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밑 빠진 독' 4대강 사업, 박근혜의 선택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밑 빠진 독' 4대강 사업, 박근혜의 선택은?

[정책쟁점 일문일답] <4> 정밀 조사 후 학자들의 다수 의견에 따라야

1. 지난 17일 감사원이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었습니다. 감사원이 주로 어떤 점들을 지적했습니까?
⇨ 감사원은 모두 7가지를 지적했는데 이것들을 3가지로 묶어 보면 이렇습니다. 첫째, 보의 내구성과 수문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 둘째, 수질 관리 기준이 허술하고 수질 예측이 잘못되어 있으며 수질 관리 방법도 부적절하다. 셋째, 경제적 타당성 검토 없이 사업을 강행해서 앞으로 유지 관리 비용을 많이 부담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간략하게 정리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입니다.

2.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감사원은 보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했는데 어떤 점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까?
⇨ 감사원에 따르면 4대강 보는 규모가 커서 수문 개방 시 큰 유속 에너지로 인해 보 구조물과 보 하부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지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고 소규모 보의 설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여 보의 내구성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시민단체들도 그동안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는데요. 10미터 높이의 댐을 건설하면서 1~2미터 높이의 보 설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3. 4대강 보를 애초에 댐으로 건설했으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을까요?
⇨ 4대강 보는 그 규모가 소형댐도 아니고 중형댐에 해당합니다. 큰 보는 대형댐에 가깝고요. 4대강 보를 애초에 댐으로 건설했으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가 위치한 지점들이 댐을 건설할 수 있는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더 따져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중대형 댐을 소하천의 보 설계하듯이 설계했다는 점, 또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사전에 안전성, 내구성 검증도 안 했다는 점에서 4대강 비극은 애초에 예정되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4. 16개 보 중에서 몇 개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까?
⇨ 감사원에 따르면 16개 보 가운데 15개 보에서 세굴을 방지하기 위한 바닥 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세굴이라는 것은 물이 강바닥을 깎아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또 11개 보에서는 보수 공사도 부실했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수문을 개방하자 6개 보에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5. 수문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많다고요?
⇨ 16개 보 중에서 12개 보는 수문을 여닫을 때 발생하는 유속으로 인한 충격을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수문에 이상 변형이 나타나 제 기능을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또 칠곡보 등 3개보에는 상하류 수위차로 인한 수압을 잘못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수문이 수압을 견디지 못할 경우 수문 자체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6.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은 어떻게 변화했나요?
⇨ 정부와 대다수 학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수질 지표는 BOD와 COD입니다. 여기에서 BOD란 오염 물질을 생물화학적으로 분해할 때 소비되는 산소 요구량을 말하고, COD는 화학적으로 분해할 때 소비되는 산소 요구량을 말합니다. 둘 다 산소 요구량이 많으면 오염물질이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BOD는 10% 정도 좋아졌는데 COD는 10% 정도 나빠졌습니다. 결국 4대강 사업으로 수질 개선 효과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7.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거액의 수질 개선 사업비를 별도로 투입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별로 좋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 현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별도의 수질 개선비로 3조8000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시민단체에서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하니까 별도로 거액을 투입해서 역기능 차단에 나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돈을 별도로 투입하고도 수질 개선 효과가 저 정도라면 정말 문제가 많은 것입니다.

8. 감사원은 또 4대강 사업을 통해 불필요한 공사를 했다는 지적도 했지요?.
⇨ 감사원은 수심 2~3미터만 되어도 홍수 예방에 충분한데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수심 6미터까지 파게 했다고 질타했습니다. 또 4대강 본류 구간에 구체적 활용 계획도 없이 8억 톤의 물을 가두어 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물 부족에 대비하고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8억 톤의 물을 보에 가둔다고 했는데, 보가 가뭄 해소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습니다.

▲ 4대강 사업 공사 현장에서 포클레인이 흙을 파헤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9.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시설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도 상당하겠지요?
⇨ 지난해 정부와 지자체가 공식적으로 예산으로 책정한 4대강 유지 관리비는 2000억 원 가까이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4대강 유지 관리비 중 일부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국토연구원 등의 보고서를 고려해 보면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시설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은 4000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이것은 재퇴적으로 인한 재준설비를 제외한 것입니다. 이것까지 포함하면 4대강 유지 관리비는 1조 원을 넘어 2조 원에 육박합니다.

10. 4대강 재퇴적으로 인한 재준설비는 어느 정도 됩니까?
⇨ 이번에 감사원은 2011년 한 해 4대강 준설량의 7%가 재퇴적되어 이를 재준설하려면 연간 2900억 원이 필요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감사원의 이 계산법은 비용을 과소 계산한 것입니다. 4대강 준설량의 7%를 재준설하려면 2900억 원이 아니라 6000억 원 이상이 소요됩니다.

11. 4대강 재준설 비용이 감사원 주장의 2배 이상이라는 근거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 하천 준설 비용은 직접 준설비와 운반비로 구성됩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4대강의 경우 1 세제곱미터 준설 비용은 직접 준설비가 9000원, 운반비가 1만 원 정도입니다. 국토부의 단가대로 계산하면 4대강 준설량의 7%를 재준설하려면 6000억 원이 필요합니다. 감사원이 2900억 원이라 한 것은 운반비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2. 지금까지 언급한 4대강 유지 관리비를 보면 직접 시설 유지 관리비 4000억 원에 재준설비 6000억 원을 합치면 모두 1조 원쯤 됩니다. 그런데 환경단체들은 그 비용이 2조 원에 이를 것이라 하는데요. 근거가 있는 것인가요?
⇨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1조 원은 감사원, 국토부, 국토연구원 자료를 종합해서 산출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실제 조사를 해 보면 감사원 주장과 달리 재퇴적율이 7% 이상이 될 가능성도 많아요. 환경단체들의 조사 결과는 20% 이상입니다. 만약 4대강 재퇴적률이 20% 이상이면 1년 유지 관리비는 2조 원에 육박합니다.

13. 재퇴적이 되더라도 재준설을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 재준설을 안 하고 10년쯤 지나면 강바닥이 높아져서 4대강 사업이 있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겠지요. 보도 무용지물이 되겠고요. 그런 상태로 방치하면 매년 1~2조 원의 유지 관리비가 추가로 들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반면 4대강 보와 수위를 지금 상태로 그대로 유지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가 이 지점에서는 결단해야 할 겁니다.

14. 정부가 어떤 결단을 내릴 수 있습니까?
⇨ 정부는 둘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하나는 매년 1~2조 원의 유지 관리비를 추가로 투입하면서 현 상태 수위를 유지하게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추가 비용을 투입하지 않고 재퇴적이 되도록 허용해서 4대강 사업이 있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15. 경제학자들은 보통 이런 경우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도록 권유합니까?
⇨ 4대강 사업이 낭비성 사업이었다면 경제학자들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는 식의 추가 비용 투입에 절대적으로 반대할 겁니다. 반대로 이 사업이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큰 사업이라면 매년 1~2조 원의 유지관리비를 감수하도록 권유할 겁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후자를 권유할 경제학자가 몇 명이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16. 박근혜 당선인 입장에서 볼 때 이 사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 4대강 유역 주민들의 심정도 헤아려야 하는 박 당선인 입장에서는 정말 이 사업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의 낭비성 사업인지 1~2년간 정밀한 조사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온다면 경제학자들의 다수 의견에 따라야 할 겁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