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인사 파행'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 회의조차 열지 못했다. 최고위원 절반 이상이 회의에 불참한 탓인데, "정부가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이한구 원내대표의 일침은 새누리당 스스로에게 먼저 던져야 할 비판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에 참석한 최고위원은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단 2명. 당 최고 의결집행기구인 최고위는 당 대표와 4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9명으로 구성되지만, 이정현 전 최고위원의 청와대행(行)과 진영 전 정책위의장의 입각 등으로 3명이 공석인 상태다. 결국 6명의 최고위원 중 과반 이상인 4명이 결석해 의결 정족수마저 채우지 못한 것.
일단 최근 본회의장에서 '스마트폰 누드 검색'으로 구설수에 오른 심재철 최고위원이 회의에 불참했고, 유기준·정우택·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출장 등을 이유로 나란히 불참했다.
▲ 오늘 회의는 단 둘이? 박근혜 정부의 인사 파행 등 현안이 쏟아진 25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의결 정족수조차 채우지 못했다. '스마트폰 누드 검색'으로 구설수에 오른 심재철 최고위원을 비롯해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
때문에 이날 시급히 논의해야 했던 4.24 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기초의원 무공천 문제 등은 이날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회의가 무산됐다. 지난주 회의에서 최고위원간의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해 이날로 논의를 미뤘지만, 또 다시 기약없이 미뤄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주부터는 정부가 제대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이날 이한구 원내대표의 발언이 군색해 보이는 이유다.
정작 '조촐하게' 모인 당 지도부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 파행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공직 내정자 스스로 결함이 많다면 공직 제안을 수용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상일 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도대체 인사 검증을 어떻게 했기에 이런 일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인지 청와대는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 출범을 발목 잡는" 야당에 대한 비판도 뺴놓지 않았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지난 몇 달 동안 국회는 직무유기를 했고 국민들을 실망시켰다"며 "이제부터는 여야 모두 정치권에서 스스로 신뢰받는 행동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직무유기'. 이날 최고위 회의조차 성사시키지 못한 새누리당 지도부에 돌려줄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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