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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ㆍ권영세ㆍ김무성 발언 비교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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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ㆍ권영세ㆍ김무성 발언 비교해 보니…

민주, 권영세 '盧 대화록' 불법 열람 정황 2차 폭로

지난해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권영세 주중대사가 집권 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겠다는 시나리오를 마련해 놓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권 대사가 당시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입수해 열람한 정황이 추가적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이른바 '권영세 녹취록'을 폭로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녹음 파일에 담겨 있던 권 대사의 대화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권 대사는 지난해 12월10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만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담긴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언급했다. 전날 박범계 의원이 "권 대사가 구체적으로 3개의 패러그래프(단락)에 해당하는 남북정상회담 관련 이야기를 한 것으로 돼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전문과 거의 일치한다"고 말한 것의 구체적인 내용인 셈이다.

▲ 권영세 현 주중대사. ⓒ연합뉴스
박 의원은 당시 권 대사가 "내가 5년간 외국 정상들을 만나면서 북한의 대변인이 돼서 더러운 역할을 해 왔다", "방코델타아시아인가? 이게 실책이다", "나도 제국주의에 대해서 굉장히 나쁜 생각을 갖고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NLL 문제는 영토 문제가 아니고 그거는 말이 안 되는 얘기다", "누구는 뭐 헌법적인 분야라고 그러는데 절대 헌법적인 게 아니다.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표현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모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담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들과 동일한 내용이다.

앞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냈던 김무성 의원도 지난해 12월14일 부산지역 합동유세 현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NLL 대화록을 대부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낭독한 사실이 드러나 '사전 열람 의혹'을 뒷받침했다. (☞관련 기사 : [단독] 김무성 12월14일 'NLL 발언' 전문)

박 의원은 "권영세 대사의 녹음 파일을 김무성 의원의 (부산 유세와) 비교해 봤다"며 "놀랍게도 너무나 유사했다"고 말했다.

노무현-김무성-권영세 발언, 비교해 보니…

실제 두 인사가 비슷한 시기에 했던 발언을 비교해 보면 △외국 정상을 만나 북측의 대변인 역할을 했다는 대목 △방코델타아시아가 미국의 실책이라는 대목 △NLL은 헌법 문제가 아니고 얼마든지 맞서나갈 수 있다는 대목 △NLL문제는 영토 문제가 아니라는 대목 등에서 일치한다.

특히 김무성 의원의 '부산 유세' 발언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실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과 정확히 일치한다. 당시 김 의원은 "전 국민이 최고의 관심을 갖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가서 한 굴욕적인 발언에 대해 제가 오늘 대한민국 대표로 이 자리에서 공개하겠다"며 문서를 꺼내들고 7분간 대화록 내용을 낭독했었다.


다만 권 대사의 발언은 내용적으로 같지만 표현 등에서 차이가 있는데, 이는 권 대사가 김 의원처럼 대화록을 '낭독'한 것이 아니라 식당에서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대화록의 내용을 언급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권영세, 김무성 두 분의 발언은 결코 대화록을 읽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얘기"라며 "새누리당이 '카더라'라고 하는데, 정말 죄송하다. 진짜라서 미안하다. 이 녹음 파일에 나와 있는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고 너무나 놀랍게도 (정상회담 대화록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박 의원의 폭로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두 인사가 모두 대선 전 국가기밀 문건이던 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열람했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한편 박 의원은 새누리당이 '도청 전문 정당'이라고 민주당을 몰아붙인 것에 대해 "심각한 명예 훼손"이라며 "이 녹음 파일은 결코 도청되지 않았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한 사람에 의해 녹음됐고 그것이 민주당에 입수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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