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박근혜, 매번 엉뚱하게 나가"

선대위 합류 질문에 "내가 가만히 있는 게 朴 도와주는 것"

새누리당 비박(非朴·비박근혜)계의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이 8일 박근혜 대선 후보가 제시한 정치쇄신안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얘기를 하는 것은 쇄신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분권형 개헌 토론회 참석 뒤 취재진과 만나 "당연히 해야 함에도 지금까지 못한 것을 제시하는 게 쇄신이지, 남들이 하던 것을 똑같이 얘기하면 쇄신이 아니지 않느냐"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박 후보가 집권 뒤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옛날부터 나온 얘기"라며 "분권만 하면 누구 말 따라하는 것 같으니까 그냥 적당히 중임제 개헌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그간 자신이 주장해온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강조하며 "대통령이 자기 권력을 내놓겠다고 얘기해야 우리나라의 모든 크고 작은 권력 구조가 분권으로 간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희생을 통해 국가를 개혁하는 것이지 자기는 권력을 다 갖고 남들만 개혁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이날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서도 '4년 중임제'가 아니라 '분권'에 중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권형 대통령제의 보완을 위해 4년 중임제를 얘기한 것"이라며 "4년 중임제만 필요하다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선대위 합류 질문에 "내가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

이밖에도 이 의원은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가치관이) 접근이 되고 공동의 가치관이 있어야 국가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내가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국회의원으로 가만히 있는 것만 해도 크게 도와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름을 걸치고 안 걸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의 시대정신이 문제"라며 "선대위에 공동위원장들이 있는데 내 이름 하나 걸친다고 잘 돌아간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또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나라를 한 단계 끌어올릴지, 정권 재창출을 통해 지난 정권의 공과를 반성하고 이어가겠다는 철학이 나와야 하는데 (나와는) 생각이 완전 다르다"며 "(박 후보가) 발표하면 매번 내 생각과 엉뚱하게 엇길로 나가지 않나"라고 거듭 박 후보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