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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담 떠넘기기'에 허리 휘는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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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담 떠넘기기'에 허리 휘는 서울시교육청

[홍헌호의 이슈 추적] <2> 누리과정 확대와 재정 문제

1. 최근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누리과정' 불벼락을 맞았다고요?
⇨ 정부가 올해 처음 시행한 5세 누리과정을 내년에 3~4세로 확대하기로 했으면서도 그 재정 부담을 모두 지방교육청에 전가해 16개 시도교육청이 들끓고 있습니다. 내년 3~5세 누리과정 시행을 위한 소요재정은 2조8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2. 누리과정이라는 게 뭡니까?
⇨ 누리과정은 과거의 유치원 교육과정과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을 통합한 공통과정을 말합니다. 이 과정은 올해부터 만 5세에 대해 시행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3~4세까지 그 범위가 확대됩니다.

3. 누리과정 확대로 재정 부담이 늘어난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가요?
⇨ 두 가지 요인 때문에 재정 부담이 늘어납니다. 하나는 지원대상이 늘어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지원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2011년 정부는 소득하위 70% 계층에 대해서만 보육·교육비를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5세에 대해서 전 계층에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3~4세에 대해서도 전 계층에 지원합니다. 또 올해에는 지원대상자들에 대해서도 만 3세는 월 19만7000원, 만 4세는 17만7000원, 만 5세는 20만 원을 지원하지만, 내년에는 3~5세 전 계층에 22만 원씩 지원하고, 2014년에는 24만 원, 2015년에는 27만 원을 지원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4. 국공립 유치원과 사립 유치원(사립 어린이집 포함) 유아들에 대한 지원액은 다르지 않나요?
⇨ 위에서 소개한 것은 사립 유치원과 사립 어린이집 유아들에 대한 1인당 지원액입이다. 국공립 유치원 유아들에 대한 지원액은 월 5만9000원으로 2011년과 동일합니다.

5. 해마다 재정 부담은 어느 정도로 늘어나나요?
⇨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초 발표한 바에 따르면, 누리과정 도입과 확대로 인한 재정 부담은 올해 1조2711억 원이고, 내년에는 2조4528억 원, 2014년에는 2조7440억 원, 2015년에는 3조836억 원이 될 것이라 합니다.

6. 시도교육청에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 하던데요?
⇨ 최근 각 시도교육청들이 추계한 바에 따르면 누리과정 확대로 인한 재정 부담은 올해 1조6049억 원에서 내년에는 2조8350억 원, 2014년에는 3조4759억 원, 2015년에는 4조4549억 원에 이를 것이라 합니다.

7. 그런데 정부가 이 비용을 전액 시도교육청으로 전가하고 있다고요?
⇨ 비용 전액이 시도교육청으로 전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는 누리과정 확대에 따른 시도교육청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여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내려 보낼 것이라 하는데, 전혀 설득력이 없는 주장입니다.

8.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정부가 시도교육청에 내려 보내는 것인데, 왜 정부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는 건가요?
⇨ 정부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평년에 비해 누리과정 비용만큼 늘어난다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증거가 전혀 없습니다.

9. 최근 정부는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올해에 비해 약 2조6000억 원 늘리며, 이 중 절반이 누리과정 확대에 따른 지원금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그게 허무맹랑한 해명이라는 겁니다. 내년에 늘어나는 약 2조6000억 원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증가분은 자연증가분에 불과합니다. 즉 국가 총예산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증가분이란 뜻입니다. 참고로 2011년 자연증가분은 2조9350억 원이었고, 2012년에는 3조780억 원이었습니다.

▲ 초중등교육 투자비 추이(단위 : 억 원) (초중등교육 투자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101%와 거의 일치함) (자료 : 대한민국 정부, 국가재정운용계획, 각 년도) ⓒ홍헌호

10. 누리과정 도입과 확대로 인해 서울시교육청은 어느 정도 추가 부담을 하게 되나요?
⇨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2년에 2067억 원의 추가 부담을 하였고, 내년에는 4640억 원의 추가 부담을 하게 됩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4년에는 5186억 원, 2015년에는 5828억 원의 추가 부담을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11. 올해에 비해 내년에 누리과정 비용이 2573억 원 추가로 늘어난다면, 다른 부문 예산을 줄여야 할 텐데요?
⇨ 서울시교육청은 내년에 늘어나는 누리과정 추가 비용 2573억 원과 학교급식비 추가 비용 900억 원, 도합 3473억 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시설사업비를 2319억 원 줄이고, 저소득층 학생 복지지원비 중 317억 원, 핀란드식 학습보조교사 예산 중 108억 원, 전문고 지원예산 중 55억 원 등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12. 삭감된 예산들은 어느 정도 비율로 깎였나요?
⇨ 시설사업비는 5427억 원에서 3108억 원으로 42.7% 삭감되었고, 저소득층 학생 복지지원비는 1950억 원에서 1633억 원으로 16.3% 삭감되었습니다. 또 핀란드식 학습보조교사 예산은 129억 원에서 21억 원으로 83.6% 줄었고, 전문고 지원 예산도 213억 원에서 158억 원으로 26% 줄었습니다.

13. 평년에 서울시교육청 시설사업비는 어느 정도 되나요?
⇨ 2006년과 2007년 서울시교육청 시설사업비(교육환경 개선비 포함)는 각각 6871억 원, 7174억 원이었으나, 2008년 공정택 교육감 때 1조1778억 원까지 치솟았다가, 곽노현 교육감이 취임한 후 2011년에는 6071억 원으로 낮아졌습니다.

14. 핀란드식 학습보조교사 예산이 83.6%나 줄었는데요. 곽노현 전 교육감이 서울시교육청의 수장이었어도 그렇게 많이 줄였을까요?
⇨ 그분은 결코 그런 결정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15. 교사들의 관심이 많은 행정보조사 예산은 어떻게 되었나요?
⇨ 그 예산은 52억 원 늘었습니다. 그러나 핀란드식 학습보조교사 예산이 108억 원 줄고, 행정보조사 예산이 52억 원 늘어난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어떤 시선을 보낼지는 의문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교사들에게 넘쳐나는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어떻게 절반으로 줄일지 그것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16. 최근 시도교육감들이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했다고요?
⇨ 최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등 6개 시도교육감은 공동 성명을 내고 누리과정은 초중등 무상 의무교육과 같이 국가에서 책임지고 추진해야 할 복지정책이기 때문에 누리과정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습니다.

17.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 시도교육청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고 누리과정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또 여타 부문 복지와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일부 복지에만 '올인'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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