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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동흡 논란엔 '침묵', 총리 임명은 '협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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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동흡 논란엔 '침묵', 총리 임명은 '협조 요청'

당 지도부 만나…공약 수정론자들에게 '엄중 경고'도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거센 자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러 날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박 당선인은 23일 당 지도부 및 상임위원장단과 오찬을 함께하며 일주일 만의 공개 행보에 나섰지만, 지도부에 총리·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을 뿐 이 후보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을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한 음식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치고 나온 뒤 "이동흡 후보자 자격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이 후보자 인선이 자신과 청와대의 교감 아래 진행된 만큼, 직접적인 언급을 피함으로써 현 정부와 갈등하는 것으로 비칠 여지를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며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부적격' 평가가 나오는 등 인준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 후보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박 당선인은 향후 인선될 총리 및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 대해선 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한 참석자는 오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리 및 장관 인사청문회가 있으니 당이 잘 협조해 달라는 당선인의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청문회를 마친 이동흡 후보자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은 반면, 조만간 인선이 발표될 총리 및 국무위원 임명엔 당의 협조를 당부한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후보자에 대한 박 당선인의 입장이 변화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지만, 민감한 쟁점으로 부상한 이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 논란 확산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근혜, 공약 수정론자들에게 '면전 경고'

최근 인수위윈회가 마련한 새 정부 조직 개편안과 대선 공약 이행에 대한 협조 요청도 있었다. 박 당선인은 "대선에서 읽은 민심을 늘 생각하면서 국민 행복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정부 조직 개편안에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아울러 박 당선인은 "당선인의 공약은 후보의 약속일 뿐 아니라 당의 약속인 만큼, 입법과 예산 등으로 하나하나 지켜가면서 기본적인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해야 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국민들께 신뢰도 더욱 쌓이는 만큼 참석하신 여러분께서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새누리당 일각에서 '대선 공약 수정론'이 제기된 상황에서, 참석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공약 이행 의지를 강조해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이날 오찬에 참석한 이한구 원내대표, 심재철 최고위원 등이 앞장서 수정론 내지 속도 조절론을 제기해온 만큼, 당사자들 앞에서 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직접 쐐기를 박은 셈이다.

앞서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선 공약 수정론을 겨냥,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등 간접적으로 박 당선인의 뜻을 전하며 지도부에게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 이후 여당 지도부와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16일 당선인 집무실에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을 접견한 후 1주일 만의 공개 행보다. 박 당선인은 그간 주로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총리 및 국무위원 인선안을 최종 점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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