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연대가 14일 오전 한국경영자총협회 빌딩에서 최저임금의 인상을 촉구하는 기습 점거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를 겨냥해 경총 측의 최저임금 동결안 철회를 압박했지만 4시간 뒤인 12시께 경찰에 연행되며 강제 해산됐다.
알바연대 소속 회원 1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 25분 사다리를 이용해 서울 마포구 경총 빌딩 2층 난간에 올라가 현행 4860원인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할 것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펼치며 시위를 시작했다. 곧 이어 출동한 경찰은 난간이 위험하다며 내려올 것을 요구했지만, 회원들은 "난간보다 더 위험한 것이 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삶"이라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소방관들이 난간 아래 에어매트를 설치하려 하자 회원들이 연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해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들은 "재벌 기업이 수백업 배당잔치를 벌이고 조세피난처로 돈을 빼돌리면서 알바 노동자들은 월 80만 원으로 살아도 되는 줄 안다"면서 재벌기업과 경총의 도덕성을 공격했다. 이들은 또, 경총이 7년 연속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해 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지난 7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는 경총의 동결 주장으로 파행을 겪었다.
알바연대는 현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과 이희범 경총 회장이 13일 스위스 제네바 ILO 총회연설에서 비정형근로 확대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정형근로와 시간제 일자리의 확대는 월 100만 원 받는 노동자를 양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다.
이들은 양극화가 심화된 한국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은 매우 낮은 59%에 머물러 있고, OECD 국가 중 임금 불평등지수도 세 번째로 높다면서 사회 공동체가 유지되려면 기업이 국민들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에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는 경총의 수정안 불가 방침으로 진전 없이 끝났다.
☞ <이미지프레시안>에서 사진 더 보기 |
▲ 오전 8시 25분 서울 마포구 경총 빌딩 2층 난간에 올라서는 알바연대 회원 ⓒ프레시안(최형락) |
|
▲ 건물 진입 과정에서 경비원과 마찰이 일기도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
▲ 한 시위 참가자는 "몸이 아파 병원에 갔는데 치료비 6만원이 아까워 그냥 왔다"면서 알바 노동자의 생활고를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것이 난간에 앉아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
▲ 경찰과 함께 소방차와 119 구조대가 출동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
▲ 소방대원이 경찰의 요청으로 충격방지용 매트를 설치하고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
▲ 에어메트 설치가 연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알바연대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회원들은 2시에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회의 때까지 시위하고 내려오겠다고 했지만 경찰은 결국 시위 4시간만인 12시경 이들을 연행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