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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한미 FTA 이견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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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한미 FTA 이견 증폭

"사견 표출 안 돼" VS "강행처리 반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두고 11일 "여야 합의 처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고 박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직권 상정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한나라당은 의원외교단 방미 일자인 17일까지 동의안을 상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상정 불가'를 당론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소속인 박진 외통위원장은 이날 "야당이 17일까지 상정하도록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향후 외통위 일정도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11일 3개 교섭단체 간사단 협의을 통해 17일로 예정된 방미 일정에 일부 합의했지만 12일로 예정된 공청회는 불참 입장을 고수했다. 한나라당은 자유선진당과 함께 공청회를 일정대로 열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의원들이 "비준동의안을 상정하고 미국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 소속 문학진 외통위 간사는 "우리는 17일 미국에 갈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비준 동의안 상정시 방미 일정에 불참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10시에 열기로 한 국회 외통위는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상정을 두고 파행을 거듭하다 오후 4시가 지나 열렸다.

한나라당이 '강행처리 배제' 시사했지만 "사견 표출하지 말라" 집안 단속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내에서도 한미 FTA 신중론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어 한나라당의 '힘의 논리'가 관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남은 정기 국회 일정을 생각해 일방적으로 한미 FTA 처리 동의안을 강행처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오후 정책의총에서 "단편적인 지식으로 거대 담론을 개인 사견 표출하듯 무책임하게 드러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당내 불거지는 '신중론' 단속에 나섰다.

박진 위원장은 이날 오후 늦게 열린 외통위 회의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상임위장으로써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며 정상적인 절차대로 하겠다"면서도 "야당도 의회 절차를 통해서 비준 동의안을 상정한 후에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정청 한미 FTA 태스크포스 위원장인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원래 10일 상정하기로 돼 있었지만 민주당 일정과 자유선진당의 주장으로 12일 공청회 이후로 상정을 미뤘다"며 "그렇게 조금씩 일정이 깨지는 것 보니 간사단 합의가 뭐하러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범관 의원도 "미국에 갔다 와도 한쪽에서는 미국이 재협상 요구를 할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고 한쪽에서는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국민들에게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미국에 가려면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려는 적극적인 입장을 가지고 가야 한다"며 17일 이전 상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박근혜계인 유승민 의원과 김학송 의원은 의총에서 FTA 조기 비준에 대한 신중론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오바마 출범 초기이기 때문에 한미관계를 튼튼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면서 "한미 FTA도 한미 관계의 일부이기 때문에 강행 처리하는 것은 반대"라고 밝혔다. 김학송 의원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고 야당이 반대하니까 합의해서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면서 "너무 한쪽 방향으로만 가지 말자"고 강행 처리 반대 입장을 완곡하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전면 보이콧 의사 철회했지만, 여전히 '상정 불가'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하자 기자회견을 열고 "외통위의 모든 의사 일정을 보이콧 하겠다"고 밝히는 등 야당의 반발도 거세다. 이로 인해 갈등이 고점에 이르렀지만 박진 위원장의 직권상정 의사 철회로 의사 일정 파행은 피해갔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전히 17일 이전 상정에 반대하며 내일 있을 공청회도 불참할 것을 밝혔다.

민주당 측 간사인 문학진 의원은 외통위 회의에서 "내일 한미FTA 공청회가 잡혀 있지만 애당초 민주당은 비준 동의안 상정을 전제로 한 절차로써의 공청회이기 때문에 참석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처음에는 17일 이전에 상정한 다음에 가는 방미 일정이어서 갈 수 없다는 일관된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방미단에 민주당 자격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는 것이 현재 입장"이라고 말했다. 비준 동의안 상정시 불참할 수도 있다는 것.

그는 "민주당은 미국이 재협상 들고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고 이점, 저점 다 짚고 상정해도 늦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천 의원은 "상정을 하면 언제 기술적으로 처리 할지 몰라서 반대하는 것이지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부분 재협상은 미국 기업과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을 상대로 해 수혜자가 분명한 오바마 당선자의 선거 공약이어서 지키지 않기 어렵다"며 "미국이 재협상 요구를 할 것으로 본다. 거의 틀림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미국이 한국 국회 비준을 무시하고 재협상을 강하게 요구해 한국의 자존심이 뭉개지면 국민적 갈등 일어나고 전국에 어떤 파고를 가져올 지 알수 없다"며 "재협상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의원은 "왜 상정조차 못하냐고 말하는데 안건 상정을 했다고 해서 미국 가서 협상하는데 더 유리한 것도 없다"며 "상정은 이번에(정기국회 회기내) 비준할 것을 겨냥하고 일정을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안건 상정은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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