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1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의 증인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 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기업 총수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뉴딜 정책'을 표방해 기업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열린우리당은 "정당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야4당 "고의적 자료제출 거부, 좌시하지 않을 것"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2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감을 방해하는 것은 자료제출에 불성실한 정부의 태도뿐 아니라 증인 채택에 미온적인 열린우리당의 한심한 작태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예를 들어 정무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이 신청한 증인 13명의 채택을 우리당은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론스타 매각에 관련해 국부를 유출시킨 강정원 국민은행장, 직원들 대우 명목으로 공적자금 펑펑 쓰는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은 당연히 불러서 조사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감에서) 이런 기본적 책무마저 포기하고 실정을 덮기에 급급한 한심한 우리당은 반성하라"고 몰아쳤다.
정무위에서 한나라당이 채택을 신청한 증인들은 이기우 전 총리 비서실장과 박원양 삼미 대표, 유진룡 전 문광부 차관, 강정원 국민은행장,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모비스 사장 등을 포함한 13명이다.
이날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야4당도 공동 정책성명을 통해 "금년도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부가 국회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를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다"며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이러한 행태는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권능을 훼손하는 것으로 도저히 묵과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바다이야기 사건과 관련한 관계 장관 회의의 참석자 명단과 회의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문화관광부는 이를 전면 거부했다"며 "또 최근 3년 간 행정서비스 모니터 제도 추진내역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더니 국무조정실에서는 '홈페이지를 보라'는 답변만이 되돌아 왔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2004년부터 매년 국회의 자료요구에 대한 대응방안이 구체적으로 기술된 '국정감사 수감 매뉴얼'을 배포한 바 있다.
야4당은 "이는 국회법 128조에 명시된 자료 요구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더구나 국무조정실이 조직적 국감방해에 앞장서 다른 정부기관들에게 자료제출을 임의대로 하도록 불법행위를 권유하는 것이야말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與 "경제인들 벌 주고 기합 주려는 것"
반면 우리당 조일현 원내수석 부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상임위에서 소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증인을 채택했지만, 한나라당으로부터 추가 증인 채택을 요구받고 있다"며 "우리당은 꼭 필요한 증인만을 채택해 효율적인 국감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당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한나라당은 정무위에서 채택한 80명의 참고인 가운데 57명을 증인으로 부를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이것도 모자라 대기업 총수 중심으로 13명의 경제인 중심의 증인과 참고인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웅래 부대표는 "국정감사에서 80명을 증인으로 채택해 증언을 들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한나라당은 말끝마다 '경제 살리기'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경제인들을 벌주고 기합 주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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