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신고서에서 "농심이 특약점에 대해 일방적 매출 목표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매달 목표치를 높이기 때문에, 특약점들이 공급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매업자에게 공급하는 '땡처리'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주장이다.
또한 농심이 불공정 약관을 근거로 "판매장려금의 지급 기준 및 조건 등을 임의로" 정하고, 일방적으로 정한 매출 목표를 달성하도록 특약점들에 강제하는 과정에서 판매장려금 지급 권한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2010년부터 1년여 동안 농심 특약점을 운영했던 김진택 '농심 특약점 전국 협의회(준)' 대표는 "농심의 판매장려금이 삼양, 팔도, 오뚜기 등 타사의 그것보다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농심이 "특약점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급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특약점이 손해를 보더라도 판매하도록 강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농심이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에는 "동일 제품을 추가로 무상 공급해 줌으로써 SSM 등과 특약점을 차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심이 "제품 판매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개선을 요구한" 특약점들에 대해 계약을 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경제 민주화와 재벌 개혁을 위한 시민연대(준)'와 함께 이날 오후 공정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심을 규탄했다. 이들은 "농심의 횡포와 불공정 거래 행위로 중소 특약점 도매상인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아 경제 민주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농심 홈페이지. ⓒ농심 |
"중소 상인들 고통받고 있다" vs. "우월한 지위 남용한 적 없다"
농심 측은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농심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최소한의 판매장려금이 약정돼 있으며, 매출 목표와 판매장려금은 관계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목표와 연동되는 건 (판매장려금과 별개인) 인센티브"라고 밝혔다. 인센티브는 유통 마진 이외의 "플러스알파"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센티브를 받을지 말지는 특약점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농심의 판매장려금이 타사의 그것보다 낮다'는 주장은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최소 범위인 건 맞지만, 정확히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농심 측은 '특약점을 차별한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제품 추가 무상 공급' 부분에 대해 "SSM, 마트, 특약점에 모두 하는데, 다만 유통 채널별로 물량 차이는 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통 구조가 발달하기 전에는 특약점이 한 지역을 모두 관장했지만 SSM, 대형 할인 매장 등이 많이 생긴 후" 상황이 바뀌었다며 "특약점에 대한 차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방적 계약 해지" 주장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당사자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생긴 일일 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농심은 공정위와 현재 불편한 관계다. 공정위는 지난 3월, 농심을 비롯한 라면 업체들이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1354억 원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080억 원의 과징금을 통보받은 농심은 17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신청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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