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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벽치기' 신공으로 '채동욱 내연녀'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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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벽치기' 신공으로 '채동욱 내연녀' 취재?

[오늘의 조중동] 과열 넘어 폭주하는 '채동욱 혼외자' 보도

기자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용어 중 '벽치기'라는 게 있다. 문밖에서 귀를 대고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훔쳐 듣는 것을 '벽치기'라고 한다. 국회 원내대표 간 협상 등 비공개자리에서 나오는 대화내용이 궁금할 때 사용하는 불법적인 취재 방식이다. 이 방법은 기자 윤리에 어긋나기에 사용한다 하더라도 분위기 파악 정도로만 이용한다. 기사로 작성하지 않는 게 업계의 '상도덕'이다. 하지만 이것을 깨는 언론은 늘 존재한다.

<중앙일보>는 2일 자 12면 머리기사 "한 달 동안 가만 있으라고… 내 인생은?"을 통해 채동욱 혼외자식을 낳았다고 보도된 임모 씨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임 씨가 몸을 피하고 있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리 주모 씨 소유 아파트 복도에서 '벽치기'한 내용을 그대로 기사로 실은 것. 주모 씨는 임 씨의 외삼촌으로 알려졌다.

<중앙>은 "1일 낮 12시 30분쯤 임 씨와 친척들이 있는 집 안에서 격한 목소리가 복도까지 흘러나왔다"며 "높은 톤의 중년 여성과 경상도 억양이 강하고 더 나이가 든 것 같은 여성 간 대화였다"고 설명했다.

▲ 채동욱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중앙>은 현장 기자가 '벽치기'를 통해 들은 내용을 '워딩' 그대로 보도하기도 했다. <중앙> 보도를 보면 "그 인간이 지금 천하의 거짓말쟁이가 돼서 제정신이 아닌 거야…무엇보다 나쁜 건 자기 자식 부정한 거라고…", "내가 행동하다 보면 노출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세요. 나는 여기서 나가야겠고, 니가 워딩은 하든지 하라고, 그대로 얘기하겠다. 직설적으로… 그 인간 얘기 듣고 행동 취할 거야. 난 언론에 노출될 거야. 여권도 있잖아. 비자 받아서 미국도 갈 거야."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중앙>은 이 같은 대화 내용을 보도하면서 "(대화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되지는 않지만 현장 상황을 종합해 보면 채 전 총장의 지난달 30일 퇴임식과 전 가정부 이모 씨 인터뷰 내용에 대한 채 전 총장의 반박을 보고 분노한 임 씨와 친척 간 대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앙>은 "대화 당사자가 임 씨와 친척이 맞다면 임 씨는 친척 중 누군가를 통해 채 전 총장과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채 전 총장 측에서 아무 대응도 하지 말고 한 달간 칩거해 있으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임 씨 "삶을 망가뜨리는 취재는 안했으면 좋갰다"

임 씨 친척, 임 씨 아들 친구, 학교 선생님, 부동산중개업자 등 그간 이 잡듯 임 씨 신상털기에 주력해온 게 언론이다.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벽치기'까지 동원해 '채동욱 혼외자식' 논란을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열된 언론보도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을 낳은 인물로 지목돼온 임 씨가 직접 나서서 자제를 호소했다. 그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의 처지라든가 나의 입장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직접 인터뷰를 해본 사실도 없는데 주변 이야기만으로 (언론이) 나를 이 세상에서 살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언론재판으로 몰아가서 삶을 망가뜨리는 이런 취재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반발했다.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한겨레><조선>에 보낸) 편지 내용 그대로다. 편지 내용이 의아하든 의아하지 않든 그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저 역시 이런 괴로움을 받으면서 있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0일 편지를 통해 "제 아이는 현재 검찰총장인 채동욱 씨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아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가 가장 걱정된다. 아이가 지금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와 있기 때문에 다른 걱정을 할 여유가 없다"며 "(아이가) 미국에 있어도 인터넷이나 모든 매체를 접하니까 이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아이가 입은 상처는 이 세상 누구도 치유할 수 없다"고 언론의 자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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