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 중 경제성장에서 비롯된 것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간금융브리프> 21권 35호(9월 8일자)에 실린 '최근 고용과 경기상황의 디커플링 현상'(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에 창출된 일자리 45만 개 중 성장에 기인한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는 20만 개 내외에 불과하다. "성장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나머지 25만 개 정도의 일자리 중 상당수는 "단시간 근로, 영세 자영업 등 불완전취업 부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임 연구위원은 노동 수요 측면에서 보면,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 대신에 고용 조정이 용이한 단시간 근로자, 비정규직 채용을 통해" 노동수요 증대에 대응하면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제조업에서 퇴출된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영세 전통서비스업으로 전직"하는 현상이 확대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노동 공급 측면에서 보면, 임 연구위원은 이런 형태로 최근에 고용이 늘어난 현상이 비경제활동 상태이던 여성, 중고령층(특히 50대 여성) 등 고용 취약 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생겼다고 분석했다. 고용 취약 계층이 노동시장에 뛰어든 이유로는 가구주의 소득 감소, 가계부채에 따른 원리금 상환 및 교육비 부담 등이 제시됐다.
이러한 최근의 취업자 수 증가는 경기와 비동조화(decoupling)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올해 2/4분기 경제성장률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4%로 지난해 3분기 이후 내림세인 반면, 취업자 수는 2/4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늘어나는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50세 이상을 중심으로, 저부가가치 서비스업 부문에서, 자영업 형태로 취업자 수가 늘어나면서 고용과 경기상황의 비동조화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퇴직이 본격화하면, 경기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취업자 수 변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임 연구위원은 경제성장이 둔화되더라도 당분간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 때와 같은 대규모 고용 위축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경제성장이 부진한 상황이 길어질 경우 내수산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고용 여건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성화해 내수 기반을 강화하고, 좋은 일자리를 적극 창출하며,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고용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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