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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재뜸마을 '문화공간 싹'의 채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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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재뜸마을 '문화공간 싹'의 채성태

[김정헌의 '예술가가 사는 마을']<10>

<3차 답사>를 시작하며

이번 3차 답사는 전주를 중심으로 완주, 진안, 임실 쪽으로 잡았다. 전주는 전주시의 낙후된 동네 서신동 '재뜸 마을'에서 주민들과의 소통을 꿈꾸며 미술로 매개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채성태의 '문화공간 싹'을 중심으로 그들의 활동을 둘러보았다.

전주를 둘러싸고 있는 완주군에는 채성태한테 물어 그들과 혹시 관계를 맺고 있는 마을이 있으면 진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안내를 받았으면 했는데 그들이 안내한 곳은 마을이 아니라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쓰고 있는 폐교된 삼기초등학교였다. 이 폐교는 완주군에서 이주 여성들을 위한 다용도공간과 희망제작소와 협력 사업으로 인근의 마을을 대상으로 'Community Business'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참이어서 그냥 완주군의 공무원과 간소한 간담회로 끝을 맺었다.

진안은 몇 년 전부터 내가 관심을 갖고 드나들었던 백운면의 '마을조사 사업'을 세 명의 마을조사사업단장(1기 단장 손내옹기의 이현배, 2기 단장- 오인규, 3기 단장- 예마네 상임이사 박명학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을 중심으로 그 동안의 마을조사사업의 진행과정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보기 위하여 오인규가 현재 일하고 있는 '진안 전통문화 전수관'에서 집담회를 가졌다.

그 다음 날은 백운면의 마을조사사업 단장을 지내고 백운면의 문화 활동을 이끌어 오고 있는 '손내옹기' 이현배의 옹기 공방으로 갔다가 두 마을 정도를 지나 있는 사진작가 김지연씨가 운영하는 '계남 정미소 공동체 박물관'을 방문하였다.

진안읍의 전수관에서 하루를 더 묵고 임실 섬진강가에 있는 김용택시인의 생가가 있는 장암마을로 가서 김용택시인의 '현장 마을학'을 들었다.

이번 답사는 1, 2차 답사와는 여러 면에서 달랐다.


'문화공간 싹'은 농산어천이 아닌 대도시(전주시)의 한 동네(재뜸마을)를 활동의 근거지로 삼고 있었고, 진안 백운면의 마을조사사업은 민이나 관의 지원을 받는, 외부로부터 발주된 사업이었다. 이현배의 손내옹기와 김지연씨의 '계남정미소 박물관'에서도 지금의 마을 현황에 대한 주민들과의 대화는 거의 없었다. 섬진강 김용택시인의 경우는 그가 낳고 자란 마을이라 장암마을에 대한 유래와 현장 풍수학 등, 전통적인 '김용택의 마을학'을 듣는 자리였다.

그래도 그들의 증언은 여러 가지로 소중했다. 그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답사기를 차례로 싣는다.

전주시 재뜸마을에서 활약하는 '문화공간 싹'의 채성태

'재뜸'은 고개 마을이란 뜻이다. 재뜸마을은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의 신도심이 대규모 시가지로 개발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심 마을이다. 낙후되기도 하고 이 마을의 구성원 대부분이 이 마을에 뿌리가 없는 뜨내기(이주민)라고는 하지만 옛날 전통가옥과 옛길, 아기자기한 골목길들, 친근한 이웃집들과 가게들이 이마를 마주하고 있는 친근미가 팍팍 풍기는 동네다.

▲ 재뜸마을이라는 이름답게 고개를 올라가는 중턱에 자리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주차를 하고, 바로 옆 건물 지하의 '꿈꾸는 도서관'에서 채성태 대표와 인사를 나누었다. 한쪽에는 여기저기서 기증 받은책들로 서가를 만들었고, 아이들의 솜씨로 벽면을 꾸며놓았다. 도서관을 이사 중이라서 아직 못 풀은 짐들도 쌓여있었다.

우리가 재뜸마을에 도착한 때는 이미 점심시간을 넘긴 시각이었다. 채성태와 같이 일하는 유기종의 안내로 먼저 그들이 운영하는 놀이방을 겸한 어린이 도서관엘 들어갔다. 잠시 인사를 나누고 이 지하공간을 돌아봤다.

채성태나 유기종이 다 미술을 하는 친구들이라 지하공간을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활동하기 좋게 솜씨를 부린 게 눈에 뛴다.

채성태는 2~3년전에 최효준이 관장으로 있던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었던 '마을만들기'전에서 위도, 선유도, 무녀도, 장자도, 어청도를 찾아가 마을 어린이들과 만든 '보물섬'이란 공공미술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이다. 이번 답사는 전북 일원을 잡았기 때문에 그 당시 보았던 그의 출품 프로그램이 생각나 최효준 관장(지금은 서울 과천 현대미술관 덕수궁분관장으로 있다)에게 연락해 겨우 그의 연락처를 알 수 있었다.

그는 나의 마을답사에 관한 전화에 매우 반가와 하며 꼭 그의 '문화공간 싹'을 들려주기를 원했다. 점심시간을 넘겨 도착한 우리들을 앉혀 놓고 빔 프로젝트를 틀어가며 그 간의 재뜸마을에서의 활약을 하나하나 설명해 나갔다.

우리는 밥 먹는 것도 잊을 정도로 그의 활약에 몰입했다. '문화공간 싹'의 주요 활동 대상은 동네 어린이들이다. 주로 마을의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서신초등학교 학생들이다. 채성태가 이 마을에 눌러 살면서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인근에 '이마트', '롯데백화점' 등 대형 상가가 형성되면서 상대적으로 극빈화 되가는 이 동네의 어린이들이었다.

▲ 채성태 대표가 일행을 위해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문화공간 싹의 활동을 설명해주었다. 덕분에 일목요연하게 그간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일행은 점심도 잊고채대표의 열정적인 설명에 빠져들었다.

그는 97년도부터 이 동네에 눌러 살면서 동네 주민들과 고락을 함께 나누기로 하고 자기의 작업도 동네에 지천으로 깔려 있는 생활도구들과 쓰레기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동네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청소년문제에 직접 부딪쳐 나갔다.

그는 청소년 문제를 중심으로 한 마을의 문제들을 가지고 주민들에게 편지 쓰는 작업을 시작했다. 주민들이 처음엔 광고 전단지인 줄 알고 버리더니 그 안에 동네와 자식들 이야기가 나오니까 차츰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소통이 시작된 것이다.

동네 아이들이 편지를 배달하며 재미를 보기도 했는데 거기서 더 나가 채성태는 주민 중에 솜씨 있는 주민을 꼬드겨 손수레를 만들게 하였다. 주저하던 주민은 어렵게 설계도까지 완성하고 직접 제작까지 하였다한다. 이 재뜸마을에 움직이는 작은 '손수레 문화공간'이 탄생한 셈이다.

이 손수레는 이제 이 동네의 마을브랜드가 되어 편지, 부채(더운 여름에 어린이들이 부채에 자기들 그림을 그려 어른들에게 하나씩 선물했다고 한다)배달, 이동도서관, 이동무대, 이동 전시장 등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모양이다. 마을 사람들이 이 손수레의 주차장까지 확보해 주었다고 채성태는 자랑한다.

▲ '주민에게 드리는 편지'에는 소소한일상이 진솔하게 담겨져 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편지쓰기는 주민과 마음을 나누고, 채대표자신의 이야기도 풀어놓을 수 있는소중한 통로가 되었다고 한다.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변화시켜가는 작업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작
업이다.

그는 지역 아이들은 지역의 어른들, 지역의 땅에서 배워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과 함께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사를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은 이 조사로 동사무소를 방문하게 되었고 아이들의 질문에 진땀을 흘리던 동장과 공무원들은 이제 이들의 절대적인 후원자가 되었다고 한다. 동네의 자그마한 자발적인 축제는 다 이들의 후원 아래 아주 즐거운 주민들의 잔치가 되곤 한단다.

동네 주민들 사진 찍어서 전시회를 열어 서로 모르는 주민들 사이의 만남과 소통을 만든다든지, 동양철학을 많이 공부하여 '세상 사람들의 구두만 보면 그 사람을 알 수가 있다'는 철학자이기도 한 구둣방사장님의 부스에 그의 공맹사상을 중심으로 공공디자인으로 예쁜 그림을 그려 넣은 이야기 등을 그는 쉴 새 없이 늘어놓았다.

그와 '문화공간 싹'의 멤버들은 모든 활동을 계획하거나 실천할 때 늘 '주민'들이 사고의 중심에 있었다.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움직였다.

어렵고 힘든 삶이지만 주민들이 그들의 삶을 즐길 수는 없을까? 반복되는 일상 자체를 즐길 수는 없을까? 그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방앗간, 물건을 아끼는 주인 때문에 오래된 물건들이 있는 이발소, 정이 넘치고, 누구나 적은 돈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당 등을 그들은 간판과 안내판을 만들고 공간 안을 작품으로 꾸미고, 아이들과의 작업도 전시하고 그 일상생활 모습을 그대로 전시하기도 했다.

각 상점의 로고를 재미나게 도안해 그 상점에서 쓰는 비닐봉투에 새겨 넣었다. 때때로 동네 전체를 조감할 수 있는 사진을 찍어 장소에 따른 주민들의 기억을 다시 불러 오는 작업도 했다.

▲ 주민들 누구나 늘 이용하는 시장 안 상점들의 로고를 일일이 디자인해서 비닐봉투를 만드는작업을 했다고 한다. 하나하나 각 상점의 특징이 담겨있어서 재미있다.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사소한 비닐봉투가 문화예술의 손길로 재미난 소품으로 바뀌면서 주민들이 좀 더 마음을열고 웃게 되지 않았을까.

동네 주민들을 중심으로 사고하니 모든 일이 잘 돌아갔다. 주민들이 제일 잘 만들 수 있는 음식으로 동네 축제를 만들었는데 그게 대 성공이었다. 주민들이 다 모여 자기의 장기대로 만든 음식물을 나누면서 자연스레 공동체의 분위기가 살아났고 이런 데를 전주 시장이 (표를 의식해서라도)놓칠 수는 없었으리라.

우리가 '문화공간 싹'의 설명을 들은 어린이 꿈의 도서관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책 모으기로 시작했다고 한다. 이 도서관에서 어린이들 교육을 맡은 이훈희씨부터 그날 만난 유기종, 채성태가 입을 모아 말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도 주민들과 똑 같이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중심으로 그들이 잘 할 수 있고 재미난 일들을 한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일이 자기가 잘 할 수 있고 즐거워야 하지 않겠는가?

채성태와 '문화공간 싹'은 그 동안 내가 마을에 대해 고민하던 주민들과의 소통 문제를 거의 완전하게 풀어줬다. 그가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마법의 도구는 미술이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하고 잘 그려 자기는 자연스럽게 그림 그리는 사람인가보다고

▲ 채성태 대표는 내내 겸손하면서도 열정적으로 문화공간 싹의활동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돈이 중요한 것이아니라 누구든 자신에게 있는 것들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그림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치 문화복지사나 미술로 세상을 밝게 하려는 미술 전도사 같다. 그는 종이나 캔버스 위에 그리는 작은 미술이 아니라 세상과 사회를 생각하는 큰 미술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의 이런 큰 미술은 많은 자각과 반성 위에서 계속 진화하고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 '지구는 도화지다. 나는 지구 위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고 세상을 내 생각대로 조금씩이나마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게 큰 잘 못이며 무식의 소치라는 걸 이 동네에 와서 최근에야 깨달았다고 한다. 그 하얀 도화지 위에 그려지는 동네의 주민들이 그냥 대상으로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도움이 없으면 그림이 되질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참으로 놀라운 인물이다. 자그마한 체구에 어디서 저런 생각과 힘이 나올까? 그의 힘은 온전히 그를 마을공동체 주민으로 인정하고 그와 같이 그의 재능을 인정하는 주민들로부터 나온 것이리라.

▲ '문화공간 싹'의 거점 공간 역시 지하에 자리해 있다. 밖에서 보기보다 꽤 넓은 공간 안에는 다양한작업들과 활동의 결과물들이 전시되어있다. 한쪽에는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해 놓은 책자들도 비치되어 있다.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작업들이 전시되어서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이곳을 찾는 마을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새롭게 스스로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마을에 대한 작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정말 늦은 점심을 동네의 오래된 식당에서 먹으면서 그와 유기종, 이훈희 등으로부터 추가된 궁금증을 더 들었다. 유기종은 생계 때문에 가끔가다 일이 있을 때 도와 줬는데 이제는 완전히 전업 비슷하게 들어와 살면서 일을 해야겠다고 그의 소신을 밝혔다.

이훈희(訓喜)도 '문화공간 싹'이 만든 어린이도서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자기의 이름처럼 팔잔가 보다하며 즐기고 있다고 한다.

채성태는 이 재뜸마을에서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끝없이 얘기하다가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이장하면서 살거라고 자기의 꿈을 이야기했다.


그래, 그가 자기 고향에서 이장을 하면 아마 그 마을 은 정말 살기 좋은 '마을공동체'가 되리라.

그들과 점심 후에 길가에 있는 그들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들은 그 사무실을 전시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아까 채성태가 설명했던 주민들과의 그 동안의 활동 성과물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작은 지하 공간이지만 이 '문화공간 싹'의 활동공간은 아마도 마을 주민들의 훌륭한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것이다.

비가 부슬 부슬 오는 가운데 채성태에게 부탁한 완주군과 연고를 맺고 있는 마을을 그들의 안내로 찾아갔다. 그들이 안내한 곳은 마을이 아니라 폐교된 초등학교를 완주군에서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삼기 초등학교'였다.

우리를 마중한 것은 이 폐교가 있는 마을의 이장이나 주민이 아니라 완주군 '문화의 집'을 담당한 여성 공무원인 성현옥이다. 성현옥 관장은 품위가 있고 문화를 담당한 책임감과 자부심도 있어 보였다.

▲ 비가 오는 와중에도완주 문화관광과 공무원인 성현옥씨가 환하게 웃으며 일행을 맞아주었다.성현옥 관장의 설명을 들으며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며지고 있는폐교를 이곳 저곳 둘
러보았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빈 교실이 많았다.

그녀의 안내로 문화공간으로 꾸민 폐교를 구경했다. 현관에서 희망제작소 마을만들기 팀을 마났다. 그들은 앞으로 여기 상주하면서 완주군의 마을만들기-Community Business를 총괄한다고 한다. 아예 활동가들이 현장으로 내려온 것이다.

성현옥관장의 안내로 다문화 가족이 활동하고 쉼터로도 활용되는 '다문화카페'와 '마을기록전시장', '미술체험장', 어린이들이 조그만 판에 그린 손바닥 그림을 전시한 '복도1004갤러리' 등을 둘러보고 차와 한과와 곶감, 딸기 등을 준비한 응접실로 안내 되었다.

▲ 성현옥 관장의 설명을 들으며 '다문화카페'와 '마을기록전시장', '미술체험장', '복도1004갤러리' 등을 둘러보았다. 그녀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공간 운영에 대한 열의에 차있었다. 지역 문화담당 공무원인 그녀의 열정을 보니 아직은 시작 단계인 폐교의 활용 방안이 기대되었다.

성관장은 완주군의 문화와 마을과 관련된 여러 사업들을 소개했다. 참 많이도 한다. 주로 국비로 지원 받은 사업들인데 모든 국비 사업은 지방에서 매칭을 해야 된다.
한 예로 2008년 문화재청 지원사업인 '문화재활용 우수사업'에 선정되어 '완주문화유산! 리얼 생생토크'는 국비3억원에 군비 2억원을 보태 5억원으로 진행시킨 사업이다.

이 사업은 마을에 있는 문화유산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모으고 그것을 공공미술 등으로 풀어내고 디자인 하는 사업이다. 그걸 통해 마을의 얼마 되지 않는 문화유산이라도 충분히 마을의 자산이며 문화적 가치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업이다.

이런 사업이 한 둘이 아니다. 우리 <예마네>에서도 농림수산부가 발주한 '신문화공간 조성사업'에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마을의 기본계획을 짜주었는데, 이 완주군에서도 비비힐 마을(완주군 삼례읍 후정리)이 선정 되었다.

이런 정부 발주 국비사업들이 마을의 주민들에게 진정으로 문화적 혜택을 주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사업들을 통해 주민들의 의식에 자극을 주고 끊임없이 그들에게 문화적인 공동체의 삶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또한 그것이 그들의 자발적인 결정에 의해 수행된다면 그 마을과 주민들, 그들의 후손들에게도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 다과가 준비된 원형 테이블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무원인 성관장과 이야기를 나누니 이제까지 마을탐방에서 만났던 지역민이나 예술가, 활동가들과는 또 다른 쪽의 마을이야기들이 풀어져 나왔다. 문화예술로 함께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자는 것만은 공통분모였다.

그녀는 우리들의 접대에 꽤나 신경을 쓴 모양이다. 마을에서 주민들이 손수 만든 전통과자며, 인근에서 만든 곶감, 딸기 등으로 우리를 대접했다. 우리들이 먹다 남긴 먹거리를 아쉬워하자 그녀는 아예 우리에게 한 보따리 선물을 안겨 주었다.

내가 헤어지면서 마을의 이야기들과 그것을 발굴하고 조사하는 사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자 성관장은 우리를 다음에 대둔산 밑에 '나뭇꾼과 선녀' 설화가 있는 대둔산 밑 마을을 꼭 안내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고 진안으로 출발했다.

▲ 떠나기 전 사진을 남겼다. 왼쪽 두번째부터 유기종 작가, 필자, 성현옥 관장, 채성태 대표.

(예술과마을네트워크 까페http://cafe.naver.com/yem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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