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제다이는 부산의 어느 공장에서 일했다. 항상 으르렁거리는 태국인 동료가 있었는데 그와 싸워 코피가 터졌다. 제다이가 더 많이 맞았는데도 공장장은 오히려 그를 나무랐다. "네가 더 잘못했어." 너무 화가 났다. 일할 마음이 없어져서 무조건 공장을 나와 서울로 올라왔다. 방콕행 비행기표를 샀다. 한국을 떠난다고 전화하자 삼촌이 말렸다. "그냥 가면 안 돼. 돈은 받고 가야지!" 그러나 제다이의 귀에는 누구의 충고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집으로! 비행기를 탔다.
한 달쯤 지나자 후회가 밀려왔다. 삼촌에게 전화했다. "월급 한 달 치 안 받고 왔어요. 내 돈 좀 받아주세요."
삼촌이 나를 찾아왔다. "조카 돈 좀 받아줄 수 있을까요?" 필요한 사항을 질문했다. "여권이 있나요?" "아뇨. 사장님이 갖고 있대요." "외국인 등록증은?" "공항에서 반납했대요." "회사 명함이 있나요?" "없어요." "급여명세서는?" "없어요." "서류라곤 아무 것도 없어요?" "예." "혹시 외국인등록번호는 기억하나요?" "몰라요." "그럼 아는 게 뭐 있어요? 자기 이름 말고!" "부산에 있는 공장이라는 거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내가 누군지 증명할 수 없는 사람이, 주소도 모르는 회사한테, 아무것도 모르는 내용으로 돈 달라고 하면 돈 받겠어요?" 그가 되물었다. "못 받아요?" "못 받지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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