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 측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두 분이 국정 인수를 위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말씀을 나눴다"며 "특히 박 당선인이 강조한 것은 민생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변인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오후 3시10분부터 약 40여 분간 배석자없이 진행된 단독 회담에서 "가장 시급한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생예산이 통과되어야 한다"며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소한의 에산을 민생예산으로 책정한 사안인 만큼 이 예산이 통과돼야 우리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할 수 있다"고 이 대통령과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민생예산 통과를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9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며, 18대 대통령 선거 9일 만이다. ⓒ뉴시스 |
박 당선인이 언급한 '민생예산 통과'는 새누리당 쪽이 요구해온 이른바 '박근혜표 복지 예산' 6조 원 증액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한 것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변인은 "(당선인이) 어떤 예산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기재부가 반대했던 민생예산을 언급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체적인 회동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고 대통령께서도 반갑게 맞아주셨다"고 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 전 박 당선인이 2층 환담장에 도착하자 "다시 한 번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고, 박 당선인은 이에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또 이 대통령이 "건강은 괜찮은가. 선거 끝나고 다니는 거 보니까 건강은 괜찮아 보인다"고 하자 박 당선인은 "쪽방촌을 다녀왔다. 올해 유난히 추웠다. 몇 십년 만의 추위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때 여기저기 다녀보면 경기가 침체돼 있고, 서민의 어려움이 많은 것을 봤다"며 "강추위 속에 전력 수급 등 대통령께서 세심하게 신경 써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내가 안전, 재해 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당선인은 "어제 인수위원장을 발표했고 인수위원도 조만간 마무리 지으려 한다"며 "가능하면 차분하고 조용하게,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남은 탈당하지 않은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이 갖는 25년 만의 첫 회동이며, 두 인사가 만난 것은 지난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날 단독 회동 전 청와대 측에선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대기 정책실장, 이달곤 정무수석비서관, 최금락 홍보수석비서관 등이 나왔고, 당선인 측에선 유일호 비서실장과 조윤선 대변인이 참석했다. 이들은 회동 초반 잠시 배석한 뒤 곧바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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