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개편되는 외교안보라인의 윤곽이 드러났다. 외교, 통일, 국방, 국정원 등 4개 부처 장관 후보군이 2~3배수까지 좁혀졌다.
먼저 외교부 장관 후보로는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이 여전히 유력한 가운데 김하중 주중대사,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 등 3명으로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장관에는 역시 김하중 주중대사, 이재정 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거명되고 있다. 국방부 장관에는 김장수 현 육군참모총장, 배양일 전 공군참모차장 등 군출신 인사와 문민출신인 장영달 우리당 의원이 후보군에 포함됐다.
또한 국정원장에는 김만복 현 1차장, 윤광웅 국방장관, 이종백 서울고검장이 후보군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오는 목요일(11월 2일) 경 확정 발표를 할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외무관료냐 정치인 출신이냐
관계자는 29일 "지금 거명되는 후보들은 다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지만 외교부 장관의 경우는 송민순 실장이 선두에 서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한 청와대 외교안보실장 후보군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송 실장을 축으로 해서 결정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송 실장이 외교부로 옮겨가지 않을 경우 현 안보실 시스템은 그대로 가는 것이고 송 실장이 옮겨갈 경우 그에 맞춰서 개편한다는 것.
후보군에 포함된 인사들은 저마다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다. 외교부와 통일부 두 군데다 이름을 올려 저력을 과시한 김하중 주중대사의 경우 외무고시 7회로 이전 정권에서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을 뿐더러 중국대사를 오래하면서 대북라인도 형성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김 대사가 통일부 장관으로 옮겨 갈 경우 반기문 장관 당시부터 형성된 외교부 초강세가 더 굳어져 '뒷말'을 남기기 쉽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외교부장관, 청와대안보실장, 주미대사, 주중대사, 주러대사 등 주일대사를 제외한 모든 포스트가 외무고시 출신이다.
이재정 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경우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중량감 있는 정치권 인사로 통일부에 대한 외풍을 막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군 세대교체냐 문민장관이냐
국방부 장관의 경우 청와대가 군 세대교체 및 개혁 가속화냐 최초의 문민장관이냐를 두고 마지막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의 경우 대통령의 신임이 워낙 두터운 데다가 국방개혁 2020을 순조롭게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5,6 공 이후에는 현역 군인이 옷을 벗고 바로 장관 자리로 옮겨간 경우가 드물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다.
배양일 전 공참차장의 경우 군대 신망이 두텁고 해군 출신인 윤광웅 전 장관에 이어 공군 출신도 장관 자리에 앉을 때가 됐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중량감 면에서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국방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장영달 의원은 자신도 강력하게 희망하고 이제는 최초의 문민장관이 나올 때가 됐다는 의견이 적지않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북핵 사태로 인해 아직은 군 출신 인사가 국방부를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높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국정원, 최초의 공채출신 원장이냐 대통령 측근이냐
국정원도 방정식은 복잡하다. 김만복 1차장이 원장으로 승진할 경우 최초의 공채 출신 원장 시대를 열게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권 말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광웅 장관의 경우 애초부터 강력한 후보였지만 본인도 '쉬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고 어쨌든 북핵실험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당과 보수언론의 강력한 반대가 불을 보듯 뻔 하다는 점이 고려대상이다.
최근 강력히 부상하고 있는 이종백 서울고검장의 경우 대통령의 사법고시 동기로 신임이 남다르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이는 거꾸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효숙 헌법소장 내정자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대통령 사시 동기냐, 8인회가 다 해먹냐'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는 것. 특히 야당에서는 대선을 앞둔 중립성 문제를 강력히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안보실, 장성, 검찰 후속 인사 불가피
복잡했던 외교안보라인 인사가 이처럼 2~3배수로 가닥을 잡으면서 내주 중순이면 확정이 되겠지만 후보군들이 갖고 있는 장점과 약점, 국회의 반응 등으로 인해 청와대는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하지만 송민순 외교안보실장이 축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또한 국방부 장관이나 국정원장 인사는 군 고위장성 인사, 검찰인사로 연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연말을 앞두고 관가에는 일찌감치 한바탕 인사 태풍이 몰려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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