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국회 입성 후 첫 수순인 상임위원회 배정부터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다. 안 의원은 국회 입성 닷새째인 29일까지도 상임위원회를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함께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의원이 각각 국토교통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배정된 것과도 대비된다.
안 의원의 발목을 잡은 것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안랩 주식 186만주(지분 18.57%)다.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안 의원의 경우 전임 의원인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의원의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 배치되는 것이 관행이지만, 안 의원 쪽은 정무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국회의원은 소속 상임위와 관련된 주식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안 의원이 정무위에서 활동하려면 갖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 경제 관련 상임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당초 안 의원은 보궐선거 당선 직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조차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교문위 소속 비교섭단체 의원으론 진보정의당 정진후, 무소속 현영희 의원 등 2명이 이미 배정돼 있어 이들이 상임위원회를 바꿔주지 않는 한 무소속인 안 의원이 들어가기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통상 국회 상임위원회는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별로 인원이 배정돼 있어, 무소속인 안 의원은 비교섭단체 의원 간에만 상임위 조정이 가능하다. 정당 소속 의원이라면 같은 당 소속 의원과 비교적 손쉽게 상임위를 교체할 수 있지만, 무소속인 안 의원의 경우 그조차도 녹록치 않은 상태다. 결국 안 의원 입장에선 개별 의원들을 접촉해 "상임위를 바꿔 달라"고 '읍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
정치권 일각에선 안 의원이 주식을 매각하고 관례대로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안 의원이 주식을 신탁하고 당당하게 정무위에 들어오는 것이 옳다"며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에 나와서 당선됐으니 당연히 정무위에 들어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의원실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정무위 쪽엔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면서도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엔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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