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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 '안개속'…대선 '3각 경쟁' 닻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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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 '안개속'…대선 '3각 경쟁' 닻 올랐다

단일화 숙제 꼬인 민주당, 한숨 돌린 새누리당?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검토'만으로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마침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18대 대선이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의 완전한 '3각 구도'로 재편됐다.

이날 안 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대선 고지를 앞둔 3인의 치열한 경쟁도 막을 올린 가운데, 각 진영의 셈법도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야권으로 분류되는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앞으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여야 1대1 대결 구도를 형성할지가 향후 대선 정국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안 원장과 '3각 구도'를 이루게 된 여야 대선후보의 셈법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安 '단일화 선긋기'에 복잡한 민주…文-安 단일화는 문재인의 '운명'?

먼저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숙제'를 얻은 문재인 후보 측은 안 원장의 출마선언에 "환영한다"면서도 안 원장이 이날 야권 단일화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것을 두고 복잡한 표정이다.

안 원장이 문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논의하기 부적절하다"며 그 조건으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들의 동의를 꼽은 탓이다. 그간 안 원장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미뤄 볼 때, 결국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은 곧 민주당의 혁신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안 원장과의 단일화에 대비, '담판 협상'을 거론하며 군불을 때온 민주당 입장에선 출마 선언부터 '선긋기'에 나선 안 원장의 태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3자 모두 출마할 경우 야권의 필패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대선을 90여 일 앞두고 안 원장의 단일화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문재인 후보가 떠안은 또 하나의 '운명'인 셈이다.

문 후보 측은 표면적으로 안 원장의 출마를 환영하면서 안 원장을 향해 재차 '정권 교체'를 강조하기도 했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기존 정치가 보였던 모습과 다른 좋은 경쟁, 아름다운 경쟁을 하겠다"면서도 "다만 안 원장이 말하는 새로운 변화는 새누리당의 집권 연장을 막고, 정권 교체를 해냄으로써만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권 교체'를 들며 안 원장이 범야권의 위치인 것을 상기, 그를 위한 방편으로 '단일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 대변인은 안 원장이 기성 정당의 변화와 혁신을 촉구한데 대해선 "쇄신을 요구하는 국민을 대표해 말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대로 된 쇄신을 통해 거듭나는 경륜의 힘이란 엄청나다. 128명 (민주당) 의원의 힘을 제대로 표현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화답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우리는 계속 단일화 얘기를 해왔기 때문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 대변인은 안 원장이 '선의의 정책 경쟁'을 약속하기 위해 박근혜·문재인 후보 측에 3자 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선 "출마선언 다음 날로 날짜를 잡아 만나자고 하는 것은 너무 갑작스럽다"며 "제안 자체의 의미를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근혜 측 "만시지탄이지만 다행…독자노선 입장 분명히 해야"

새누리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지지율을 보였던 안 원장의 공식 출마선언에 긴장하면서도, 안 원장이 단일화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자 다소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그간 새누리당은 안 원장과 민주통합당의 단일화 움직임에 '후보 매수죄'까지 거론하며 "꼼수"라고 강하게 비판해 왔다.

박근혜 후보 측 이상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안 원장의 출마선언에 대해 만시지탄의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그가 국민 앞에 입장을 밝힌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이 정치 쇄신을 원한다는 안 원장의 문제의식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문제의식과 같은 만큼, 박 후보가 그간 누누이 강조한대로 네거티브가 아닌 선의의 정책 경쟁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 원장은 흑색선전 같은 낡은 정치를 하지 말자고 했는데 새누리당이 그간 민주당에게 줄곧 촉구한 것이 그것"이라며 "앞으로 민주당의 잘못된 풍토를 바꾸기 위해 안 원장이 공동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안 원장의 모호한 태도에 대해선 "구구한 정치공학적 억측이 나와 선거판이 혼탁해지는 등 정치 쇄신이 아닌 정치 퇴행이 나타나지 않도록 유념해주길 바란다"고 뚜렷한 입장을 표명을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안 원장이 제안한 3자 회동에 대해선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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