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대표적인 군 의문사 사건의 희생자인 김훈 중위에 대해 순직을 인정키로 했다.
'김훈 중위 총기사망사건' 15년 만에 김 중위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게 됐고 유족들에 대한 보상도 이뤄질 수 있게 됐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5일 "사망 원인이 불명확한 사망자에 대해서도 공무상 연관성이 있으면 순직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을 개정키로 했다"며 "이에 따라 김 중위를 순직 처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국방부에서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을 개정하는 대로 육군도 '전사망자심의위원회'를 열고 김 중위의 순직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육군 전사망자심의위에서 순직으로 최종 결론이 나면 시신을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있고 국가보훈처의 심사 결과에 따라 유족들의 연금 수령도 가능하다.
김 중위는 지난 1998년 2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초소에서 오른쪽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최초 현장감식 두 시간 전에 이미 '자살' 보고가 이뤄지는 등 부실한 초동 수사로 논란이 됐다.
권익위는 지난해 8월 부적절한 초동수사로 사망원인 규명이 불가능해진 김 중위를 순직 처리하라고 권고했으나 군 당국은 현행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을 근거로 김 중위의 순직 처리가 어렵다며 시간을 끌어왔다.
국방부는 작년 7월 공무로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거나 구타·폭언 등으로 자살한 군인도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훈령을 개정했으나 김 중위의 경우 자살로 결론을 내리더라도 자살 원인이 불명확해 순직 처리를 할 수 없었다.
이에 권익위는 원인불명 사망자도 공무상 연관이 있으면 순직 처리할 수 있게 훈령을 개정하라는 해법을 제시했고 국방부가 이를 수용했다.
국방부의 이번 훈령 개정 방침으로 김훈 중위의 순직 처리가 가능해졌지만 자살이냐, 타살이냐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유족들은 사건 발생 후 지금까지 자살을 인정하지 않고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1998년 육군 헌병대와 검찰부, 특별합동조사단은 1, 2, 3차에 걸친 조사 끝에 김 중위가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훈 중위 사건 진상규명 소위원회'는 1999년 군 수사기관의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냈고, 대법원도 2006년 김 중위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초동수사 부실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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