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쌍용차에 9억 달러 투자", 노림수는 따로 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쌍용차에 9억 달러 투자", 노림수는 따로 있다?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마힌드라의 쌍용차 투자 계획 진실 게임

"도대체 디젤엔진 장착 트랙스는 언제 출시된다는 거야?"

요즘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로부터 심심치 않게 듣는 얘기이다. 조만간 한국에 출시될 쉐보레 트랙스는 배기량 1.4 가솔린 터보엔진을 탑재한다. 1.7 디젤엔진을 탑재한 모델 출시 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SUV 차량 하면 디젤엔진인데, 'GM이 국내 소비자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생길 법도 하다.

B-세그먼트 SUV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파고들면 관심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쉐보레 트랙스는 이런 종류의 차로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차종이기 때문이다. 어떤 종류냐고? 이름 하여 B-세그먼트 SUV!

세그먼트(segment)는 좀 편하게 말하면 '차급'을 뜻한다고 보면 된다. 이를테면 기아차의 모닝이나 GM의 쉐보레 스파크 같은 경차는 A-세그먼트에 속하며, 뒤로 갈수록 차급이 커진다. B-세그먼트는 흔히 '소형차'로 불리는 차급으로, 액센트(현대), 프라이드(기아), 아베오(GM)가 포함된다. C-세그먼트는 흔히 '준중형차'로 불리는 차급이며, 아반떼(현대), 포르테(기아), 크루즈(GM)가 속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내에서 볼 수 있었던 SUV는 최소한 C-세그먼트 이상의 차급을 기반으로 설계된 것이었다면, 이제 처음으로 B-세그먼트 SUV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세상에! 액센트나 프라이드, 아베오와 같은 기반과 차급의 SUV라니? 그래서 보통은 '소형 SUV'라고 부르기도 한다.

게다가 기아차의 K9 신차가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이래, 완성차업계 대부분이 '신차 가뭄'이라 불릴 만큼 새로운 차종을 내놓지 않던 차에 출시되었다는 점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요즘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들이 기존 차의 부분변경 모델로 먹고사는 수준 아니던가?

SUV가 소형화하면 당연히 여기에 들어가는 파워트레인에도 관심이 간다. 지난 글에서 언급한 바 있는데, 기존 한국의 SUV는 아무리 작아도 (투싼ix, 스포티지R 등) 최소한 배기량 2.0 이상의 엔진을 탑재한다. 그런데 트랙스에는 배기량 1.4 가솔린 또는 1.7 디젤이 장착된다. 세상에! SUV에 배기량 1.4와 1.7 엔진이 탑재된다고?

늘어나는 SUV 수요

경제가 어려운데 수요가 늘어나다니? 그렇다. 작년 한국 자동차 내수시장은 전년(2011년) 대비 2.9%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준중형·중형·대형차 등 승용차 부문이 일제히 판매가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SUV는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났다.

현대차·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작년 SUV 총판매량은 25만262대로 전체 판매에서 21.3%를 차지했다. 2011년에 SUV 판매량 비중은 18.2%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판매량이 15.4% 늘어나 중형 23만8117대(20.3%), 준중형 21만9188대(18.6%)보다 더 많이 팔린 것이다.

사실 이건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 직후에는 값싼 소형차·경차가 각광을 받았다면, 이제 점점 구매자들의 눈은 SUV나 다목적차량(MPV)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대형 SUV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서, 완성차업계는 너도나도 앞다투어 소형 SUV 개발에 나서기 시작했다.

여전히 재정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럽 내수시장은 계속 침체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미국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중국 내수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놀랍게도 러시아를 비롯한 몇몇 동유럽 국가의 자동차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 소형 SUV 쉐보레 트랙스. ⓒ연합뉴스

불붙은 경쟁

이런 시장 추세에 힘입어 소형 SUV는 2011년에만 세계적으로 30만 대가 팔렸고, 앞으로도 매년 30%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는 GM이 가장 앞서 트랙스를 출시하게 되며, 연말에는 르노삼성이 QM3, 즉 '캡쳐(Captur)'를 출시할 예정이다.

캡쳐의 파워트레인은 1.6 디젤과 2.0 가솔린인데, 아직 어떤 모델이 먼저 출시될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게다가 캡쳐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생산되어 수입될 예정이다. 르노 측은 한국 수요를 보아가며 부산공장 생산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1.6 디젤이 출시될 경우, 어쩌면 한국에 소개되는 첫 번째 디젤엔진 탑재 소형 SUV가 될지도 모른다.

이렇듯 소형 SUV 개발에는 이 차급에 맞는 엔진 개발이 생명과도 같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점점 배기량을 줄이되 연비와 마력을 개선하는 것이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SUV 하면 디젤엔진을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배기량 1.2~1.7 사이의 디젤엔진 개발 기술이 핵심이다.

그러다보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현대기아차이다. 올해 신차 출시 계획 자체가 부실한 편인데다, 트랙스나 캡쳐와 동급의 소형 SUV 모델 출시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조만간 카렌스 후속이 나올 예정이고 1.6 디젤엔진 장착 모델이 포함되어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카렌스 하면 LPG 엔진을 떠올린다. 게다가 카렌스는 정통 SUV라기보다는 왜건형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SUV 전문업체인 쌍용차가 현재 2014년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명 'X100'이란 신차를 준비 중인데, 이 차가 바로 B-세그먼트 SUV이다. 파워트레인 역시 배기량 1.6 디젤과 가솔린 엔진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야흐로 전쟁을 방불케 할 수준으로 소형 SUV 부문 경쟁이 불붙은 것이다. 그러던 시점에 지난 1월 10일, 쌍용차 무급 휴직자 복귀 노사 합의 소식이 타전되었다.

최종 병기 : 소형 SUV에 장착할 1.6 디젤엔진 기술

쌍용차 노사가 무급 휴직자 450여 명의 3월 복귀를 합의했던 바로 그날(1월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 파완 고엔카 사장의 말을 인용하며 "향후 4~5년에 걸쳐 쌍용차에 9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 보도한 바 있다. 연일 쌍용차 소식이 톱뉴스를 장식하면서, 쌍용차 주식도 상한가를 쳤다.

마힌드라와 쌍용차가 뭔가 투자를 한다면 그것은 'X100' 관련 플랫폼과 1.6 디젤엔진 개발이 될 것이다. SUV 전문업체가 현재 시장에서 각광받는 B-세그먼트 SUV를 개발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하나 있다. X100 개발 계획과 관련해 쌍용차 이사회에서 내려진 상반된 결정이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위 자료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쌍용차가 공시한 자료 중, 작년 10월 31일에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 위한 총회 소집 공고 자료에 포함된 이사회 활동 내역의 일부이다. 쌍용차 이사회는 총 6명(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위 자료에 등장하는 5명의 이사와 이유일 대표이사가 구성원이다.

X100 개발 계획과 관련한 안건은 1차 이사회와 4차 이사회, 두 차례 다뤄지게 된다. 그런데 2월에 열린 1차 이사회에서는 전원 찬성으로 X100과 1.6 엔진 개발이 승인되었으나, 7월에 열린 4차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 전원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여 '보류' 결정이 나게 된다.

아니, 사외이사들은 2월에는 찬성해놓고 7월에는 왜 모두 반대했을까? 이들은 쌍용차의 신차 개발을 원하지 않는단 말인가? 이 안건을 제외한 다른 모든 안건에서, 사외이사는 물론이고 사내이사들 모두 단 한 차례의 '반대' 표도 행사해본 적이 없다. 유독 이 안건에만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물론 정보가 제한되어 있는 나로서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이 자료를 토대로 독해를 시도해볼밖에.

그런데 7월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 제목이 이전 안건과 좀 다르다. 2월 이사회에는 그저 X100과 1.6 엔진 개발임에 반해, 7월 이사회에는 "MOU(양해각서) 및 M&M(마힌드라&마힌드라)과의 거래 관련 부속계약 체결 승인"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그저 쌍용차의 X100 및 1.6 엔진 개발이 아니라, 쌍용차와 마힌드라의 합작(joint) 개발 문제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해 11월 14일 올라온 분기보고서에는 "제4차 이사회 제6호 의안은 모든 거래와 관련된 제약 관계를 구체화하여 차기 이사회에서 재심의 하기로 함"이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 말하는 '거래'란 당연히 쌍용차와 마힌드라 그룹 사이의 거래를 뜻한다. 아니, 그렇다면 X100 및 1.6 엔진 개발과 관련해서 둘 사이에 무슨 거래를 하고 거기에서 '제약 관계'란 또 뭐란 말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우리는 상하이차의 '먹튀' 경험을 뼈저리게 겪지 않았던가? 당시 상하이차가 노렸던 것은 쌍용차의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당시 정부 국책사업으로 쌍용차에 발주하여 개발하던 것이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쌍용차의 가장 큰 매력은 디젤엔진 기술이라는 것이다.

여하튼 7월 이사회 결정에 따라 10월 31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소집되었다. 당시 주주 자격으로 참여한 조합원에 따르면, 그 자리에서 이유일 사장은 "마힌드라와 합작(joint)을 해낼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총회의 주요 안건은 바로 사외이사 한 명을 새로 선임한 것이었다. 티에리 물롱에 이사가 작년 7월 2일 사임하게 되어 공석이 된 사외이사 자리에, 과거 포드사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도미닉 디마르코가 선임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모두 우연일 뿐일까?

두 개의 투자계획 : X100과 B100

사실 지난 1월에 나온 마힌드라의 9억 달러 투자 계획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파완 고엔카 사장이 지난해 국정조사 자리에서 밝힌 바 있고,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쌍용차 인수 완료 후 2011년에 마힌드라가 쌍용차 발전 계획을 밝히면서 언급한 것이기도 하다. 사실 2년 동안 말로만 떠들고 있는 계획이다.

이와는 반대로 마힌드라가 실제로 투자 계획을 집행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자국 인도 공장과 연구소에 마찬가지로 500억 루피(약 9억 달러)를 투자하여 신차와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이미 지난해부터 3년짜리 프로젝트로 시작된 것으로서, 2014년 말에 완료될 계획이다.

그래서 겉으로 봤을 때에는 마힌드라에 2개의 투자 계획이 병존한다. 하나는 자국 인도에 500억 루피를 투자하여 한 개의 플랫폼(B100)과 세 개의 엔진을 개발하고, 나머지 하나는 한국 쌍용차에 495억 루피를 투자하여 마찬가지로 한 개의 플랫폼(X100)과 세 개의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다. 두 개의 투자계획은 5억 루피라는 액수 차이를 제외하면 쌍둥이처럼 닮아 있어서, 파완 고엔카 사장은 언론에 "두 개의 투자 계획은 각각 독립된(separate)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 일단은 믿어보도록 하자.

그런데 인도 자국 투자 계획은 내년 말까지 완료하는 것인 반면, 쌍용차에 대한 투자 계획은 향후 4~5년간이라 한다. 그럼 2016~2017년에나 끝나는 투자 계획? 뭔가 미심쩍다. 게다가 투자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는 점도 의문이다. 파완 고엔카 사장은 누누이 "마힌드라와 쌍용차가 함께 투자"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마힌드라 본사에서 투자비 일체를 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파완 고엔카 사장은 인도 최대의 영자 일간지 <인디언 익스프레스(Indian Express)>와 한 인터뷰에서, 향후 4~5년간 쌍용차와 함께 마련할 9억 달러의 투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자기 자본 투자보다 외부 차입이나 쌍용차 자체 이익금으로 충당한다는 얘기이다.

"투자금은 기본적으로 외부 차입(debt)과 내부 이익금(internal accruals)으로부터 충당할 예정이며, 필요하다면 마힌드라가 직접 자기 자본을 투자할 수도 있다. 아마도 쌍용차는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와야 할지도 모른다. (The investment will come from debt and internal accruals and M&M may infuse fresh equity if required. Ssangyong may need to borrow externally.)"

그뿐이 아니다. 최근 쌍용차 국정조사 문제가 사회 쟁점이 되자, 파완 고엔카는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국정조사를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그런데 인터뷰 끝부분에 그는 꽤 의미심장한 얘기를 남겼다. '외부 투자'란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의 옛 주인인 상하이차 '먹튀' 논란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는 점도 의식하고 있었다. "앞으로 4년간 1조원을 투입해 신차 3종과 엔진 6종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1월 24일자)

우리가 직접 국정조사 하자

의문은 다시 한 번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절묘하게도 인도 자국에서 투자 계획이 종료되는 시점(2014년 말)이, 쌍용차가 X100을 출시할 목표로 삼은 시점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2014년 말에 출시되어야 할 차는 X100이 아니라 B100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문제는 'B100'이라는 차가 베일에 가려 있다는 점. 그래서 마찬가지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몇몇 자동차 마니아들과 딜러들에 따르면, 놀랍게도 'B100'은 아예 A-세그먼트 즉 경차에 기반을 둔 SUV라는 주장이다. 파워트레인 역시 B-세그먼트 SUV보다 한 체급 낮은 배기량 1.2~1.3 엔진을 장착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B100의 출시 시점은 X100 이후가 될 것이 분명하다. 경차 기반의 SUV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매우 모험적인 시도이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B-세그먼트 SUV를 제작하고 판매한 경험을 기반으로 해서 제작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힌드라 입장에서 X100과 1.6 엔진 개발은, B100을 성공시키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생명수와도 같은 기술이다. 그렇다면 혹시 2014년 말까지 종료되는 투자계획 자체가 X100 프로젝트 아닐까? 앞으로 4~5년간 투자한다는 계획은 외부 차입을 위한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이고 말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그저 '의혹'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제로 해봄직한 의문들 아닌가?

과거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소유하고 있던 시절, 수많은 '먹튀' 의혹이 있었지만 실제 법정관리로 가기 전까지는 쉬쉬했었다. 자칫 상하이차 심기를 건드리면 괜히 안 좋은 영향만 끼치는 것이 아닐까, 중국과 통상 마찰을 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 그러나 결국 '먹튀'로 귀결되었다.

이제 쉬쉬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가 똑같은 일을 다시 당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지난해 국회에 출석해 당당하게 증언했던 고엔카 사장이, 국정조사 하면 마치 기업이 절단날 것처럼 호들갑 떠는 것도 이상하다.

그런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국정조사가 아니라 '여야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민주통합당은 이게 국정조사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라 변명하지만, 당장 당사자인 쌍용차지부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사실상 국정조사 요구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 좋다. 쌍용차 77일 점거파업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은 이명박 정권의 책임이지만, 애초에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팔아먹은 것은 노무현 정권과 현재의 민주통합당 아니던가? 그들에게 맡겨놓는 것도 불안한 상황인데, 그렇다면 노동자와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국정조사를 해보자.

앞서 소개한 상당수 내용들은 외신에만 보도될 뿐 국내 언론은 일체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어 실력이 있는 분들이 쌍용차와 마힌드라 관련 외신 보도들을 소개하도록 하자. 자동차 마니아들은 자신의 정보력을 바탕으로 여러 의혹들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자. 쌍용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영업소에서 일하는 딜러들 역시 회사 관리자와 매니저들이 쏟아내는 얘기와 정보들을 종합해보자.

벌써부터 여야 협의체에서 쌍용차 지원에 대한 논의 의제가 다뤄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래, SUV 전문업체 하나 제대로 키우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 하지만 재주는 곰이 넘고 생색은 엉뚱한 자들이 내는 상황은 없어야 할 것 아닌가. 게다가 우리 노동자 세금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면, 그거야말로 우리가 당당하게 '조사권'을 발동할 근거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