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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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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순례

[세상붓따비] 신화, 마을, 민주주의를 생각하며

▲ 봉하마을신화- 화포천 큰기러기와 함께 한 노무현> 테라코타 2010년 김봉준작

신화는 신성한 이야기. 우리말로 말하면 본풀이, 본향풀이.
자연 속에서 본성의 질서로 살던 저 위대한 농업혁명의 신석기시대를 꽃피운 이야기. 직관과 영성이 살아 숨 쉬고 야생의 사고를 가졌던 시대. 지성 영성 감성이 회통하던 신석기문명. 거대한 신, 유일신이 아니라 작은 신, 부족공동체의 신. 살림의 여신을 섬기던 여신문명시대. 거대한 권력에 의한 영혼 독점주의가 허용되지 않던 영혼이 평등하던 시대
신화는 인류 최고의 문학. 저 신화시대부터 인류가 형성해온 마을은 국가형성 이전부터 인류가 이룩한 인류사회의 원형, 그 원형은 아직도 숲과 마을에 가면 있을까.

나는 마을에 아직도 깃든 신화를 기대하며 봉하마을로 가네. 나는 이상하게도 노대통령 퇴임 후 활동을 더 주목 했었지. 왜 그랬을까? 그 의문을 풀어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봉하마을에 가야 해. 가서 이야기도 듣고 마을 길 이 구석 저 구석과 대통령이 다니던 길을 돌아보아야 해

대한민국16대 노무현 대통령이 태어난 생가, 말년에 권여사와 살던 대통령사저, 낙사 한 부엉이 바위, 그리고 그가 묻힌 묘역, 오래 전 쓰러진 고대마애불, 봉하마을 뒷절 정토원, 봉화산 끝자락 돌할매 봉화사, 조선시대 봉화대가 있던 학봉, 봉하들판과 뱀산, 그분이 손수 집을 지어 고시공부 하던 마옥당터, 봉하마을 저수지와 뒷골, 마을의 집들과 뒷산을 순례하였네.

마을은 역사와 자연을 다시 보는 省察址. 그분이 자연의 한 조각이 되어버린 지금 봉하마을은 더욱더 그래. 그분이 우렁이 오리농법으로 쌀농사를 지었던 봉하들판, 그분이 복원한 둠벙과 생태연못을 보았네, 영남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화포천은 길게 누운 채 느리게 느리게 낙동강으로 흐르고 있었네

나는 화포천에서 큰기러기와 청둥오리를 만났지, 봉하들녁 앞을 가로 지르며 길게 누운 뱀산, 그 산 머리에서 뚝 떨어진 화포천 너머 수변지에는 봉곳한 개구리 동산, 봉화산 주봉은 학봉,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는 기세지만 이를 지켜보는 봉화산 학이 있어서 결국 뱀은 개구리를 못 잡아먹는 형국이라네. 이 지명설화는 봉하마을의 아주 오래된 이야기. 봉하마을은 地神 뱀산, 水神 개구리, 天神 학의 토템신화 상징들을 가진 대지신화의 마을이었네. 돌할매 지모신을 아직도 모시는 사당(봉화사)도 있는 곳. 상징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진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니 봉하마을은 풍요의 지신 상징이 많은 곳이라네.
▲ <봉하마을그림지도> 김봉준 붓그림

마을은 현대에 와서도 국가나 사회의 심층. 간디는 인도에 70만개의 마을이 자치마을로 거듭난다면 인도는 진정한 독립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지. 시냇물들이 맑아야 강물도 맑은 이치. 한국은 수만개의 마을이 주민자치마을로 성숙 할 적에 진정, 자립과 통합의 성숙한 민주사회가 되리니. 민주주의는 마을이 성숙한 자리만큼 자란다.

생태기술, 수공업기술, 중간기술, 미적 기술, 민간지혜는 마을이 키워온 오랜미래의 문화. 마을은 자기 스스로 삶을 움트게 할 살움터. 마을은 민주역량을 처음처럼 키우는 포태, 마을정치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의 정치공간, 마을경제는 자기 고용의 공동체경제, 마을문화는 인류 오랜미래문화의 거처, 그 뿐 아니라 현대에 와서는 더욱 다양하게 확장돼 마을은 집단지성의 싸이버 동아리, 생명평화의 영혼 공동체, 착한 경제•시민자치의 뜻 모임, 소통을 만드는 문화예술인 네트워크. 생존의 품앗이 두레.

고향으로 돌아온 그분은 마을의 가치가 무기력하게 사라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셨지. "나중에 우리농장 한번 봐 주세요, 아니면 뒤에 숲과 화포천도 봐 주세요. 말하자면 도시에 살거나 다른 농촌 사람들이 와서 보고 '그거 괜찮다'하는 느낌을 받도록 생태환경을 복원시키고 싶습니다." 대통령 시절 못했던 마을 살리기에 애쓰셨던 그분이 갑자기 서거하셨다. 저 부엉이 바위에서 낙사 한 것이다.

부엉이 바위틈에는 아직도 쓰러져 누운 설화 고대의 마애불이 있다. 봉하마을은 예부터 김수로왕 아들 仙人이 화생한다는 전설이 있으니, 여기는 정토세계를 염원하는 미륵신앙이 있는 곳. 마애불이 깨어 일어나는 재생의 신화가 아직도 숨 쉰다. 그렇다면 노무현은 뿌리 깊은 마을신화 전통문화를 알고 계셨다. 재생하는 토템신화와 마애불과 지모신의 부활을… .

그렇다. 노무현 이야기는 현대의 신성한 이야기 재생신화이다. 그 분은 부활의 꽃이 되어 환하게 웃으실 것이다. 노대통령의 정신, 즉 참여민주주의, 계층간 지역간 균형발전, 생태마을 살리기는 다시 민주정신으로 부활할 것이다. 함께 더불어 사는 좋은 나라, 녹색이 빛나는 시민자치의 마을, 자연과 조화로운 삶으로.
▲ <노무현 흉상> 테라코타 김봉준 작

나는 이번 봉하마을 기행을 마치며 간절한 희망의 노래 부르네

그대의 불행은 우리의 불행
그대의 희망은 우리의 희망
그대의 영혼은 이미 간절한 희망의 노래
그대의 영혼은 이미 '사람 사는 세상'의 문화영웅
그리하여 절망에서 다시 태어나는 부활의 신화
봉하마을 노무현 이야기는 한국민주주의 신화
부엉이 날개 짓으로 어두운 밤 같은 세상을
깨어서 훨훨 나르는 민주의 빛
자연의 한 조각처럼 빛나는 녹색 빛

고수레~
회산 김봉준
▲ <봉하마을신화> 테라코타들 김봉준 작

▲ <봉하마을 순례도> 붓그림글씨 김봉준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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