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오전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했고, 법무부는 오전 10시 10분을 조금 넘겨 박 대통령이 재가한 '이석기 체포동의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체포동의안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원 포인트' 본회의에 합의하며 체포동의안 처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체포동의안은 본회의 보고 뒤 24시간~72시간 안에 무기명 비밀 투표로 투표를 하게 된다.
이대로라면 3일 오후부터 처리가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현역의원에게 법원 구인장이 발부 될 가능성이 높다.
미온적 태도를 보이던 민주당이 돌아선 배경에는 하나둘씩 드러나는 녹취록 속 이석기 의원의 도 넘은 발언 때문이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이석기 체포동의요구서'에는 이미 알려진 5월 12일 마포구 마리스타교육수사회 강당에서 열린 강연에서 한 발언 이외에도 10일 경기도 곤지암청소년수련회에서 열린 강연 내용이 들어있었다.
|
| ▲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연합뉴스 |
이석기 "도처에서 동시 다발로 전국적으로 전쟁을 준비하자"
이 자리에서 이석기 의원은 "현 정세는 혁명과 반혁명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同(동) 회합이 우리 민족의 새로운 전환을 새롭게 결의하는 대장정을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만회할까에 대한 혁명적 결의를 다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이 의원은 김근래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이 술에 취해 회합에 참석한 모습 등 조직원들의 기강해이 상태와 회합 장소의 보안 상태 등을 이유로 참석자들을 질타한 후 연설을 시작한 지 10여 분만에 참석자들을 해산시켰다.
그는 이 과정에서 "또 소집령이 떨어지면 정말 바람처럼 와서 순식간에 오시라. 그게 현 정세가 요구하는 우리의 생활태도이자 사업작풍이고 당내 전쟁기풍을 준비하는 데 대한 현실 문제라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그는 "3월 5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에서 정전협정을 무효화했다"며 "정전협정을 무효화한다는 것은 전쟁인 거다. 도처에서 동시 다발로 전국적으로 전쟁을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내란음모죄, 적용될 수 있을까
이언주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이석기 사건과 국정원 개혁을 단호하고 엄중하게 별개로 대응할 것"이라며 "만일 언론에 보도된 이석기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논의한 의총에서는 대다수 의원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체포동의안이 발부된다 해도, 이석기 의원에게 채워진 내란음모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시민 전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밝힌 대로 '말로 하는, 그것도 돈키호테처럼 철 지난 병정놀이하는 건데 거기에다 내란음모 혐의를 씌우는 것은 황당한 정치공작에 불과하다'는 여론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앞서 공개된 녹취록에는 "정규전의 전면전이 아닌 비정규전 이런 상태가 앞으로 전개될 것이다. 현실은 힘과 힘의 싸움이다. 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시작된 전쟁은 끝장을 내자. 어떻게? 빈손으로? 전쟁을 준비하자"는 내용이 나온다.
평택에 있는 유류저장시설을 언급하며 "우리가 조사하고 검토한 바로는 경비가 엄하진 않았는데 그 안에 들어가서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전시상황이라든지 중요한 시기에는 우리가 통신과 철도, 가스, 유류 같은 것을 차단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내용까지 있다.
내란음모죄는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을 모의한 경우에 적용된다. 다수 사람이 모여 폭동을 모의하고 국헌 문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내란음모죄가 적용될 수 있다.
녹취록, 적법절차에 따라 수집됐나
지금까지 언론과 국회 등에 공개된 이석기 발언 녹취록을 보면 전쟁 대비책, 특정 지역 국가기간망 타격 등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비춰 헌정질서를 어지럽힐 목적에는 부합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하지만 유효성이 논란이다. 내란음모죄가 적용되려면 한 지역의 평화를 해할 정도의 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130여 명을 모아 놓고 무장봉기를 논했다는 게 체제를 전복시킬 정도의 폭동을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보다도 국정원이 녹취록을 적법절차에 따라 수집했는지도 논란거리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녹취록을 획득했다면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정원은 법원 영장에 따른 정상적인 감청 결과로 얻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통합진보당에서는 국정원에 거액을 받은 당원이 녹취록을 작성했다며 불법적으로 수집한 자료라고 맞서고 있다.
녹취록이 증거로 채택된다 해도 내란을 실현할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담긴 물증 또는 이석기 의원 등이 북한으로부터 지령을 받거나 밀입북 등의 방법으로 북한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보여주는 정황이나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 내란 음모 혐의 판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석기 내란죄' 관련기사
(☞ 이석기 내란죄 수사…지방선거 겨냥한 김기춘 작품?)
(☞ 보수단체, 통진당 난입·폭행…이석기·이정희 '화형식')
(☞ 이석기 "저에 대한 혐의내용 전체가 날조")
(☞ 이석기 '내란예비음모죄' 적용 가능할까?)
| <저녁 뉴스 브리핑> - 이석기, 체포동의안 내용 부인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자신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와 관련, "혐의는 내란음모인데, 동의안 사유는 철저히 사상검증, 마녀사냥"이라고 말했다. 내란음모에 관련한 단 한 건의 구체적 내용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체포동의안 처리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 이석기 "체포동의안은 국정원 날조 무마용...마녀사냥") - 이석기, 녹취록 해명 두고 오락가락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가 제기되면서 이 의원 본인과 진보당은 연일 해명에 나서고 있다. 녹취록 전문이 공개되면서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말이 달라지거나 의혹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 이석기 사건 의혹과 해명…'오락가락·말바꾸기') - 검찰, '전두환 비자금 의심' 전두환 사돈 회사 수수색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인 동아원과 관련 업체, 관련자 자택 등 11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동아원과 관련사 등의 경우 전 전 대통령 삼남 재만 씨와 관련돼 있다. 이희상 동아원 회장은 재만씨의 장인이다. 재만 씨는 결혼 이후 장인인 이 회장에게서 '결혼 축하금' 명목으로 16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넘겨받았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 비자금 의혹, 전두환 사돈 동아원 압수수색) - 코레일, 적자 메우기 급급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용산개발사업 실패와 수서발 KTX 민영화에 따른 적자보전을 위해 1인 승무원제 확대, 아웃소싱 확대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정부에 보고했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 코레일, 인력 줄이고 위탁 늘려 적자 메우기 급급) - 식약처장, 수산물 시식하며 방사능 위험 우려 불식 노력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수입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오염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식약처장이 수산물을 시식하면서 철저한 방사능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선 것. 그러나 국민 불안을 덜기 위해 전면적인 수입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관련기사 바로가기 : 정부, 일본 수산물 방사능 오염 불안 잠재우기 안간힘)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