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통합당 도종환 의원의 작품이 실린 중학교 국어 검인정 교과서들에서 도 의원의 작품을 뺄 것을 권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정 정당 소속 정치인의 작품이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것인데, 당장 도 의원은 물론 문학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검정교과서를 심사하는 교과부 산하 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26일 중학교 국어 검인정 교과서 심사 결과를 통보하면서 도 의원의 시와 산문이 실린 8개 출판사 교과서에 대해 수정·보완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8일 드러났다.
검인정 교과서는 국가가 제정한 교과서 검인정 기준에 합격한 교과서로, 올해 중학교 검인정 국어 교과서로 채택된 출판사는 16곳이다. 이 중 교학사·금성출판사·대교·두산동아·미래엔·창비·천재교과서·천재교육 등 8개 출판사가 도 의원의 작품 <흔들리며 피는 꽃>, <종례시간>, <담쟁이>, <수제비> 등을 수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해당 출판사들에 보낸 공문에서 '정치인의 작품이므로 교체 바람', '국회의원 당선자의 작품이므로 부적절함,', '특정 인물에 대한 편파적인 옹호임' 등의 이유를 들며 수정·보완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사들이 평가원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합격 심사가 취소될 수 있어, 사실상 수록 작품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002년을 시작으로 10년째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돼 있는 작품이 작가의 국회의원 당선을 이유로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도 의원 측은 이날 "2002년 이후 중학교 교과서에 시와 산문 수십 편이 수록됐는데, 국회의원이 됐다는 이유로 삭제 지시를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 의원은 9일 중 회의를 열고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밝히기로 했다. 진보성향 문인단체인 한국작가회의 역시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며 항의 성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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