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당적 이인제 "지구 한 바퀴 돌다 보니까…"

새누리-선진 "우린 野 단일화와 다른 건전한 통합"

12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 한동안 '충청권의 맹주' 역할을 하던 선진통일당(옛 자유선진당)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새누리당 황우여,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를 비롯한 양당 지도부는 2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건전한 가치관과 정체성을 공유해온 우리 두 당이 하나가 되어 시대의 소명에 부응하고 국민의 여망을 받들기로 했다"며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두 대표는 "이제 두 당은 하나"라면서 "용광로의 쇠처럼 뜨겁게 결합해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키자"고 밝혔다. 양당의 합당은 선진당이 새누리당이 흡수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인제 대표는 "선진당 대표와 국회의원들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대위에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엔 "백의종군하면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황우여 대표는 "이 대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양당 대표들은 특히 자신들이 '야합'이라고 비판해온 야권 후보 단일화와 이번 합당이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황우여 대표는 "저희 두 당의 합당은 정체성과 가치관이 같았던 정당과 정당의 합당이며, 후보 한 명을 포기시키는 것과 차원과 질이 다른 건전한 통합"이라고 말했고, 이인제 대표 역시 "(야권 단일화는) 정권을 잡기 위한 다분히 편법적이고 전술적인 그런 차원의 시도 아니냐. 우리의 통합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의 대표의 합류 여부를 묻는 질문에 "통합을 추진하면서 창당 주역이신 이회창 대표님께 상세하게 말씀드렸고,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셨다"면서 "(이 전 대표가) '건강한 보수 우파가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인제, 15년 만의 '친정 복귀'

그는 정치권 입문 뒤 여야를 넘나드는 잦은 당적 변경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엔 "지구를 한 바퀴 돌다 보니까 그랬나 보다"며 웃어 넘겼다.

이인제 대표의 당적 변경은 1987년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 무소속과 당명 변경까지 포함해 이번이 13번째 당적이다. 지난해 자유선진당에 입당, 4.11 총선에서 6선 고지를 달성해 불사조(피닉스)와 이인제를 합성한 '피닉제'라는 다소 비판적인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번 새누리당과의 합당은 지난 1997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을 탈당한 뒤 15년 만의 '친정 복귀'가 된다.

한편, 선진당을 사실상 '흡수'한 새누리당의 국회 의석(149석)은 선진당의 의석(4석)을 더해 153석으로 원내 과반 의석을 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