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현 Ⅲ단계에서 Ⅱ단계로 격상하려 했으나 미군 당국과 '협의' 끝에 현행 Ⅲ단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10일 오전 "한미는 워치콘을 격상하는 문제를 협의했으나 이를 격상하지 않고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판단해 현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워치콘 상황으로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워치콘'은 5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우리 군은 1999년 연평해전 이후부터 지속해 온 Ⅲ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워치콘 Ⅲ단계는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초래될 우려가 있을 때 발령되며 우리의 국익에 현저한 위험이 초래될 징후가 보일 때는 한 단계 격상된다.
합참은 "현 Ⅲ단계로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9일 오전만 해도 "대북방어태세인 데프콘은 그대로 유지하되 워치콘을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반대해 합참과 국방부는 몇 시간 만에 사실상 뜻을 접었다.
9일 오후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이근식 의원으로부터 "워치콘 상향조정을 하지 못한 이유가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에 있기 때문이냐"는 질문을 받은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몇 가지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한국이 워치콘 상향조정을 요청했으나 미국에서 '북한의 이상 징후가 없어 올릴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군 관계자는 "워치콘이 격상하면 정찰기 운영횟수를 늘려야 하는 등 운영비가 소요된다"고 애써 현행유지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의 워치콘 격상 검토가 7월5일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군 당국의 대처가 미온적이었다는 비난을 의식한 '선수 치기'인지 아니면 '점증하는 위험에 대처하는 합리적인 전술적 판단'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호들갑 떨 필요 없다'는 미군 당국의 한 마디에 '없었던 일'로 마무리 된 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한편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해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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