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의당 강동원 의원(전북 남원·순창)이 2일 탈당을 공식화해 '안철수 신당행(行)'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강 의원 본인은 "타이밍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며 민주통합당 입당과 신당 모두에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탈당을 결심했었다"는 그가 아직까지도 민주당 입당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점에서 미뤄볼 때 안철수 신당에 좀 더 무게를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이날 오전 당 지도부에 탈당 의사를 공식 전달한 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그동안 몸 담았던 진보정의당을 떠난다"며 "정치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임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 현실이 바로 전북의 정서이자 (지역구인) 남원·순창의 민심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지역구 남원·순창엔 진보정의당 당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런 현실에선 2014년 지방선거에 단체장, 지방의원 후보를 단 한 사람도 내세울 수 없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단 한 사람의 후보도 내세우지 못한다면 당과 저의 존재 가치는 실종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작금의 지역 민심은 '당을 탈당하라'는 것이었다"며 탈당 이유로 지역구의 요구를 꼽았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당분간 무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민심을 수렴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안철수 신당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철수 신당과는 무관하게 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공교롭게도 타이밍이 이렇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강 의원의 탈당 회견만 뜯어봐도 민주당 입당보단 신당에 무게를 둔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 의원은 지역구 민심을 묻는 질문에 "지금 호남 민심은 (민주당이) 이 상태로 가면 안되다는 것"이라고 했고, 안철수 신당 합류 가능성을 재차 묻자 "여러 여론을 수렴해 객관적인 절차를 밟는다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지난해 통합진보당 사태 당시 탈당을 한 차례 고려하고 지난해 12월 탈당을 최종 결심했다는 그가 안철수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뒤인 지금에서야 탈당을 공식화해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정작 안철수 의원 측은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전날 취재진과 만나 강 의원의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지 않았다"며 "(신당 창당은) 진도가 너무 많이 나간 이야기"라고 답했고, 이날도 강 의원의 거취에 대해 "제가 직접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강 의원이 안 의원 쪽으로 합류할 경우 호남의 정계 개편이 가시화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호남에서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강 의원 스스로도 내년 지방선거의 공천권을 언급하며 정당행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한편, 강 의원의 탈당으로 의석수가 6석에서 5석으로 줄어든 진보정의당은 "진보정의당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헤쳐 나가자고 수차례 만류했지만 강 의원의 탈당을 막지 못했다"며 강 의원을 향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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