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주드>
Hey Jude, don't make it bad
주드(시민 여러분), 비관하지 말아요
Take a sad song and make it better
슬픈 노래를(현실을) 더 낫게 만들면 되잖아요
Remember to let her into your heart
그녀를(김진숙을) 마음속 깊이 받아들여요
Then you can start to make it better
그러면 당신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시작하는 거예요
Hey, Jude, don't be afraid
주드(시민 여러분), 두려워 마요
You were made to go out and get her
당신은 나가서 그녀를(김진숙을) 구하도록 운명지어졌으니까요
The minute you let her under your skin
당신이 그녀를(김진숙을) 잊지 않는 순간부터
Then you begin to make it better
당신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시작하는 거예요
And any time you feel the pain, hey, Jude, refrain
그리고 아픔을 느끼게 되면, 주드(시민 여러분), 참지 말아요
Don't carry the world upon your shoulders
혼자서 어깨 위에 세상을 짊어지고 가지 마세요
Well you know that it's a fool who plays it cool
잘 알잖아요, 바보들이나 쿨한 척하면서
By making his world a little colder
세상을 더 차가운 곳으로 만든다는 것을요
Hey, Jude! Don't let me down
주드(시민 여러분)! 저를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
You have found her, now go and get her
그녀를(김진숙을) 찾았으니, 이제 가서 구해주어요
Remember to let her into your heart
그녀를(김진숙을) 마음속 깊이 받아들여요
Then you can start to make it better
그러면 당신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거예요
So let it out and let it in, hey, Jude, begin
이제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어요, 주드(시민 여러분), 시작하세요
You're waiting for someone to perform with
당신은 함께 실천할 사람을 기다리고 있잖아요
And don't you know that it's just you, hey, Jude,
잘 알잖아요, 그 기다리던 사람이 바로 당신 자신이라는 것을, 주드(시민 여러분)
You'll do, the movement you need is on your shoulder
당신은 실천할 거예요, 필요한 행동은 당신에게 달려 있어요
Hey, Jude, don't make it bad
주드(시민 여러분), 비관하지 마세요
Take a sad song and make it better
슬픈 노래를(현실을) 더 낫게 만들면 되잖아요
Remember to let her under your skin
그녀를(김진숙을) 언제나 마음 깊이 기억해주세요
Then you'll begin to make it better
그러면 당신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시작하는 거예요
Better, Better, Better, Better, Better, Waaa!!
더 나은, 더 나은, 더 나은, 더 나은, 세사아아앙!!
ⓒ정택용 |
The Beatles의 <Hey Jude>를 한진중공업의 해고 노동자들,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 희망버스에 동승한 시민들, 희망버스에 동승하지 않은 시민들을 떠올리며 의역해 보았습니다. 저는 위의 시(?)를 처음에는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 다음에는 《현대문학》이라는 잡지에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세상에 내놓습니다. 글의 운명이라는 것은 신기합니다. 글이 놓이는 자리는 항상 변하고 그 글은 그 자리들을 거치며 끊임없이 완성되어갑니다.
저는 위의 사진을 접하고 나서야 드디어 '그녀(김진숙)'의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니 맞닥뜨렸다는 표현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글을 쓸 때, '그녀'의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위의 글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그녀'는 얼굴을 갖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그 얼굴은 너무 먼 곳에 있었고 표정은 너무 전형적이었습니다. 저는 최근에야 '그녀'의 얼굴을 찾았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았을 때 비로소 '그녀'의 얼굴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데올로기로도, 정치로도, 도덕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모든 것을 아우르고, 또한 넘쳐나는 하나의 얼굴을 알아보았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우리는 무엇을 알아봅니까? 우리는 김진숙의 생김새를 알아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만 다음의 사실들을 알아봅니다: 눈시울이 젖었다.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다. 입술은 부르터 있다. 양미간은 찌푸려져 있다. 그리고 기미들, 아아, 잿빛의 얼룩들이 얼굴 곳곳에 번져 있다. 이 사실들에 덧붙여 또 하나의 절대적인 사실도 알게 됩니다. 그녀는 지금 침묵 속에서 어떤 생각과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우리는 그녀를 사로잡은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대충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마주하는 우리는 그 예상 가능한 생각과 감정에 이끌리지 않습니다. 선동가의 얼굴도 유명인의 얼굴도 아닌 저 맨얼굴, 무언가에 사로잡혀 무방비 상태가 된 그녀의 저 맨얼굴에 우리 또한 무방비로 사로잡힙니다. 무언가에 어찌할 수 없이 사로잡힌 얼굴에 우리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이 사로잡힙니다.
저에게 연대란 그런 것입니다. "어찌할 수 없는 사로잡힘의 연쇄들"이 연대입니다. 우리는 김진숙이라는 예외적 인격에 감화되지 않습니다. 다만 세계의 비참으로부터 떠오르는 인류의 이미지를 한 노동자의 얼굴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세계의 비참을 그대로 비추어주면서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얼굴을 말입니다. 저는 그녀의 얼굴을 볼 때,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 표정을 따라하게 됩니다. 눈가가 뜨거워지고 눈동자가 멈추고 입술이 메마르고 양미간이 찡그려집니다. 그녀의 표정이 저의 얼굴 피부 아래로 스며듭니다. 저는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그녀를 잊을 수 없는 이유, 잊어선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김진숙이고 김진숙이 우리인 것은 그녀와 우리의 이해관계, 그녀와 우리의 도덕이 일치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저 사진 속의 얼굴 표정이 우리 안에 잠재해 있었고, 그 잠재성 속에서 우리는 그녀와 같은 인류, 같은 인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한 노동자의 얼굴로부터 우리 자신의 진짜 얼굴을 '알아보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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