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누리당 대표, '황(黃) 씨' 아닌 '윤(尹) 씨'냐"

"윤상현·남재준·이정현, 국정농단 3인방"

"새누리당 대표의 성이 '황 씨(황우여)'나 '최 씨(최경환)'가 아니라, '윤 씨(윤상현)'라는 흉흉한 소문이 있다"

민주당이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권 내 강경파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의 장외 투쟁을 "자폭 행위"로 매도하며 "두 지붕 두 가족" 등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한 윤 수석부대표의 발언이 '금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2일 국회 브리핑에서 "여권에 신(新) 국정 농단 3인방이 있다"며 윤상현 수석부대표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정조준했다.

앞서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 역시 전날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허화평, 허문도, 허삼수 등이 '쓰리(3) 허'로 불리며 국정을 농단했는데, 지금도 이에 못지 않은 세력이 있다"며 이들을 지목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대변인은 "국회 운영의 한 축인 새누리당이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이 아니라 오로지 대통령의 눈치만 살피는 친박 세력이 장악해 정치결사체가 아닌 박근혜 '옹위 결사체'로 전락해 버린 것은 보기에도 딱하다"며 "'옹박(擁朴)부대'로 전락한 새누리당의 옹색함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가 그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윤 수석부대표를 겨냥해선 "새누리당 당 대표의 성이 황 씨나 최 씨가 아니라 윤 씨라는 흉흉한 소문을 확인이라도 하듯 제1야당 대표의 기자회견에 맞불을 놓고, 막말을 일삼는 윤상현 수석의 금도를 넘는 행위는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한다"고 질타했다. 친박계 핵심으로 불리는 윤 수석부대표가 이른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만 믿고 도를 넘는 처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야당을 존중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국회 운영을 이끌어야 할 자신의 역할을 망각한 채 여당에게 막말하고 협상을 뒤엎어 민주당을 거리로 내몰았다"고도 비판했다.

앞서 윤 수석부대표는 지난달 31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장외 투쟁 선언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한 지붕 두 가족'이 아니라 '두 지붕 두 가족'이 되는 야당발 정계 개편이 신호탄이 될까 안타깝다"며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을 거론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예민한 문제인 '안철수 신당 분열'까지 에둘러 거론하면서 민주당을 자극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곧바로 윤 수석부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부글부글 끓고 있는 분위기다.

그간 윤 수석부대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국면과 국정원 국정조사 국면에서 강경론을 고수하며 야당에 대한 독설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내는 등 새누리당의 '대야(對野) 투쟁'을 사실상 주도해왔다. 때문에 새누리당 내에서도 '친박 실세'로 불리는 그가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황우여 대표보다 영향력이 강한 '실세'라는 뒷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연이은 '강경 발언'으로 민주당까지 격하게 반발하자, 윤 수석부대표는 발언 수위 조절에 나선 분위기다. 불과 이틀 전까지는 민주당의 장외 투쟁이 "자폭 행위", "계파 위로용"이라고 맹비난하며 '협상 최후 통첩'까지 던졌던 그는 2일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선 "지금까지 우리 새누리당은 한 날 한 시도 대화와 타협을 멈춘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발언의 수위를 한껏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