전문가) 두 선생님이 안내와 해설을 해주십니다. 두 분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경주남산 부처골 감실불상. 남산 곳곳의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의 모습 속에서 우리 자신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 Ⓒ김대식

제3강의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5월14일 토요일>

06:30 서울 출발
(6시 20분까지 서울 강남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유진여행사 <국토학교> 버스에 탑승바랍니다.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11:00 경주 도착, 점심식사(<보성할매비빔밥>에서 야채비빔밥)
11:40-17:40 제1일 경주남산 걷기 <부처골에서 칠불암까지>(일부 구간은 버스로 이동합니다)

부처골 감실불상→탑골 부처바위→보리사→미륵골 마애여래좌상→헌강왕릉→정강왕릉→서출지→남산리 절터 쌍탑→남리 절터(염불사지)→칠불암 마애불상군→신선암 마애보살좌상

▲경주남산 제1일 답사 코스 <부처골에서 칠불암까지> Ⓒ경주남산연구소

이 길은 남산의 깊은 솔숲 향기를 맡으면서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의 전성기까지 신라 불교미술을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7세기 초에 조성된 신라 최초의 마애불상인 부처골 감실여래좌상, 높이 10여m 둘레 40여m의 거대한 바위에 만다라적인 기법으로 부처님의 세계를 환상적으로 조각한 탑골 부처바위 마애조상군, 8세기 말 신라불상의 걸작이며 남산에서 현존하는 가장 완전한 미륵골 석조여래좌상, 산 중턱에서 생글생글 웃으면서 서라벌 벌판 백성들을 굽어살피고 계시는 마애여래좌상을 만납니다.

헌강왕릉, 정강왕릉과 통일신라의 아름다운 탑 중의 하나인 남산리 절터 동서 쌍탑, 염불사지에 무너진 채로 남아 있는 폐탑들, 통일신라 전성기의 신라마애불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칠불암 마애불상군, 수십 길 벼랑 위 하늘나라에서 구름을 타고 도솔천 하늘을 유유히 노니시는 신선암 마애보살좌상 등 통일신라 전성기의 걸작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18:00 저녁식사(<황금알생오리숯불구이>에서 생오리숯불구이>
19:30 안압지 야경 산책
20:30 취침(<펜션남산> 다인실)

<5월15일 일요일>

07:00-07:40 아침식사(<정화송이순두부>에서 순두부백반)
08:00-15:00 제2일 경주남산 걷기 <삼릉에서 용장까지> (점심식사는 남산에서 김밥도시락입니다)

배리삼존불→삼릉→냉골 석조여래좌상→마애관음보살입상→선각육존불→마애여래좌상→
석조여래좌상→선각마애여래상→상선암 선각보살상→상선암 마애대좌불→금송정터와 바둑바위→상사바위와 소석불→금오산 정상→대연화대→탑기단석→용장사지 삼층석탑→마애여래좌상→삼륜대좌불→용장사터→탑재와 석등대석→용장계 절골 석조약사여래좌상→용장마을

▲경주남산 제2일 답사 코스 <삼릉에서 용장까지> Ⓒ경주남산연구소

이 길은 신라시대의 석불을 시대적으로 모두 만날 수 있는 신라석불의 보고입니다. 먼저 삼국시대의 대표적 걸작인 배리삼존불, 통일신라의 문화적 성숙기에 조성된 풍만하면서도 늠름한 기상이 보이는 냉골 석조여래좌상, 하늘에서 하강하는 모습의 마애관음입상, 힘있는 붓으로 한 번에 그린 듯한 선각육존불, 남산에서 유일한 고려 초기의 마애여래좌상, 통일 직후의 아름다우면서도 힘차게 타오르는 불꽃이 아름다운 석조여래좌상, 산길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에게 살며시 그림자를 보여주는 듯한 선각마애여래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거대한 바위산을 하층기단으로 삼고 우뚝 선 용장사 삼층석탑 Ⓒ신라문화원

또 남산에서 두 번째로 크며 바위 속에서 현신하는 순간을 새긴 마애여래대좌불, 통일신라의 전형적인 석탑이면서도 거대한 바위산을 하층기단으로 삼고 우뚝 선 용장사 삼층석탑, 남산에서 가장 씩씩하고 아름다운 청년기의 마애여래좌상, 대현스님께서 기도하면서 돌면 불상 또한 고개를 돌렸다는 삼륜대좌불, 김시습이 머물면서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한 용장사지, 신라 하대 방형대좌의 약사여래좌상 등 실로 삼국시대부터 고려 초기까지 신라불상을 두루 만날 수 있는 길입니다.
<자료 출처 : 경주남산연구소 www.kjnamsan.org >

15:00 서울로 출발

두발로학교 제3강 참가비는 19만원입니다(교통비와 숙박비, 4회 식사, 입장료, 여행보험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사이트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 으로 해주세요.

"걷기의 리듬은 사유의 리듬을 낳는다."
두발로학교는 지난 3월 개교했으며, 전형일 교장선생님은 언론인 출신으로 오랜 동안 일간지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현재 외국기업체에 재직중이며, 원광대학교 동양철학박사 과정중입니다. 그는 틈틈이 여기저기 <걷기의 즐거움>에 몰입하며 <걷기의 철학>에도 빠집니다.

교장선생님은 <두발로학교를 열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걷기>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걷기 코스의 명소들이 생겨나고 <걷기 동호회>도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들이 고유의 <길>을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간이 한동안 잊었던 <걷기의 가치>를 되살리고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즐거움과 건강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직립보행(直立步行) 이후 걷기를 멈춘 적은 없습니다. 최소한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도 걸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걷기가 새삼스럽게 각광을 받는 이유가 뭘까요.

성경 <요한복음>에서 예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길을 본받는데, 길은 스스로 그러함(자연)을 본받는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길>에서 이처럼 종교적 진리나 철학적 깨달음 같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길을 걸으면서 내면의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루소는 <고백록>에서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고 말했습니다. 걷기의 리듬은 사유의 리듬을 낳는다고 합니다. 경치를 구경하며 생각할 수 있고, 미지(未知)의 것을 기지(旣知)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레베카 솔닛의 저서 <걷기의 역사>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의사가 둘 있다.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 말이다. 몸과 마음이 고장날 때 나는 이 의사들을 찾아가기만 하면 되고, 그러면 다시 건강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경제적이고 신체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택한 것이 <걷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속도와 능률이 지배하는 세상에, 목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걷기를 통해 느림의 미학으로서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사람마다 걷기를 통해 찾고자 하는 의미와 기쁨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두 함께 찾으려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 <새로운 경관> <자연을 즐기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의 세 가지가 아닐까요.

<두발로학교>는 <아름다운 길 걷기> 전문학교입니다. <두발로학교>에서 세 마리 '토끼몰이'를 해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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