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정수장학회 강탈 부정' 발언으로 역사관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정현 공보단장이 정수장학회의 전신 부일장학회의 설립자인 고(故) 김지태 씨의 부정축재 의혹을 언급하며 "민주통합당이 김 씨와 정체성이 같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다면 오늘 부로 정치판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김 씨를 비호한다며 '대야 역공'을 통해 국면 전환에 나서려는 모습인데, 민주통합당은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박근혜 후보의 '입'으로 불리는 이 공보단장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씨와 관련해 당시 세금 포탈 혐의, 자유당 시절 뇌물 공여 혐의, 3.15 부정선거 자금 제공 혐의 등 여러가지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많다"며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 측이 1935년부터 62년까지 언론에 보도된 그 분의 행적, 부정적인 내용을 다 점검하고도 지금처럼 김 씨를 대변하고 비호하고 그 분의 행적에 대해 '민주당의 정체성과 같다'고 공개 선언하면 오늘 부로 이 정치판을 깨끗이 떠나겠다"고 말했다.
이 공보단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씨의 인연을 거론하며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중학교 시절 부일장학금 혜택을 받았고, 변호사 시절에 김지태 씨와 관련된 100억 원대가 넘는 소송을 참여했다는 인연이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광삼 수석부대변인 역시 이날 '정수장학회 정치 쟁점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은혜 갚기에서 비롯됐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50년 전 김지태 전 삼화그룹 대표의 부일장학회 사회 환원 문제를 어떻게든 정치 쟁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짜내고 있다"며 "이는 중학생 시절 부일장학회 장학생이었던 노 전 대통령의 김 대표에 대한 은혜 갚기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 "박근혜, 직접 발언하고 책임져야"
전날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강탈 부정' 발언으로 파문이 커지자 민주당과 김 씨를 묶어 역공세를 펼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민주당은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후보의 실수와 잘못 때문에 당 내부에서조차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가신 중의 가신, 측근 중의 측근 이정현 공보단장이 온 몸을 던져 방어하려는 충정은 알겠지만 대한민국 국민 중에 누가 이 단장의 정계은퇴에 관심을 갖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이 왜 강압과 부당한 방법으로 남의 재산을 강탈하고 그 위에서 온갖 혜택을 누렸느냐고 묻자 느닷없이 이정현 공보단장이 너도 한패냐고 윽박 지르고 나선 것"이라며 "김지태 씨와 민주당을 억지로 엮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지금은 당과 측근이 아니라 후보가 직접 발언하고 그 발언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할 때"라며 "이정현 단장은 민주당에게 김지태 씨와 무슨 관계냐고 묻기 전에 박근혜 후보가 왜 유독 아버지의 잘못된 행위에 대한 법원 판결문에 대해서는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는지 그것부터 답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