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에 그림책은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렇지만 시각장애아동들은 혼자서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 없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화나 오디오북에 의존할 뿐이었다. 시각장애 아이들이 이미지까지 경험할 수 있는 책은 거의 전무했던 셈이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점자촉각그림책이 출판되지 않았던 까닭은 뭘까? 점자촉각그림책은 양장본에 비해 제작시간은 2배, 제작비용은 4~5배 정도가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
시각장애아동들을 위한 점자촉각그림책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출판되었습니다. 점자촉각그림책이란 그림과 점자를 돋울 새김 하여 손으로 읽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도서출판 창비와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 우리들의 눈이 1년 반 동안의 노력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물입니다.
[민수하 (9세)]
"앞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 아이들이요, 이렇게 튀어나와 있는 거 (손으로 만지고) 무슨 그림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이구 / 도서출판 <창비> 이사]
"보통의 (비장애) 아이들하고 시력이 나쁘거나 눈이 안 보이는 아이들이 같이 보는 책으로 하면 이게 색다른 경험이 되겠다.. 그리고 또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들, 장애라든가 그런 것을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겠다, 아이들한테.."
이제까지 점자를 배우지 않은 미취학 시각장애아동들은 선생님이 읽어주는 동화를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몇몇 단체에서는 수작업을 통해 점자촉각그림책을 만들기도 했지만 많은 장애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는 어려웠습니다.
[엄정순 / 점자촉각그림책 <점이 모여 모여> 작가]
"시각장애아동 어머니가 아이들을 아이들을 위해서 책을 사시고 싶어도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시각장애 아이들도 교보문고 같은 데 같이 가서 어, 내가 읽을 수 있는 책도 있네.. 이런 것들이 그들이 내가 사회에 들어가도 괜찮구나, 내 자리가 있구나, 이런 것들을 느끼는 순간이 아닐까.."
시각장애아동들에게 점자촉각그림책은 세상을 접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정은진 / 한빛맹학교 유치원 선생님]
"(점자촉각그림책은) 손으로도 만질 수 있는 것이 되니까 듣고 만지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이루어져서 점자촉각그림책 같은 경우는 (시각장애) 아이들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그런 책이었던 것 같아요. (시각장애아동) 어머님들도 집에서 점자촉각그림책을 갖고 싶어 하시더라고요."
<점이 모여 모여>와 <나무를 만져보세요>, 이렇게 2권의 책은 처음으로 기계의 힘을 빌려 대량생산된 점자촉각그림책입니다. 시각장애아들이 손으로 만졌을 때 느껴지도록 그림과 점자를 튀어나오게 인쇄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김이구 / 도서출판 <창비> 이사]
"(점자촉각그림책은) 공정이 점자도 찍어야 되고 (돋울 새김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 페이 지가 접혀서 합쳐진 이런 구성으로 되어 있잖아요. 제작방식 자체가 비용을 증가시키는 거죠."
양장본 책에 비해 제작시간은 2배, 제작비용은 4~5배 정도가 더 들어갔습니다. 출판사로서는 손해 보는 장사인 셈입니다.
[김이구 / 도서출판 <창비> 이사]
"사회적으로 (점자촉각그림책) 부분을 지원을 해서 (점자촉각그림책을) 제작할 수 있게 이렇게 그런 것이 모색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저희도 이것이 출혈이 되지만 또 먼저 이렇게 출발을 해서 (점자촉각그림책을) 만들면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고 (점자촉각그림책을) 시각장애 아이들한테 보급 할 수 있게 길이 좀 더 열릴 수도 있겠다.."
외국의 경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점자촉각그림책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국가적 지원으로시각장애아동들과 비장애 아동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기획: 박사야
영상취재: 김미영, 최진훈
편집: 김하얀
제작: 인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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