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만수 사퇴 쇼크, 새누리당도 "청와대 반성해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만수 사퇴 쇼크, 새누리당도 "청와대 반성해야"

"부실 검증 책임자 문책해야"…자고나면 줄사퇴 새누리당 곤혹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25일 자진사퇴했다. 지명된 지 11일 만이다. 한 내정자가 이날 사퇴한 데에는 최근 잇달아 터진 세금 관련 의혹이 치명적이었다. 한 내정자 사퇴로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 부실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 후보자는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일념에서 공정거래위원장 후보 지명을 수락하고 성심을 다해 청문회와 직무 집행을 준비해 왔다"며 "그러나 저의 공정거래위원장 직 수행의 적합성을 놓고 논란이 제기돼 국회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채 장시간이 경과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저는 이 시간부로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지위를 사퇴하고, 본업인 학교로 돌아가서 학자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 내정자는 이날 언론에서 국외에 비자금 계좌를 운용하며 거액의 탈세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곧바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만수 내정자. ⓒ연합뉴스

각종 논란이 휩싸였던 한만수 내정자, 결국엔…

한 내정자는 청와대 발표 직후부터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크게 자질 논란, 대형로펌 경력과 100억 원을 넘는 재산, 소득탈루 의혹 등 3가지였다. 한 내정자는 세법 전문가로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해 대부분 연구실적이 세법과 관련된 것이었다. 공정거래 분야와 무관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공정거래위원장이 되려는 자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 또는 소비자 분야에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앤장 등 대형로펌에서 23년간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대기업 입장을 변호해왔던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내정자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 국세청과 공정위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을 대리하기도 했다. 대기업을 옹호해온 인사가 '경제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 수장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IBM 등 글로벌기업이나 환율 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와 관련한 소송 등에서 김앤장을 상대해야 했던 중소기업인과 외환은행 노조 등이 한 내정자 반대 기자회견을 계획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 내정자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8년간 매년 소득을 실제보다 줄여 신고하다 적발돼, 2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일까지 드러났다. 한 내정자가 공정거래 분야의 비전문가이고, 김앤장 등 대형 로펌의 변호사로서 수많은 대기업을 변론해와 경제민주화 공약 실천의 핵심부처인 공정위의 수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세금 탈루 문제까지 제기돼 논란이 더욱 커졌다.

결국 한 내정자는 국외에서 수년에 걸쳐 수십억 원에 이르는 비자금 계좌를 운용하며 거액의 탈세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스스로 사퇴했다.

청와대 '불통' 인사가 인사 '참사'로 번져

한 내정자가 제기된 각종 의혹을 버티지 못하고 자진사퇴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인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한 내정자 자진 사퇴로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과 취임 이후에 직접 지명한 고위 공직자 가운데 6명이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등 새 정부 출범 후 한 달간 고위직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이 때문에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포함한 인사 검증 라인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할 것 없이 관련자 문책과 함께 인사시스템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만수 내정자의 사퇴에 관해 "내정자 스스로 결함이 많다면 공직자를 수행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결함을 결함으로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법과 윤리에 둔감한 사람이라면 고위공직을 담당할 능력이 없다고 하는 귀중한 경험과 선례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인사 '참사'에 대해 "제도 개선은 물론, 필요하다면 관계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의 인사시스템 개선과 관련자 문책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도대체 인사 검증을 어떻게 했기에 이런 일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인지 청와대는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는 이번 줄사퇴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철저히 점검해서 허술했거나 잘못된 것들을 즉각 시정하기 바란다"면서 "인사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뿐 아니라 부실 검증의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문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인사라인이 박 대통령 측근으로만 구성되다 보니 박 대통령이 인선하려는 인사를 거부하지 않고 대통령 의중만 살핀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인사 실패에 대해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붕괴"라며 "대통령 인선에 앞서 청와대 인사, 민정라인에서는 기본적이고 철저한 인사검증을 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수첩을 보고 임명을 지시하는 대로 따라간다면, 청와대 인사, 민정라인의 참모들이 왜 존재하는지 의문이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스스로 반성해보길 바란다"고 박 대통령의 '나 홀로 인사'를 비판했다.

이 같은 정치권 반응에 비춰볼 때, 청와대가 인사라인과 인사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현재의 논란은 계속 될 전망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