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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조 '용산의 꿈'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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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조 '용산의 꿈'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코레일 자구책 발표에도 넘어야 할 문제 산적

코레일(한국철도공사)가 사실상 부도가 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정상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정상화의 길은 요원하다.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서울시는 코레일이 제시한 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에 참여한 주주와 서부이촌동 주민 반발이 만만치 않다.

코레일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총회를 열고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코레일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 2600억 원을 CB(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긴급지원하고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 이사회를 코레일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게 핵심이다. 코레일이 자금을 대고 직접 사업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코레일, 용산개발 사업 회생위한 자구책 제안

실제 코레일은 삼성물산에 1조4000억 원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10조 원 규모 공사물량에 대해선 당초 출자사가 시공권을 전액 보장받았지만 이 비율을 20%로 낮추기로 했다. 민간 출자사들에게 단순 지분 보유자 자격만 가지라고 요구한 것이다.

또 주주 간 협약을 폐지하기로 해, 정상화 합의 이후 사업이 무산될 경우 상호간 일체의 금전적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할 것을 요청했다.

코레일은 서울시의 적극적인 협조도 요청했다. 6월까지 서부이촌동 주민 의견을 조사하고 반대 의견이 50%가 넘을 경우, 개발 요건을 완화해달라고 했다. 또, 서울시에 공유지 무상 귀속, 토지상환채권 인수 및 행정적 지원, 광역교통개선대책 부담금 400억 원에 대한 조정 등을 요구했다.

코레일은 오는 22일까지 사업 정상화 방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하고 다음 달 1일까지 세부적인 정상화 방안을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최종 파산 수순에 돌입하게 된다.

서울시 "긍정적 검토", 하지만 재원은 어떻게?

코레일의 이번 제안은 사실상 민간출자사들이 이끌어가던 용산개발사업을 코레일과 서울시 주도의 공공개발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반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서울시는 코레일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다만, 재원조달 등을 두고는 난감함을 내비치고 있다.

서울시는 사업시행으로 새롭게 들어서는 도로와 공원 등 공공시설 설치비 범위 내에서, 철도부지와 도로 등의 공유지를 무상 제공해달라는 코레일 요청은 일단 법률상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밖의 시유지 매각 대금을 현금이 아니라, 토지와 건축물로 받아달라는 코레일 요구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부채 감축을 노력중인 서울시 재정상태는 더 나빠질 것으로 보여, 세부 검토는 필요한 상황이다. 용산개발에 지분이 있는 SH공사의 경우 채무감축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지원에 나서기는 어렵다.

또, 오는 6월에 하기로 한 서부이촌동 주민수렴 결과에 따라 서부이촌동 부지가 개발사업에서 해제될 경우, 사업성 보전을 위한 대책 마련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부이촌동이 사업부지에서 제외될 경우 사업성 보존을 위해 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코레일의 요구는 특혜시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코레일 발표 이후인 16일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서부이촌동은 2007년 8월 서울시에 의해 용산국제업무지구 통합 개발사업에 포함됐다. 주민들은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개발 찬성' '개발 반대'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코레일 제안에 당황한 민간출자자들

민간출자자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코레일의 방안이 시행되기 위해선 주총에서 이 안이 통과돼야 하지만 일부 민간 출자사들은 이번 안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우선 1조4000억 원의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을 갖고 있는 삼성물산 측은 코레일의 시공권 포기 요구에 대해 "일단 코레일의 제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보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민간 출자사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들은 코레일이 랜드마크빌딩 직접 매입 계약을 무효로 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4월 공사 허가가 나면 빌딩 매입 자금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3조5000억 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하려던 계획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용산개발 측은 이 자금 가운데 2조6000억 원을 서부이촌동 주민 보상 재원 등으로 쓸 계획이었다.

또, 이들은 사업계약 변경과 주주협약 폐기에 동의할 것과 사업 무산 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청구권을 행사하지 말라는 데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무산 시 앉아서 1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모두 날리는 상황에서 손배소송 등을 하지 말자는 데 동의할 출자사가 있겠느냐는 것.

서부이촌동 주민의 반대도 풀어야 할 숙제

이런 반발을 무마하고 출자사들의 동의로 코레일 정상화 방안이 채택된다고 해도 진통이 끝난 게 아니다. 현재 서울시는 용산역세권 개발에 서부이촌동을 포함할지 여부를 두고 서부이촌동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만약 주민 50% 이상이 사업에 반대해, 서부이촌동이 용산개발 사업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용산개발 사업은 무산될 수밖에 없다. 서부이촌동은 사업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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