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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일가의 수백 억대 골육상쟁, 그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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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태우 일가의 수백 억대 골육상쟁, 그 속사정은?

[정책쟁점 일문일답] <30> 김옥숙 씨가 검찰에 탄원서를 낸 속내

1. 최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씨가 검찰에 탄원서를 냈는데요. 이것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탄원서에는 주로 어떤 내용이 들어 있습니까?
⇨ 지난 14일 김옥숙 씨가 검찰에 탄원서를 냈는데요. 그 주요 내용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친동생인 노재우 씨, 그리고 과거에 사돈 관계에 있었던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을 겨냥한 것입니다. 김옥숙 씨는 이 탄원서에서 검찰이 하루라도 빨리 이들에게 맡겨진 노 전 대통령의 재산을 환수해서, 자신들이 추징금을 완납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2. 지금 남아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은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 노 전 대통령은 1997년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으로부터 2628억 원의 추징금을 선고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15년 사이에 2397억 원을 납부해서 231억 원이 미납 추징금으로 남아 있습니다.

3. 법적으로 추징금 납부 의무는 당사자가 사망할 경우 가족들에게 승계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옥숙 씨가 추징금 납부에 적극성을 보이는 이유는 뭡니까?
⇨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재산을 더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추징금을 집행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안겨 주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은 231억 원입니다. 그런데 지금 노 전 대통령 측은 노재우 씨에게 맡긴 재산이 120억 원, 신명수 씨에게 맡긴 재산이 654억 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소망대로 노재우 씨와 신명수 씨에게 맡긴 재산 774억 원이 고스란히 집행 가능한 상태로 살아 있다면, 그리고 검찰과 법원이 이 재산의 실소유주가 노 전 대통령이라 확인해 준다면, 이들은 231억 원의 미납 추징금을 내고도 나머지 500억 원대(최대)의 재산을 자신들 수중에 넣을 수 있습니다.

4. 노재우 씨와 신명수 씨에게 맡긴 재산 774억 원이 고스란히 집행 가능한 상태로 살아 있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요?
⇨ 물론 그렇습니다. 두 사람에게 맡긴 재산 774억 원이 고스란히 집행 가능한 상태로 살아 있다는 보장이 없고, 또 검찰과 법원이 이 재산 중 상당 부분을 노 전 대통령 소유라 확인해 준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러나 774억 원의 재산 중 일부만 집행 가능한 상태로 살아 있다 하더라도, 또 검찰과 법원이 그중 일부만이라도 노 전 대통령 소유라는 것을 확인해 준다면 실보다 득이 크다는 것이 노 전 대통령 측의 판단입니다. 검찰이 적극적으로 두 사람에게 맡겨진 노 전 대통령 재산 추적에 나설 경우 그만큼 본인이 직접 내야 하는 미납 추징금 규모가 줄어들고, 또 검찰이 두 사람에게 맡겨진 자신의 재산을 충분히 추적하여 미납 추징금 이상의 재산이 자신의 것임을 확인해 줄 경우 그 차액만큼의 재산이 자신의 수중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세간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아 그 차액이 최소한 100억 원 이상일 것이라는 의견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5. 노태우·노재우 형제가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전투구를 불사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2010년에 대법원은 노재우 씨와 신명수 씨 재산 중 일부의 실소유주가 노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지 않았나요?
⇨ 2010년 대법원은 노재우 씨와 신명수 씨에게 이들 재산 중 일부가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연관이 있으므로 각각 120억 원과 230억 원을 국가에 납부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검찰은 노재우 씨에게서 수십 차례에 걸쳐 53억 원을 환수했고 신명수 씨에게서는 5억 원을 환수했습니다.

6. 노재우 씨에 대한 재산 환수액에 비해서 신명수 씨에 대한 환수액이 지나치게 적습니다.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 노재우 씨와 신명수 씨 모두 버티면 버틸수록 경제적으로 더 큰 이익인데요. 노재우 씨보다 신명수 씨가 더 강하게 버티는 것은 그가 재벌 회장 출신으로 다수의 법률 전문가와 회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7. 노재우 씨와 신명수 씨 모두 버티면 버틸수록 경제적으로 더 큰 이익이라는 근거가 있나요?
⇨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지금 현 시점에서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은 231억 원입니다. 그런데 추징금 부과 대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재산은 노재우 씨의 재산 120억 원과 신명수 씨의 재산 654억 원, 도합 774억 원에 이릅니다. 결국 추징금을 집행해야 하는 검찰 입장에서는 774억 원의 재산 중에서 비교적 집행이 용이한 재산을 골라 231억 원만 집행하면 자신들의 노태우 추징금 집행 임무는 완전히 끝납니다. 그럼 774억 원의 재산 중에서 231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500억 원대의 재산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그것은 검찰의 노태우 추징금 집행 임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되다 보니 노태우 부부와 노재우 씨, 그리고 신명수 씨 모두 최대 500억 원대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들 중 검찰의 추적에 쉽게 백기를 들어 231억 원의 미납 추징금 중 일부를 내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고, 검찰의 눈을 피해 최대한 잘 버티는 사람은 엄청난 이익을 보는 상황이 된 겁니다.

▲ 노태우 전 대통령(자료 사진). ⓒ연합뉴스

8. 노태우 전 대통령과 그의 친동생인 노재우 씨는 그동안 감정의 골이 많이 깊어진 것 같지요?
⇨ 노태우·노재우 형제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급기야 지난 13일에는 노재우 씨 측이 KBS를 통해 두 가지 폭로를 했는데요. 하나는 현재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재헌 씨 소유로 되어 있는 연희동 사저 1필지에 대한 것입니다. 노재우 씨 측은 이 건물과 토지가 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으로 구매해 재헌 씨에게 넘겨준 것이라는 것이라 폭로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재헌 씨 소유로 되어 있는 대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노재우 씨 측은 이 역시 노 전 대통령이 매입한 후 아들에게 소유권을 넘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재우 씨 측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치명적인 약점을 골라 폭로를 하는 것은 그만큼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9. 양측은 냉장업체인 주식회사 오로라씨에스의 실소유권을 두고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지요?
⇨ 노 전 대통령은 불법으로 조성한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1988년과 1991년 두 차례에 걸쳐 비자금 120억 원을 동생 재우 씨에게 맡겼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서는 노태우·노재우 형제 모두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노재우 씨가 소유하고 있는 오로라씨에스의 실소유권을 두고 양자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노 전 대통령은 재우 씨가 자신으로부터 받은 120억 원 전부를 투자하여 오로라씨에스를 세웠기 때문에 이 회사의 실제 소유주는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재우 씨 측은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120억 원 가운데 극히 일부인 28억 원으로 회사를 세운 뒤 수차례 증자 과정을 거치면서 회사를 키워왔기 때문에 회사의 실제 소유주 역시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0. 양측이 이 문제로 다툰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 1999년부터입니다. 1999년은 노재우 씨가 검찰로부터 소송을 당해 120억 원을 국가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은 해인데요. 당시 재우 씨의 아들 호준 씨는 120억 원을 국가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자, 이것을 피하기 위해 회사 보유 부동산을 자신의 유통 회사에 헐값으로 넘겨 버립니다. 이와 같은 호준 씨의 행태에 분노한 노 전 대통령은 동생 측이 배임 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고 소송전에 돌입하게 됩니다. 노 전 대통령이 이렇게 강하게 대응한 것은 동생이 추징금 납부를 기피하게 되면 자신이 그만큼의 추징금을 더 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11. 동생인 노재우 씨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노 전 대통령의 어떤 행동이 노재우 씨를 화나게 한 겁니까?
⇨ 노재우 씨를 화나게 한 것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120억 원 가운데 일부인 28억 원으로 회사를 세웠는데 노 전 대통령이 그것을 통째로 달라고 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노 전 대통령이 654억 원의 비자금을 맡긴 사돈, 즉 신명수 씨에게는 돈을 달라고 하지 않으면서 동생인 자신에게만 돈을 달라며 소송을 남발했기 때문입니다.

12. 노태우 전 대통령은 동생에 대해서는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 사돈에 대해서는 관대했습니다. 이것이 동생으로 하여금 강한 불만을 갖게 했는데요. 노 전 대통령이 이런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이유는 뭡니까?
⇨ 올해 초까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 씨와 신명수 씨의 딸은 법적으로 부부 관계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은 이들 부부가 2010년 이혼 소송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사돈인 신명수 씨에게 관대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아마도 사돈인 신명수 씨의 재산이 이들 재헌 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노 전 대통령의 이런 이중적 태도는 동생인 노재우 씨에게는 큰 불만 요인이 되었습니다.

13. 2010년 재헌 씨 부부가 이혼 소송에 들어갔을 때 노태우·노재우·신명수 세 사람의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요?
⇨ 2010년 6월 재헌 씨 부부가 이혼 소송에 들어가자마자 노태우 전 대통령은 사돈인 신명수 씨를 향해 포문을 열었습니다. 자신이 대통령직에 있을 때 신 씨에게 비자금 654억 원을 맡겼는데, 신 씨가 이 돈으로 불린 재산을 자신의 동의 없이 처분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겁니다. 이미 검찰은 1995년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당시 비자금 가운데 230억 원이 신 씨에게 건네진 사실을 확인한 바 있는데요. 진정서 내용대로라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자금 424억 원이 더 있다는 것을 노 전 대통령 스스로 밝힌 셈입니다.

14. 최근 노재우 씨 측 변호사는 "검찰이 과거 수사 기록만 제대로 확인해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완납이 가능한데 검찰에 수사 의지가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 노재우 씨 측 변호사는 1995년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 사건 수사 기록만 검토해도 노 전 대통령의 재산이 동생인 재우 씨를 거쳐 노 전 대통령의 자녀들에게 무상으로 소유권 이전이 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몇 가지 폭로를 하고 검찰의 수사 의지 부족을 질타했는데요. 검찰로서는 상당히 아픈 대목입니다. 앞에서도 소개했듯이 노재우 씨 측은 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으로 연희동 사저 1필지와 대구 아파트 한 채를 아들인 재헌 씨에게 사 주었다고 폭로했는데요. 과연 검찰이 이 정도 사실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을까요? 만약 노재우 씨 측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검찰은 국민들의 거센 비난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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