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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당팔' 황우여, '8단 당수' 언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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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당팔' 황우여, '8단 당수' 언제 나오나

경선 갈등부터 장외 싸움까지…도마 오른 황우여 리더십

대선 경선 룰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취임 한 달을 맞은 황우여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애초 '관리형 대표'를 원했던 친박계의 지원 속에 압도적 표차로 대표직에 올랐지만, 대선 경선의 원활한 '관리'조차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친박계와 대척점에 선 비박(非朴)계 주자들은 황 대표를 겨냥해 '환관', '박근혜의 대리인'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지도급 인사들과의 실랑이에서도 속수무책 밀리는 모습이다.

황우여-비박 회동, 결국 성과없이 끝나…'경선 무산' 현실되나

황우여 대표는 15일 '경선 무산'이란 초유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비박계 주자 측과 첫 공식 회동을 가졌지만, 결국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채 논의가 결렬됐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서병수 사무총장과 함께 비박계 대선주자 3인의 대리인인 신지호 전 의원(김문수 경기도지사), 안효대 의원(정몽준 전 대표), 권택기 전 의원(이재오 의원) 등과 여의도 한 호텔에서 조찬모임을 했지만, '별도의 논의 기구'를 요구한 비박 측 주장을 당 지도부가 거부함에 따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최고위를 친박계가 장악한 만큼, 최고위에서 경선 룰을 논의하는 것은 공정성이 없다"는 비박계 의 주장과 "별도의 논의기구는 용납할 수 없다"는 지도부의 의견이 이번에도 팽팽히 맞선 것이다.

▲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취임 한 달 만에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다. 애초 '관리형 대표'란 평을 들으며 대표직에 올랐지만, 친박계와 비박계가 팽팽한 갈등을 보이는 대선 경선 룰에 대한 '관리'조차 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황 대표는 이후 단계적으로 대선주자들은 직접 만나 논의할 의사를 내비쳤지만, 비박계 측은 "경선 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는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여전이 유효하다"(신지호 전 의원)며 '경선 보이콧'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가까스로 경선 룰 논의기구에 대한 합의를 이루더라도, 비박계 측이 요구하고 있는 국민참여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둘러싼 친박-비박간의 갈등 역시 황 대표에겐 시험대일 수밖에 없다. 양측 모두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입장 차를 보이는 가운데, 비박계가 경고한 '경선 무산' 및 대선주자 3인의 탈당이 현실화될 경우 사실상 '추대' 형식으로 치러질 대선 경선에 대한 부담감 역시 만만치 않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황 대표는 비박계로부터 '공공의 적'이 됐다.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된 황 대표가 "갈등을 중재하기는커녕 특정인(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이재오 의원)는 것이다.

이들의 불만은 황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비박계의 의사를 무시하고 지난 11일 경선관리위원회 발족을 강행하면서 더욱 커졌다. 3명의 주자는 수차례 공동성명을 통해 황 대표를 정조준했고, 이는 친박계의 지원을 통해 대표직에 오른 '태생적 한계'를 겨냥한 것이기도 했다.

'어당팔' 황우여, '정치력 8단'은 없었나?

사실 황 대표는 지난해 원내대표 재임 당시만 하더라도 중립 성향으로 분류됐다. 특유의 온건한 성품으로 여의도에서 보기 드물게 적(敵)이 없는 정치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참가하면서 이른바 '신박(新朴)'으로 편입됐고, '중립 출신 친박'과 '관리형 리더십'이란 그의 특징이 친박계가 그를 대표로 '낙점'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가뜩이나 '박근혜 사당화'이라는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정치적 색채가 덜한 그를 대표로 세우고 사무총장 등 요직을 친박계 핵심부가 맡는 것이 그 구상이었다.

지난해 원내대표로 당선될 때만해도 스스로 "기적같은 일"이라고 말했던 그가 불과 1년도 안돼 당 대표로 '초고속 승진'한 배경인 셈이다.

물론 황 대표의 '부드러운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홍(洪)키호테'라 불렸던 홍준표 전 대표처럼 강한 말을 쏟아내며 이슈를 부각시키는 대신 시간을 끌면서 내실을 챙기는 편이고, 그래서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팔단)'이란 수식어가 늘 그의 뒤를 따라다녔다. 조용히 시간을 끌다가 한미FTA 비준안을 처리하며 야당의 허를 찌른 점, 여야 모두를 설득해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킨 것도 그런 호평의 배경이었다.

그러나 정작 당내 문제에 있어선 '8단의 당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중립성향 의원은 "중립, 쇄신까지 아우르는 성향이 강점이 될 수 있었는데, 결국 비박에서도 '완전한 친박'으로 찍혀 소통 자체가 안되는 것 아니냐"며 "지도부가 꼭두각시의 모습을 보이면 결국엔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관리형 대표'가 그에게 주어진 '숙명'이라지만, 대선을 앞두고 발휘해야 할 대야(對夜) 투쟁력 역시 그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종북 색깔 논란이 한창일 당시 섣불리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자격심사' 운운했다가 거센 역공을 받으며 '종북 공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민주당에선 "이해찬의 경선 승리에 황우여가 2등 공신은 된다"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다. 정작 이 대표의 당선 뒤 그는 이 대표를 "탁월한 분"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전날엔 보수언론의 보도를 검토없이 인용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공격했다가 "팩트조차 틀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4일 새누리당을 향해 "박근혜 전 위원장이 직접 나오든지 그의 수첩을 내주면 원구성이 훨씬 수월하겠다"며 박 전 위원장의 '심복'처럼 움직이는 새누리당 지도부를 꼬집었다. 구체적으론 원구성 협상을 거론한 말이었지만, 황 대표 역시 이런 '숙명'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당장 사생결단 식으로 달려들고 있는 친박-비박계의 경선 룰 갈등부터 풀어야 하는데다, 전날 터진 '당원 명부 유출' 사건 역시 그가 감당해야 할 숙제다. '어당팔' 황우여 대표의 8단 정치력이 나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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