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길 12곳을 골라 함께 걷는 백두대간학교(교장 최창남)가 새해맞이 1월 산행을 준비합니다. 지난 11월 개교와 함께 하늘을 닮은 민족의 영산 <태백산 천제단>을 올랐고, 12월에는 상고대라고 불리는 눈꽃 가득했던 <지리산 만복대> 구간을 걸었습니다. 2011월 1월 새해 첫 산행지는 <소백산 비로봉> 구간입니다. 부처님의 진신(眞身)이요 진산(眞山)이라고 할 수 있는 소백산 비로봉으로 들어갑니다. 백두대간학교의 <백두대간12걸작선(傑作選)>은 매달 1회씩 12회, 1년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최창남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 전문가이며 작가,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2008년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인문학적 산행기를 <프레시안>에 연재했습니다. <백두대간 하늘길에 서다> 등 다수의 책을 출간하였으며 <노동의 새벽>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등 민중가요들을 작곡하였습니다.
▲소백산에서...당신, 눈꽃으로 피어난다.ⓒ백두대간학교 |
교장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름다운 하늘길, 백두대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백두대간은 우리 땅의 시작입니다. 모든 생명의 요람이고 터전입니다. 백두대간이 솟구쳐 열리며 수많은 산줄기들도 함께 드러냈습니다. 1정간 13정맥뿐 아니라 많은 기맥과 지맥들이 따라 열렸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산은 하늘의 지혜와 생명을 받는 통로였습니다. 그래서 이 민족을 연 단군도 하늘에서 산으로 내려온 것이고, 옛 사람들은 자식을 점지 받기 위해 산으로 들어가 기도하였던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하늘길, 백두대간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때로 잊고 때로 잃어버리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 그 길로 들어가기 위해 백두대간학교를 엽니다."
백두대간학교는 어떤 학교일까요.
"지금 백두대간 산행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종주 중심의 산행입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목적지에 닿기 위해 빠르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산행은 산을 제대로 느끼고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무를 만지고 풀잎의 소리를 듣기 어렵습니다. 때로 적막할 정도로 고요하고 때로 출렁이며 일렁이는 숲의 소리를 느끼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런 이유로 백두대간학교의 산행은 종주 산행을 지양합니다. 나무늘보처럼 백두대간 하늘길을 천천히 걸으며 산을 느끼고 만나는 산행을 하려고 합니다. 마을을 만나면 잠시 뒷골목도 걸어보고, 사람을 만나면 마음도 나눠보는 산행을 하려고 합니다.
이런 산행을 위해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길 12곳'을 선정하였습니다. 이름하여 <백두대간 12걸작선(傑作選)>입니다. 이 길은 계절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산길입니다. 겨울의 화사함을 드러내는 산길도 있고, 여름의 풍성함을 뽐내는 산길도 있습니다. 생명력 가득한 봄의 설렘을 느끼게 하는 산길도 있고, 마음을 깊게 하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산길도 있습니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도록 산길의 들머리 날머리가 긴 구간은 아름답더라도 일단 제외시켰습니다. 평균 6시간에서 8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산과 숲, 바람과 구름, 흙과 나무, 햇살과 나뭇잎, 아득한 산줄기와 그리움, 그리고 사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백두대간학교에서는 산을 좋아하고 주말 산행을 열심히 하는 정도의 체력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는 길들을 걷습니다. 백두대간학교는 백두대간의 감동을 가장 가까이서 행복하게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백두대간 12걸작선(傑作選)>③은 2011년 1월 22일 토요일 죽령에서 소백산 비로봉으로 들어갑니다.
소백산 줄기는 죽령의 저 남쪽 저수령에서 시작됩니다. 저수령으로부터 소백산 비로봉을 잇고 있는 봉우리들은 마치 하나의 산인 듯 서로 부르며 다가서 있습니다. 봉우리들은 소백산의 최고봉인 비로봉(毘盧峰, 1439.5m)을 향해 있습니다.
▲ <산행지도> |
비로(毘盧)는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의 줄임말로 '몸의 빛, 지혜의 빛이 법계에 두루 비치어 가득하다'는 뜻입니다. 즉 '부처의 진신(眞身)'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니 저수령에서 소백산으로 가는 산줄기의 봉우리들은 모두 부처님을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저수령에서 고개를 숙이고 산길로 들어서면 불 밝혀 길을 인도하는 촛대봉(1081m)을 만나게 되고, 하룻길 애써 땀 흘리면 묘적봉(妙積峰, 1148m)과 도솔봉(兜率峰, 1314m)에 이르게 됩니다. '묘적'은 참선하여 삼매경의 오묘한 경지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도솔'은 장차 부처가 될 보살이 사는 곳을 의미하는 것이니 산길은 그저 산을 지나는 길이 아니라 수행길이기도 합니다.
불 밝혀 진리의 길로 인도하는 촛대봉을 지나 참선을 통해 삼매경에 든 후 도솔천에 들어가는 길인 것입니다. 그렇게 도솔봉을 지나 내려서면 죽령입니다. 옛날 어느 도승이 길을 가다 대지팡이를 땅에 꽂았는데 죽은 지팡이가 살아났다하여 죽령이라는 심상치 않은 이름을 얻게 된 고개입니다.
산행은 죽령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연화봉(蓮花峰, 1394m)은 사바세계에 내려오신 부처님을 상징합니다. '세속에 드러난 진리'를 상징하는 연꽃이 봉우리를 틔운 것이 바로 연화봉입니다. 그 연화봉에서 진리의 삶을 이루게 되면 바로 부처님을 만나게 됩니다. 부처님의 진신인 비로봉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소백산 비로봉을 향해 가는 산행은 그것 자체가 수행이요 깨달음이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첩첩히 늘어선 산줄기들도 걷는 자들도 모두 하나의 산이고 하나의 산행이며 하나의 마음인 것입니다.
철쭉으로도 유명한 소백산(1440m)은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 상월봉으로 능선을 따라 백두대간 태백산으로 이어집니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비경을 품고 있습니다. 소백산은 겨울경치가 백미입니다. 겨울이면 항상 머리에 서리꽃을 이고 있어 소백산이라 불립니다.
특히 소백산 주목 군락지와 어우러진 눈꽃은 절로 마음 내려놓고 발걸음 멈추게 합니다. 또한 소백산은 '작은 백두산'이라는 의미도 품고 있습니다. 부드럽지만 백두산의 기상을 품고 있는 산이 바로 소백산인 것입니다.
소백산 천문대로 들어가는 차량을 위해 놓인 콘크리트길을 따라 숲 사이를 걷다보면 어느새 연화봉을 만납니다. 연화봉부터 비로봉에 이르는 길은 아고산지대가 펼쳐놓은 초지들이 하늘에 닿은 듯 펼쳐져 있습니다.
어머니의 품을 닮은 완만한 능선을 따라 놓인 나무 계단과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아스라이 빛나는 첩첩한 산줄기들이 품으로 들어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장엄하나 담백한 순백의 아름다움이 거기 있습니다.
그 아름다움에 젖어 걷다보면 수령 200~500년의 주목 1천여 그루가 의연히 서있는 군락지를 만나게 됩니다. 주목군락지를 지나 좀더 걸으면 어느새 부처님의 진신을 상징하는 비로봉의 품입니다.
※소백산 연화봉에는 빨간색 우체통이 하나 있습니다. 엽서나 편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거나 2011년을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편지를 한 통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날 코스는 죽령~제2연화봉(전망대)~연화봉(천문대)~제1연화봉~주목군락지~소백산(비로봉)~비로사~삼가리탐방지원센터입니다.
- 도상거리 : 약 15km
- 소요시간 : 약 8시간(충분한 휴식 포함)
<구간 소개>
[죽령(竹嶺)]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과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경계의 소백산맥에 있는 고개. 높이 689m. 도솔봉(兜率峰, 1,314m) 연화봉(蓮花峰, 1,394m) 국망봉(國望峰, 1,421m) 등 높이 1400m 내외의 높은 봉우리들이 이어져 있는 험한 지세 때문에 조선시대부터 조령과 더불어 영풍-단양 간의 주요교통로였다. 옛날 어느 도승이 짚고 가던 대지팡이를 꽂은 것이 살아났다 하여 죽령이라 했다 한다. 현재는 국내에서 가장 긴 죽령터널(4.6km)이 개통돼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를 연결한다.
[연화봉(1394m)] 철쭉 군락이 뒤덮여 있어 매년 '소백산 철쭉제'가 열린다. 철쭉여왕 선발과 산신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연분홍 철쭉과 울긋불긋한 등산객들로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곤 한다. 이곳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의 국립천문대와 공군통신대가 자리해 우리나라 천문공학 요람이라 불린다. 소백산의 여러 줄기에서 오르는 등산로의 합류 지점이기도 하다.
[주목군락지] 우리나라의 대표적 주목군락지 중에 하나이다. 보존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비로봉의 정상부 서쪽에는 100여 그루의 오래된 주목이 모여 자란다. 줄기가 꼬이고 곁가지가 아래 위 굴곡을 만들어 신기한 모습이다. 대부분 나무 높이는 7m 정도다. 둘레는 일정치 않으나 2m 정도에서 밑으로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있다. 이는 강한 바람과 눈이 원인인 듯하다. 주목은 나무 모습이 아름다워 정원수로 많이 쓰인다. 우리나라, 일본, 만주, 우수리, 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소백산·태백산·오대산·설악산 등 높은 산악지대나 추운 지방에서 주로 자란다. 주변에 벚나무, 개암나무, 신갈나무 등이 자란다. 능선 근처에 우리나라 특산종인 모데미풀의 군락도 있다.
[소백산(비로봉 1439.5m)] 우리나라의 산 중에는 비로봉이란 이름이 많다. 공통점은 산 정상 봉우리의 이름이다. 묘향산 비로봉(1909m), 금강산 비로봉(1638m), 오대산 비로봉(1563m), 치악산 비로봉(1288m), 속리산 비로봉(1057m) 등. 비로(毘盧)란 불교 용어로 범어의 '바이로차나(Vairocana)'의 음역이며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의 준말이다. 원래 뜻은 몸의 빛, 지혜의 빛이 법계(法界)에 두루 비치어 가득하다는 것이다. '부처의 진신'을 일컫는다. 비로자나불은 종파마다 각각 달리 불리는데, 화엄종에서는 석가모니불, 진언종에서는 대일여래, 천태종과 법상종에서는 법신불 등으로 부르는 부처다. 절에서 대웅전이란 석가모니를 모신 전각이니 그 큰 영웅[大雄]이 바로 불교에서 으뜸이신 부처, 석가모니를 뜻한다.
※정상석 뒷면의 서거정 비문
태백산에 이어진 소백산/백 리에 구불구불 구름 사이에 솟았네/뚜렷이 동남의 경계를 그어/하늘 땅이 만든 형국 억척일세.
[비로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의 말사이다. 통일신라시대 진정이 창건한 화엄종 사찰. 신라 말 소백산사라 불렸다. 가난해 장가도 못 든 채 홀어머니를 봉양하던 진정은 의상이 태백산에서 많은 사람들을 교화한다는 소문을 듣고 출가해 의상 문하에서 공부했다. 3년 뒤 어머니 사망 소식에 7일 동안 선정(禪定)에 들었다 그 소식을 의상에게 전했다. 진정의 지극한 효성에 감동한 의상은 그의 어머니를 위하여 소백산 추동에 초가를 짓고 제자 3천명을 모아 90일 동안 <화엄경>을 강의했다.
강의가 끝나자 진정의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 "나는 벌써 하늘에서 환생하였다"고 말하였다. 이때 소백산 추동이 비로사로 추정된다. <비로사사적기>에는 의상이 서기 683년(신문왕 3년)에 이 절을 개창하고 비로사라 칭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 신라 말 한 승려가 중창하고 진공을 청해 이곳에서 살게 했다. 그때 고려 태조가 방문하여 법문을 듣고 그를 매우 존중했다. 그가 이 절에서 입적하자 태조는 진공대사라는 시호와 보법이라는 탑호를 내렸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석불상 2구만 남고 모두 불타버린 뒤 1609년(광해군 1년) 경희가 중건했다. 이어 1684년(숙종 10년) 월하가 법당과 산신각 등을 중창하는 등 수차례의 중창과 화재, 중수를 거쳐 현재 남은 건물은 새로 지은 법당과 요사채뿐이지만, 진공대사보법탑비(경북유형문화재 4)와 석조당간지주(경북유형문화재 7),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996) 등 중요한 유물들이 남아 있다.
<산행 계획>
산행일인 1월 22일(토), 여유 있는 산행을 위해 출발시각을 일찍 잡습니다. 모든 산행은 전문 산악가이드 두 분이 '안전제일'로 진행합니다. 산악가이드 김남균 선생님은 백두대간을 7회 종주한 공인 등산안내인이고 이철승 선생님은 백두대간 종주 등 산행 경력 28년의 공인 등산안내인입니다.
버스 및 산행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버스 운행>
01 : 00 덕수궁 대한문 앞 출발(지하철 1, 2호선 시청 2번 출구)
01 : 30 사당역 출발(지하철 2, 4 호선 1번 출구)
01 : 40 양재역 출발(지하철 3호선 8번 출구)
06 : 00 죽령 도착
<산행 일정>
06 : 00 죽령 도착, 아침식사 및 도시락 싸기
07 : 00 죽령 출발
09 : 00 제2연화봉 도착
10 : 00 연화봉 도착
11 : 00 제1연화봉 도착, 점심식사 및 산상의 커피타임
13 : 00 소백산 비로봉 도착
14 : 30 비로사 도착
15 : 30 주차장 도착, 식당으로 이동, 저녁식사 및 뒤풀이
18 : 00 소백산 출발
21 : 00 서울 도착 예정
스쿨버스는 대중교통 이용시간대로 01 : 00에 출발합니다.
<상기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산행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한등산복, 등산화(고어텍스 제품. 겨울산행에는 신발이 가장 중요합니다. 방수제품이 아닌 등산화를 착용하고 산행할 경우 동상 위험이 높습니다), 방한모, 방한장갑(젖었을 경우 여벌 장갑 필요), 방풍의, 겨울용 여벌옷, 스틱, 아이젠, 스페츠, 보온병, 헤드랜턴, 우비, 간식, 자외선 차단제, 여벌 양말. 필히 보온도시락과 수저를 부탁합니다.
<겨울 장비 철저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백두대간 12걸작선>③ <소백산 비로봉> 구간 참가비는 10만원입니다(왕복 교통비, 3회 식사와 뒤풀이, 여행보험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산행에 관한 문의는 송제민 선생님에게 해주세요. 02-635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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