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꽃피는 3월의 국토학교 "순천만에서 섬진강으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꽃피는 3월의 국토학교 "순천만에서 섬진강으로"

[알림]답사키워드는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따뜻한 봄이 오고 있어요. 남녘 바다에서 화려한 기를 모은 꽃전선이 순천만을 따라, 섬진강을 따라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네요. 꽃피는 3월의 국토학교(교장 박태순, 소설가)는 황홀한 꽃대궐을 차린 동네들을 따라가며 <순천만에서 섬진강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려 합니다. 이번 12강은 3월의 넷째 주말인 27-28일 1박2일로 열리는데, 누구나의 몸과 마음을 더없이 따스하게 해줄 봄 답사의 답사지 배경 설명을 박태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들어봅니다.

2010년의 꽃 축제 화신(花信)이 벌써 방방곡곡에서 만발이다. 매화축제는 제주 서귀포시 휴애리에서 가장 먼저 가졌는데 2월 18일에서 3월1일까지였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광양 섬진강 매화축제는 올해에는 3월 13∼21일의 9일 동안 열린다. 구례군 산동면 일대의 산수유꽃 축제는 3월 18∼21일 동안 인파를 모으고 있다. 남원 뱀사골 고로쇠 약수제는 3월 6일 토요일 아침 10시부터 축제마당을 마련했다. 하동 화개장터의 벚꽃축제는 금년이 제18회 째인데 4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이다. 전국 규모는 아닐지라도 지역마다 특색 있는 꽃 잔치를 한껏 벌이고 있기도 하다.

동백꽃 한마당은 부산 해운대를 비롯하여 거제 지심도, 여수 오동도라든가 순천 선암사, 임실 덕치면 구담마을, 서천 마량리 동백정 등지의 화신이 유명하다. 개나리 축제는 서울 성동구 응봉산 팔각정에서 3월 하순에 만날 수 있고 목포 유달산 일원에서도 개최된다. 할미꽃 축제는 전남 장흥군 회진면 한재공원에서 매년 3월 하순에 개최되고 4월 초순에는 정선군 정선읍 동강의 할미꽃 자생지에서도 축제가 벌어진다. 진달래축제는 서울 우이동 솔밭공원이라든가 강화도 고려산, 부천시 원미동 진달래동산, 김포시 양촌면 가현산 등지에서 4월 초순경에 벌어진다. 5월로 접어들면 복사꽃, 사과꽃, 작약꽃, 함박꽃, 모란꽃, 철쭉꽃 축제들이 연이어 백화제방이고 백화난만이다.

국토학교 제12강은 3월의 넷째 주말인 27일과 28일에 갖게 되거니와 순천만의 갈대와 낙조 및 다음날 새벽의 해돋이를 만나는 여로를 마련한다. 이어서 꽃전선 북상 루트를 따라 섬진강의 백운산과 지리산 일대의 꽃 피는 산골들을 두루 순례하고 꽃 대궐 차린 동네들을 섭렵하고자 한다.

전통시대에는 음력 3월 삼짇날(양력 4월 초순)부터 여러 유형과 방식으로 봄의 제전(The Rite of Spring)을 벌이기 시작하는데 강남 갔다가 돌아오는 제비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뱀들은 풍요 다산과 함께 피화구복(避禍求福)의 행운을 가져오는 상서로운 짐승이라 여겼다. 축제 행사로서 고구려는 평양 대동강 남녘의 낙랑 옛터에서 청년무사들의 무술대회를 열어서 가령 바보 온달의 출세 길을 마련해주고 있었다. 금관가야라든가 고대신라에서는 여인들이 발가벗고 시냇물에 들어가 목욕재계하며 푸닥거리 굿판을 벌였다. 이로부터 화전놀이를 본격적으로 즐기는데 '꽃피는 팔도강산 유람'은 옛날보다 지금이 더 질탕한 쪽이다. '상춘객(賞春客)'이라 하고 더 노골적으로는 행락객, 행락인파라 한다. 봄을 한껏 누려보려고 길을 나선 사람들로 전국전토의 도로들이 무사분주해진다. 현지의 교통형편에 따라 행선지 계획 일정표를 얼마든지 변경해야 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기상학 용어 중에 '생물계절'이 있는데 식물계절-동물계절-생활계절을 포괄한다. 생명체들이 자신의 생명을 지속 순환시키기 위해 계절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되고 활용하는지 관찰하는 기상학 연구인데 식물계절의 경우는 새 잎의 발아, 꽃의 개화와 낙화, 단풍과 낙엽의 시기가 지역마다 어떻게 달리 분포되는지 조사한다. '꽃전선'이라는 기상용어는 남녘 바다 쪽으로부터 개화하기 시작하는 꽃들의 북상 속도가 하루에 25km 가량 되는 데에서 생겨난 말이다. 한랭전선이라든가 장마전선과는 달리 식물계절의 꽃전선 꽁무니를 좇으려면 애처롭기도 하고 가녀리기도 한 '꽃마음'의 심성 마련도 있어야 할 터. 인공사회에서 식물사회로 입성하여 가만히 살펴보고자 한다. 사람보다는 꽃이 아름다워라….


답사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3월 27일(토요일)

07:00 서울에서 출발 (꽃대궐 차린 동네로 원활하게 진입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탈출에 촌각을 다투어야 합니다. 6시50분까지 서울 강남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유진여행사 경기76아9111호에 탑승 바랍니다.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있습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11:00-11:50 남원 광한루원 일대 둘러보기 (남원시 천거동)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천상백옥경의 하늘궁전 '광한전'을 지상에 재현시키고 싶은 조선선비들의 풍류가 조성해놓은 개방적인 건축공간이 '광한루'의 누각이다. 그리고 섬진강 상류가 되는 요천의 물줄기를 끌어들여 인공으로 조영한 연못에는 봉래산-방장산-영주산을 '삼신산 파라다이스'의 신선도 경관으로 되살려 세 개의 섬을 꾸며놓았다.

광한루원은 천상의 사랑과 지상의 사랑을 중첩 중복시키는 문화경관을 조영해놓고 있다. 전자는 견우와 직녀의 칠월칠석 한밤중의 오작교 사랑이고, 후자는 춘향과 이몽룡의 오월단오 한낮의 광한루 상봉 사랑이다. 천상의 사랑은 1년 중에서 단 하루 밤의 짧은 만남이므로 본질적으로 비극의 카타르시스이고 지상의 사랑은 해피엔딩의 개선가가 예비되고 있으니 기본적으로 희극의 패로디이다. 천상의 사랑은 고대 노예제 사회에 대한 민중의 저항의지를 내장하고 지상의 사랑은 중세 봉건제 사회의 억압 기제를 신분해방으로 해소하고자 한다.

'누정문화'는 대체로 세 가지 유형이다. 경회루와 같은 왕궁의 누정, 광한루와 같은 관아의 누정, 소쇄원과 같은 개인의 누정으로 나눌 수 있겠는데 광한루는 관아에서 세운 정자임에도 관료문화의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광한루에 대해 '호남 제1루'라는 별칭을 붙여준 이도 있었지만, 우리가 가볼 수 없는 평양 대동강의 부벽루는 제쳐 놓더라도 진주 남강의 촉석루, 밀양 밀양강의 영남루와 함께 그 4대 누원 조경을 비교하여 완상해보아야 한다.

특히 신선도경관의 광한루원은 조선 원림조경의 특성을 가장 운치 있게 구현해놓고 있음을 제대로 음미해볼 수 있어야 한다. 매년 5월 초순에 광한루원과 춘향테마파크 일대에서 춘향축제가 개최되고 있는데, 이와 함께 삼신산 연못 광장에서 산대희(山臺戱)를 반드시 복원하여 산대놀이마당을 신명나게 즐길 수 있게 하기를 촉구한다.

고려 개국 원년(918년) 11월, 개경 만월대 궁성에서 열린 산대희에는 비단으로 장식된 채산(彩山)을 두 개 쌓아올렸다는데 그 높이가 5장(16m)이나 되었다 했다. 조선왕조가 들어선 뒤에도 산대놀이는 성행되어 경복궁 광화문 좌우에 이 정문보다 더 높은 산대를 두 개 세워 6백명의 재인(才人)들이 온갖 가무백희를 놀게 했다 하였다. 남원 광한루원에는 이미 '삼신산 파라다이스'의 3산을 조영해놓았음에도 정작 '산대'를 세우는 연희마당이 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은 연행예술의 태만이고 문예정책의 직무유기이다.

남원시 문화관광 바로보기->http://tour.namwon.go.kr/main/main.action

12:00-12:40 점심식사 (남원 새집 추어탕, 못 드는 분을 위한 별도 메뉴 준비)

13:20-14:00 구례 산수유마을 답사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상위마을-하위마을)
구례군 산동면 일대는 지리산 노고단 옆자락 만복대(1433m)에서 발원되는 시내물이 섬진강본류로 들어가는 기다란 협곡에 놓여 있는데 임진왜란 직후 무렵부터 산수유 생육의 적격지가 되어왔다. 아래쪽의 하위마을보다 위쪽의 상위마을이 더욱 깊숙하여 협곡의 사방천지가 온통 '황색바람'이다. 물론 산수유꽃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어서이지만 원래부터 이 일대가 황금골짜기였던 것처럼 착각을 할 지경이다.

▲구례 산수유마을ⓒ구례군

산수유나무는 봄철의 황금가지 꽃들과 가을철의 붉은 보석알갱이 열매로 두 번씩 황홀한 꽃잔치를 베풀어주는 식물이다. 구례군 산동면의 34개 자연부락에는 2만 8천여 그루의 산수유 군락이 있다고 조사된다. 탐방객을 위한 꽃 단지 조성은 물론이고 열매 가공 특산품 사업으로 꽃피는 산골이 활기에 넘쳐나고 있는데 아랫동네에는 지리산온천단지마저 들어차 있다. 다만 주민들은 케이블카 추진 계획의 얍삽한 속셈에는 고개를 젓는다.

구례군 문화관광 바로보기-↓

http://culture.gurye.go.kr/culture/main_page/main_page.html

15:00-15:50 조계산 선암사 선암매화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 원통전 담장 뒤쪽의 토종매실나무는 '선암매'라 불리는데 수령은 600여 년이나 되고 2007년 11월 26일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지정되었다. 나무높이 8m, 수관은 동서 13m, 남북 13m로 수형(樹形)이 아름답고 홍매화 매향이 강렬하기도 하다.

선암사 바로보기->http://www.seonamsa.co.kr/

선암매만 아니라 선암 동백수림도 한껏 명성을 높이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산사 입구의 늘씬한 승선교 S라인에 눈도장을 찍고, 우람한 덩치의 해우소에서 근심걱정을 해소해보고 이어서 아무 근심 걱정도 없다는 무우전(無憂殿)에 올라 바깥동네에서 갖고 온 온갖 우울증을 아예 털어버릴 일이다. 그리하여 각황전(覺皇殿)에 다다라 '깨달은 임금(성불)'의 마음자리에 나 자신을 놓아보면서 '불교산수'의 진면목과 그 춘향(春香)을 감촉해보게 된다.

▲선암사 매화ⓒ선암사

16:50-17:40 순천 드라마세트장 (순천시 조례동 22)
군부대가 이전하면서 생긴 1만2천평의 면적에 200여 채의 건물을 세워 오픈 세트장을 조성하였는데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과 같은 드라마의 촬영지라 한다. 1960년대의 순천 시내 뒷골목, 70년대의 서울 봉천동 빈민촌 및 수도권 달동네의 풍경들을 재현해 놓고 있다. 가파른 언덕배기에 판자집, 구멍가게, 떡 방앗간, 전당포, 사진관, 양조장, 선술집 등도 세워놓고 있다.

어찌하여 순천시가 이러한 도시빈민 세트장을 마련하려 했을 것인지 곰곰 유추해볼 필요가 있다. 험악한 근대화 과정 속에서 한국사회의 중심부와 주변부가 어떻게 배치되고 있었던가 하는데 대한 문화역사 참회록이 요청된다. 순천이 고향인 김승옥의 60년대와 70년대 소설문학 <무진기행> <건(乾)> <60년대식> <내가 훔친 여름> <누이를 위하여> 등의 배경무대들을 상기해볼 필요도 있다.

17:50-19:30 순천만 갈대길 낙조 트레킹 (자연생태관-무진교-용산전망대-와온마을)
순천시를 중심으로 하여 동쪽의 여수반도와 서쪽의 고흥반도에 둘러싸인 호수와 같은 순천만은 주위의 산업화-공단화-간척매립화의 등쌀에도 불구하고 해상국립공원 지역의 생태환경을 보존하여 갈대숲, 갯벌, 철새군락지의 자연문화유산을 갈무리할 수 있게 되어 오늘날 전화위복의 문화관광 탐방지역으로 전 국민의 갈채를 받고 있다.

'지속불가능한 개발'의 폭풍을 견뎌내어 순천만은 '세계 5대 연해안 습지'로 지정되고 거기에 '세계정원박람회'를 유치하여 '지속가능한 녹색문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난개발주의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게 하였으며 이에 순천시는 '대한민국 생태 수도'라는 자부심을 내세우게 되었다.

순천시내에서 8㎞ 정도 떨어져 있으며 행정구역으로는 순천시 도사동과 해룡면, 별량면으로 구분되는 지역들의 경관이 각기 다른 특색을 갖는다. 39.8㎞의 해안선에 둘러싸인 5.4㎢의 갈대밭과 21.6㎢의 갯벌, 그리고 27㎢의 하구 염습지가 온전하게 보전되어 있다. 순천시내를 관류하는 동천과 이사천의 합류 지점으로부터 순천만의 갯벌 앞부분까지 전개되는 갈대군락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해안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김승옥 소설 <무진기행>에서 그 명칭을 따온 '안개의 다리' 무진교에서 용산전망대까지 데크 시설이 갖추어져 아름다운 산책길이 되고 있으며(2.8km의 전용 보행로) 이 길은 우리 숙소가 있는 와온까지 이어지고 있다.

▲순천만ⓒ순천디카모임

▲순천만ⓒ순천디카모임

▲순천만ⓒ순천디카모임

순천시 문화관광 바로보기->http://tour.suncheon.go.kr/home/tour/

19:20 숙소 도착(순천만 에코비치캐슬)

19:30 저녁식사(에코비치캐슬의 꼬막정식)

3월 28일(일요일)

07:00-07:40 아침식사(짱뚱어탕)

08:00-08:40 순천만 해안선 아침 드라이브 (순천시 별량면 화포리 일대)
화포리 -장산리를 거쳐 순천만 제방 둑길과 순천만 갈대 흙길로 이어지는 코스는 땅끝 마을 해안선의 고저장단 율동의 한바탕 춤판과도 같다. 아침 드라이브로서 해돋이 바다 풍경 속에 잠겨보는 것은 그 자체로 새로운 추억 만들기일 수 있다.

▲순천만 솔섬ⓒ순천디카모임

09:40-10:40 섬진매화마을, 청매실농원 답사 (광양시 다압면 신원리)
섬진강대교에서 백운산을 끼어 섬진강 상류 쪽으로 올라가는 다압면 일대의 강변이 오통 매화동산을 이루고 있다. 특히 청매실농장이 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개량 매실수 품종 보급의 선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섬진강 시인으로 자타가 공인해왔던 정규화는 섬진강물에 대해 "솔잎보다는 연하고 댓닢보다는 진하다" 하고 표현하였던 적이 있었다. 청산녹수의 강이 바로 섬진강이기 때문이라 하였는데 여기에 매향(梅香)이 강마을들을 아늑하게 감싸고돌아 아득하게 만든다. 섬진강에서 바라보면 '수류화개'이고 지리산에서 살피면 '화개수류'가 된다고 정규화 시인은 말하기도 했는데 어느 쪽도 무방하다 하였다. 수류에 방점을 찍든, 화개에 고딕문자를 붙이든 알아서 느껴보라는 것.

11:00-12:00 하동 악양루, 토지문학관
광양 매화단지가 매실 열매의 다수확을 위한 근대 원예산업 조성지역이라면 하동군 악양면 일대는 4군자의 으뜸으로 꼽았던 전통매화 원림 조경과 산거(山居)로서 선비들의 높은 품격을 지녀온 고장이었다. 최치원의 이상향이던 청학동이 악양 산록에 있었다 하기도 하고, 고려의 최충헌 무신독재 시대에 난세를 피하여 지리산에 숨고자 했던 한유한, 이인로라든가 작설차와 관련되는 이규보의 사적도 있다.

옛 절터 단속사의 정당매(政堂梅)는 6백년 수령의 나무이고,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 예담촌의 '원정매'는 고려 말의 인물 하즙이 심은 것이라 전해온다. '남명매'는 산청 시천면 사리에 있는 남명 조식의 재실 '산천재'의 정원에 남명이 심었던 나무를 가리킨다.

악양루는 섬진강 전망이 탁월하던 누대였는데 보존 상태가 좋은 쪽이 아니게 되었으나 토지문학관은 지리산과 섬진강 일대의 농민문화가 어떠한 거대담론인가를 형상화한 박경리 대하소설의 근대농촌풍경화를 재현해놓고 있다.

하동군 문화관광 바로보기->http://tour.hadong.go.kr/main/

12:20-13:00 점심식사 (섬진강 재첩국정식)

13:30-14:30 쌍계사 순방 또는 섬진강변 탐사
매화 철은 약간 지났고 벚꽃 철은 조금 이른 때이기는 하지만 화개천 벚꽃 길의 통행이 여의치 않으면 쌍계사 행보는 변경될 수밖에 없다. 화개에서 피아골 입구를 거쳐 구례 화엄사-천은사로 이어지는 섬진강변의 어느 곳이든 모두 명풍 관광지가 된다. 현지사정에 따라 어디를 찾아도 모두 '추억의 명소'가 될 수 있다.

15:00 서울 출발
현지 사정이 허용된다면 구례-천은사-성삼재 코스를 택해 성삼재 전망대에서 '노고단 운해(雲海)'의 원경(遠景)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심원마을-정령치-남원으로 연결되는 '지리산 진입로'의 심심산천 꽃피는 산골 풍광이 어떠한지 이를 '탈출로'의 드라이빙으로서 살펴볼 수도 있다.

국토학교 3월 참가비는 16만원입니다(교통비와 숙박비, 4회 식사와 뒤풀이, 입장료, 여행보험료,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사이트 www.huschool.com 전화 010-2471-7410 또는 050-5609-5609 이메일master@huschool.com 으로 해주세요.

▲ 국토학교 12강 답사지도

국토학교는 지난해 4월에 개교하여 국토답사를 매월 빠짐없이 해왔는데 국토강좌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제1강 (4월): 남한강 뱃길 따라 영남대로 옛길 따라
제2강 (5월): 영남 전통마을 순례 (답사 키워드 - 산은 책이다)
제3강 (6월): 호남의 누정문화 원림문화 (풍경의 발견과 재발견)
제4강 (7월): 북강원의 요산요수 (동해안 풍류길 되살린다)
제5강 (8월): 내포지방에 부는 바람 (백제의 미소와 제2의 지중해)
제6강 (9월): 금강문화권의 초대장 (옛이야기 재잘대는 실개천 휘돌아)
제7강 (10월): 낙동강 따라 가야 달빛기행 (우리 땅의 고고학 상상력)
제8강 (11월): 만추의 호남 단풍길, 침엽수길 (대자연 소자연 합자연)
제9강 (12월): 동해에서 묵은해 보내기(동해용왕과 수로부인과 해신당)
제10강 (1월): 임진강의 봄, 한탄강의 봄(분단유목문화 가로지르기)
제11강 (2월): 얼쑤! 대보름 달마중 가세(봄맞이 카니발 : 아산 공주 청양 부여)

[국토학교 12강 학습자료1 : 소설 <무진기행> 따라가는 순천만 기행]

김승옥 소설 <무진기행>은 <사상계> 1964년 10월호에 발표되었는데 '1960년대 감수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안개고을 '무진'은 작가의 고향인 순천을 가리키는 것으로 일종의 귀향소설 유형이라 하겠으나 소설 제목에 '기행'이라는 어휘가 삽입된 것처럼 전형적인 여행문학(travel literature)으로 파악하는 것이 심층 독법이 된다.

여행문학은 A라는 장소에서 B라는 장소로 이동하는 궤적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예상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사건과 상황을 통해 C라는 제3의 장소를 찾게 한다. 여행 자체를 혼란스러운 상황에 몰아넣는데 이를 '피카레스크 문학성'이라 한다. 출발지-목적지의 단순왕래에서 벗어나는 복합구성의 여로를 통해 당대성의 사회구조와 시대정신을 드러내게 하여 소설 주인공의 인생에 새로운 자각과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바, <무진기행>은 이러한 피카레스크 문학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근대화를 견인해내는 서울이라는 중심부(A의 장소성)와 전근대적 인습과 낙후에 휩싸여 있는 무진이라는 주변부(B의 장소성)는 서로 대조되고 상치되지만 이 소설은 양자의 갈등구조와 대립구조를 지양하고 종합한다. 하천과 갈대와 바다의 열린 공간을 펼쳐놓는 순천만 대대포라는 생태환경(C의 장소성)은 참된 사랑 갈구의 장소가 되고 있는 바 이 소설은 이러한 제3의 장소성에 대해 이렇게 진술한다.

"햇볕의 신선한 밝음과 살갗에 탄력을 주는 정도의 공기의 저온, 그리고 해풍에 섞여 있는 정도의 소금기, 이 세 가지를 합성하여 수면제를 만들 수 있다면∙∙∙,"

이 소설은 순천만 대대포 일대의 밝은 햇볕-신선한 저온-소금기의 해풍, 이 세 가지를 잘 섞어 수면제를 만들 수 있다면 사람들의 인기를 끌게 될 것이라 했는데 오늘의 대대포는 과연 그러한 판타지의 명소가 되어 있는 중이다. 전근대의 무진(낙후, 인습)과 개발근대의 서울(출세욕, 위선)이 서로 상반되는 왜곡구성의 장소성을 보여주고 있다면 순천만의 바다는 이를 극복하고 어느 면에서는 화해시키는 장소성을 극적으로 획득하게 한다. 그러나 전형적인 피카레스크 소설의 공식대로 이 작품은 결코 해피엔딩을 용납하게 되지는 않는다.

[국토학교 12강 학습자료2 : 남원 광한루원 코스몰로지]

초현대 공상과학의 영화와 만화는 재미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대하여 상고대 공상신화의 전설과 민담은 어렵기도 하고 고리타분하기도 하다. 동아시아 신화는 대륙성 문화로서는 황제와 서왕모가 산다는 곤륜산 파라다이스가 있고 해양성 문화로서는 발해만을 벗어난 먼 바다에 있다는 봉래산-방장산-영주산의 3개 섬에 관한 삼신산 파라다이스가 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불사약을 얻으려고 삼신산 탐험대를 직접 보내기도 했다고 역사서에 기록되지만, 고대 조선족은 바로 금강산-지리산-한라산이 삼신산이라고 믿어왔다. 불로장생하는 신선들이 사는 지상낙원을 현세의 세상에 구현해보고자 하는 삼신산 유토피아니즘이 고구려 백제 신라에 이어 고려, 조선 초중기 시대에도 궁중의 음악과 무용으로 전승돼왔다.

16세기 사림파들의 반대로 궁중의 산대 연희는 중단되었지만, 도리어 광대들은 산대놀이를 전국 각 지역으로 실어 날라서 삼신산 메시아니즘을 갈망하는 평민과 상것들의 민중연희가 되도록 했다. 남원 광한루원에서 산대놀이를 되살리게 하려면 무엇을 어찌 추진해보아야 할 것인지 국토학교는 현지에서 필드 스터디를 해보고자 한다.

[소설 <무진기행> 따라가는 순천만 기행]의 학습자료, [남원 광한루원 코스몰로지]의 학습자료를 보다 소상하게 작성하여 곧 국토학교 카페http://cafe.naver.com/dadsaschool 에 올려놓고자 하니 많은 이들의 방문과 논의 참가를 바랍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