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원세훈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불구속 기소'라는 점에 대해선 강한 유감을 표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수사 방해 행위'에 굴복한 타협의 결과라는 것이다.
김관영 대변인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 직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두 명에 대한 불구속 결정이 검찰의 독자적인 판단이 아닌 사실상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따른 타협의 결과라면, 법과 원칙에 의한 수사를 공언했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정권의 눈치를 보던 과거의 정치검찰과 무엇이 다른지 심히 의심스럽다"며 "검찰의 앞날이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대변인은 "국정원 댓글 사건은 민주주의의 골간이 되는 대통령 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한 중대한 국기 문란 사건"이라며 "그럼에도 불구속 처리를 했다는 것은 국민적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또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 인멸이 명백한 사안에서 구속 수사를 하지 않는 것은 형사소송법의 기본 원칙에도 맞지 않다"며 "이는 황교안 장관의 지속적인 수사방해 행위에 굴복한 것이란 국민적 의혹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황교안, 곽상도는 사퇴하라"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례적으로 검찰 수사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검찰수사를 방해하고 그 결과 두 사람의 신병을 구속하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청와대에 있다"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일련의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구속하지 못한 이유는 현 정권이 MB정권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라는 세간의 의혹과 평가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이번 검찰수사발표는 '이명박근혜'라는 실체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구속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죄질이 나쁜 김용판 전 청장의 구석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소문대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과의 빅딜때문인가, 아니면 김 전 청장의 배후에 막강한 실세가 버티고 있다는 의혹인가, 아니면 배후를 폭로하겠다는 김용판 전 청장의 협박 때문인가"라고 반문한 뒤 "검찰은 여기에 답해야만 한다"고 검찰을 압박했다.
조해진 "야당이 대놓고 수사에 개입했다"
새누리당은 야당 지도부가 검찰에 노골적인 수사압력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계인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평소 검찰의 중립을 외치던 야당이 대놓고 수사에 개입하고 압력을 가했다"며 "수사지휘를 하고 심지어 구속까지 요구하는 것은 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야당의 행동은 법질서를 뒤흔드는 행위"라며 "야당 지도부가 나서서 검찰이 원세훈 전 원장에게 선거법을 적용하지 않으면 재정법안을 신청하겠다는 것은 노골적인 수사 압력이고 수사지시에 가까운 행동"이라며 "재정신청을 무기로 사전에 특정방향으로 수사를 압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정치권의 권한남용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검찰은 정도에 벗어난 행동으로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며 "언론 검찰은 언론 플레이로 말하지 말고 수사 결과로 말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