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안철수, '박원순 모델' 이뤄지지 않을 것"

안철수 지지율 상승세에 與野 긴장…견제 총출동

새누리당 박근혜 경선캠프의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이 최근 발간된 안철수 서울대 융학과학기술대학원장의 책 <안철수의 생각>에 대해 "새누리당, 민주당, 일반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을 가져다 짜깁기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혹평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24일 문화방송(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과연 그것(책)을 가지고 현재 대한민국이 당면한 상황을 극복하고, 어떤 나라를 새롭게 끌 수 있다고 하는지 확신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안 원장이 아직 대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용기를 낼까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면서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같은 야권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안 원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박원순 변호사를 선택했던 과정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원활히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며 "당시 민주당이 패배해 당 정체성에 엄청난 상처를 입었고, 당의 장기적인 존재를 위해 쉽게 과거와 같은 방식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이 책 내용이) 자기가 야당의 후보로서 정권교체를 책임지겠다고는 말로 들리는데 그런 생각이 있으면 지금 야당의 대선 경선엔 왜 들어가지 않느냐"면서 "거기에 같이 참여해 대권 후보가 되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인데, (안 원장이) 그것도 상당히 회의적이고 자신이 별로 없으니까 그 선택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김 위원장은 안철수 원장이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한 것에 대해서도 "안 원장이 인기가 있으니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방송국이 한 것 아닌가. 이것저것 얘기할 게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책 발간에 이어 <힐링캠프> 출연으로 안 원장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자, 야권의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안 원장을 견제하고 나섰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나쁜 경험이 적다는 건 다행'이라는 안철수 원장의 언급을 두고 "대통령은 정치를 알아야 잘 할 수 있다"면서 "나쁜 정치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원장의 정치경험 부재가 대통령으로서의 '결격 사유'라고 꼬집은 것이다.

역시 민주당 경선에 나선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안철수 원장은 젊은이와 대화하면서 불안과 분노를 다독여주는데 위로하는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막상 정책으로 실천에 옮기는 것은 어렵다"며 안 원장이 구체적인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 원장의 지지율은 연이은 대중 행보 이후 반등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조사에서 각각 3.1%포인트, 2%포인트 씩 상승했다. 반면 새누리당 박근혜 전 위원장의 지지도는 40%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끝내고 30%대로 떨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