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단일화 이벤트로는…" 첫 공개 비난

與, '단일화 흥행' 차단 부심…김성주 "유권자가 소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7일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합의를 겨냥해 "국민의 삶과 상관없는 단일화 이벤트로 민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박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책자문위원회 필승결의대회 인사말을 통해 "내년에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닥칠 것이란 경고까지 나오고 있고 우리를 둘러싼 외교안보 상황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긴장 상태"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 위기를 이기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일을 과연 누가 해낼 수 있느냐"며 "국가 간 약속도 뒤엎겠다고 공언하는 세력, 북방한계선(NLL)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세력에게 우리의 안전과 미래를 맡길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국가 지도자는 안보와 가치관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이 있어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구국의 각오로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 우리가 승리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는 유일한 길이고 국민 안전과 행복을 지킬 단 하나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황우여 "단일화는 정치노름", 김성주 "유권자는 소 아니야"

당 지도부 역시 두 후보의 단일화 합의를 두고 총공세를 퍼부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3위 후보가 하나로 합치는 것은 야권의 궁여지책"이라며 "(단일화 후에) 후보 간 토론과 국민의 검증이 시작될 것인데, 이번 대선을 한낱 정치노름으로 전락시킨 책임을 양 후보가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예상했던대로 야합의 발톱, 밀실 정략이 표출됐다"며 "제1 야당의 후보가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은 무소속 후보에게 단일화를 애걸하는 모습은 치졸하다 못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두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포장은 그럴듯 해도 실상은 오로지 권력획득을 위한 것"이라며 "단일화는 잘돼야 권력 나눠먹기에 불과하고 잘못되면 밀실야합에 따른 참혹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야권 후보들이 표몰이인지 소몰이인지(를 하고 있다). 양몰이도 아니고 이런 점은 정말 분노스럽다. 유권자는 소가 아니다"라며 "(야권 단일화가) 지금은 떡이지만 나중엔 독이될 것"이라고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