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일본 언론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21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주재로 독도 관련 각료회의를 열고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와 한국과의 통화스와프 규모 축소 등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를 위해 내각 관방은 모든 부처에 한국 관련 정책과 회의, 교류사업 등을 총 점검해 20일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우선 21일 각료회의 후 한국에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제안하는 구상서를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이 이 제안을 거부할 경우 일본은 단독 제소로 전환해 한국이 제소에 불응하는 이유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설명하도록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역시 한국이 거부하면 재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후 조치로 1965년의 한일협정 당시의 교환 공문에 따라 조정에 들어가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장기적 수순을 통해 독도가 영토분쟁 지역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인식시킨다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와 함께 한국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한일 통화스와프의 중단 또는 규모 축소, 한국 원화 국채 매입계획 철회 등의 보복책과 함께 독도에 대한 민간의 조사연구 지원, 시마네현에서 해마다 열리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정부 행사로 격상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 19일 오전 독도에서 열린 '독도 표지석 제막행사'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병석 국회부의장 등 참석자들이 독도수호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
독도에 이명박 대통령 친필 표지석 설립
물론 한국 정부도 강경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지 않았으면 취할 필요도 없는 조치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 정부는 19일 독도에 이명박 대통령 친필로 국민의 수호의지를 담은 표지석을 설립했다. 표지석은 앞면에 이 대통령의 친필로 '독도', 뒷면에 '대한민국', 측면에 '이천십이년 여름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흑요석(오석) 재질의 표지석은 높이 115cm, 가로·세로 각각 30cm다.
대통령 이름으로 된 표지석이 독도에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지석은 신라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에 진출(512년, 지증왕 13년)한 1500주년을 기념하고, 일본의 독도 영토 도발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영토수호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 건립됐다. 표지석은 독도경비대가 주둔한 동도의 망양대에 있는 국기게양대 앞에 설치됐다.
표지석 제막식에 참석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동쪽 끝 우리 땅 독도는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고유 영토"라며 "이 표지석이 대한민국 주권의 상징이 되고 독도를 영원히 지키는 정신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일본 총리 서한에 반박 서한 보내기로
독도 관련, 한국 정부 대응은 외교 부분에서도 이어졌다. 한국 정부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독도 방문 등에 유감을 표명한 서한을 보낸 데 대해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답장을 보내겠다고 19일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정부의 대응 방침을 놓고, 답변 서한을 보내는 쪽에 무게를 실은 검토 결과를 청와대 측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총리 명의의 서한에 대응하지 않거나 서한을 반송한다는 것은 부적절하기 때문에 답변 서한을 보내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 총리 서한을 아무런 대응하지 않고 넘어가기는 어렵다고 정부에서는 판단한 셈이다.
그간 정부는 노다 일본 총리의 서한에 무대응하는 방안과 우리의 입장을 다시 밝히며 반박하는 답장 서한을 보내는 두 방안을 놓고 고민해왔다. 무대응으로 입장을 고수할 경우, 일본에서 주장하는 독도 영유권 주장을 인정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답장 서한을 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반박 서한 발송 시점과 내용의 수위에 관련해서는 일본의 추가 대응수위를 지켜보며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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