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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이상득-정두언, 알고보니 비리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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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이상득-정두언, 알고보니 비리 '공범'

'형님'과 '개국공신', 나란히 구속 위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이 6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당 정두언(56)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인 두 사람이 저축은행 관련 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공범' 관계로 보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동시에 적용했다.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은 지난 2007년 겨울 "저축은행과 관련한 각종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솔로몬저축은행 임석(50·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금품 3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임 회장과 이 전 의원을 연결해 주고 그 자리에 동석한 뒤 3억 원을 자신의 차 트렁크에 싣고 간 정 의원에겐 이 전 의원과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임 회장이 건넨 3억여 원의 공동 수령자로 한 때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이었지만 이후 '앙숙'으로 남은 두 사람이 지목된 것.

▲ 각각 검찰 수사를 받고 나오는 이명박 대통령의 큰 형 이상득 전 의원(왼쪽)과 정두언 의원. ⓒ뉴시스

이밖에도 정 의원의 구속영장엔 2008년 임 회장으로부터 서너 차례에 걸쳐 1억여 원을 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이상득 전 의원에겐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서 2억 여원을 건네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당장 야권은 두 정권 핵심인사의 영장 청구 소식에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개인 비리 차원의 수사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자금 수사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검찰이 이상득·정두언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영장청구 내용이 개인비리로 수사를 한정하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점은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미 대선 자금으로 주고 받았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검찰이 꼬리 자르기 수사로 저축은행 수사의 본질을 피해가려 한다면 폭발하는 국민적 분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 전 의원의 구속 여부는 오는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정 의원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이어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영장실질심사를 열 수 있다. 법원은 오는 9일 검찰과 법무부를 거쳐 국회에 체포동의서를 요청한 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회는 본회의 보고 후 24~72시간 이내에 체포동의안을 표결 처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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