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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선 참여' 만지작, 노림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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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선 참여' 만지작, 노림수 있나?

갈림길 선 김문수, '마이웨이'? 경선참여로 'U턴'?

김문수 경기지사 측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대선 경선규칙과 경선일을 강행할 경우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해 왔지만, 지도부의 경선일 강행 이후에도 '경선 참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다.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 다른 비박(非朴·비박근혜)계 주자들이 지도부의 결정 후 곧바로 '경선 불참'을 선언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김문수 "출마 여부 고심 중"

김 지사도 "(출마를) 여러 각도로 고심 중"이라며 이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27일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경기북부 의원 초청 정책간담회 이후 기자들에게 "상황이 애매한 점도 있고 최고위원회 의결 과정에서 일부러 그런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안다"며 "여러 여지에 대해 상황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지도부가 비박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8.20 전당대회를 확정짓는 대신, 향후 "예비주자들과의 대화 가능성"을 남겨둔 것을 거론한 것이다.


▲ 석가탄신일인 지난달 28일 조계사 행사에 참석해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왼쪽)과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그러나 지도부의 이 같은 '비박 달래기'에도 불구하고, 그간 비박계가 요구해온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가 수용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견해다. 당장 새누리당의 최대 주주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픈프라이머리에 완강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고, 친박계 일색인 지도부 역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박계는 오픈프라이머리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경선에 불출마하겠다며 '배수진'을 쳐왔다.

신지호 "캠프 내 경선 참여 의견 있어"

김 지사의 측근인 신지호 전 의원 역시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현실적으로 당 지도부가 조정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실상 99% 결정됐다"며 "속된 말로 개무시 당했다는 표현을 편하게 쓰기도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신 전 의원은 김 지사의 경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캠프 내에선 대승적 결단을 내려서 (경선에) 참여해 보자는 의견도 일부 있다"고 밝혔다. 또 "김 지사는 숙고 중에 있으며 최종 입장은 아마 7월9일 무렵까지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친박계가) 모든 문을 닫아놓고 너희들, 우리를 따라오든가 싫으면 때려치든가, 이런 굴욕적 양자 택일을 강요해서는 정말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비판한 뒤, 개인 의견을 전제로 "김 지사께서 막판에 차차기를 생각하며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친박 측에서 다소 희망섞인 관측을 내놓는데, 저는 김 지사가 무릎 꿇고 사느니 서서 죽는 길을 택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며 김 지사의 '불출마'를 압박하기도 했다.

당장 경선 강행으로 '불통' 이미지를 다시 한 번 뒤집어쓴 친박계 쪽에선 김 지사의 출마를 견인하려는 모양새다. 김 지사가 차차기 대선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협력론'이 제기되는데다, 박근혜 전 위원장 입장에서도 약체 후보들과 '반쪽 경선'을 치르느니 김 지사의 참여로 다소간 '바람몰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의 입장에서도 '포스트 박(朴)' 시대를 염두에 둔다면 경선을 쉽게 포기하기 아쉬운 상황이지만, 이미 불출마를 수차례 공언한터라 선뜻 출마로 돌아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출마의 '명분'이 중요한 셈인데, 이를 두고 김 지사의 '고심'이 어떤 쪽으로 결론날지 주목된다.

'박근혜 사당화' 비판하지만…셈법 다른 임태희·김태호

이재오·정몽준 등 나머지 비박 후보들은 불출마 의사를 재확인한 가운데, '경선 잔류 비박' 후보들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태호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표면적으론 '비박 빅3'와 마찬가지로 당 지도부와 박근혜 전 위원장을 비판하고 있지만, 이후의 행보는 엇갈린다.

이날 임태희 전 실장은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불통의 이미지로는 연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면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오만한 태도, 당 지도부의 이성을 잃은 행태에 맞설 것"이라고 박 전 위원장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과 지도부가 비박 3인을 포함해 대선 주자로 나선 이들과 협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모든 예비주자들이 참여하는 협의 테이블을 요구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당 지도부의 결정을 "오만"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지만, 경선엔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여권의 차세대 정치인으로 꼽히는 김태호 의원 역시 조만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겐 박근혜 전 위원장의 '아성'은 깨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득표력을 보이면 차차기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경선을 굳이 '보이콧'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친박계 입장에서도 '비박 3인방'이 불참하더라도 '반쪽 경선'이란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이들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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