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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모든 것은 아베 정부 행동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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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모든 것은 아베 정부 행동에 달렸다"

한일 정상회담 재개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

아베 체제 출범과 더불어 한일 정상회담 재개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 청와대 당국자가 "모든 문제는 일본 측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먼저 '이런 저런 조건이 충족되면 정상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식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수 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 입장이 무엇인지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일본 측이 잘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의 구체적 행동이 중요하다"
  
  청와대 핵심 당국자는 26일 "아베 총리 취임 이후 일본 측의 어떤 제스처가 있기 전에는 우리로서는 현재 취하고 있는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가지고 앞으로 상황을 보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특별히 입장이 정리된 것은 없다"는 지난 21일 윤태영 대변인의 발언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우리가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면 일본 측에 이렇게 저렇게 행동하라는 지시나 요구의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측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답했다.
  
  아베 신임 일본 총리의 10월 방한설 등에 대해 이 당국자는 "비공식적으로 실무선에서 이야기가 오가는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할 바는 아니다"면서도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 것인데 언제는 되고 언제는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간 외교가 안팎에서는 11월 베트남에서 열리는 APEC회의에서 자연스럽게 한일 정상이 조우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일본 정권이 바뀜에 따라 우리 정부 입장도 좀 더 유연해질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당국자는 "그런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말보다 행동을 중시하는데, 일본의 새 정부가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만 답했다.
  
  "중일 간 외무차관 회담이 이뤄졌고 그 자리에서 정상회담이 현안으로 대두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양국 간에 회담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우리 입장만 곤란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당국자는 "그런 상황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며 "우리가 (중일 양국 문제에 대해) 언급할 사항은 아니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10월 중으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지 한중 양국이 일본의 우경화 문제에 보여 온 공감이나 유사한 대응방식의 지속 여부도 논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a' 인데…
  
  이 당국자는 한일 정상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피한 채 시종 "일본이 우리 정부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광복절 직후 당시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에서 우리 정부 입장을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지난 달 17일 당시 정 대변인은 일본의 자민당 일각과 일부 언론들이 야스쿠니 신사에서 A급 전범을 분사할 경우 '전범 참배'라는 국내외적 비판을 피해나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 데 대해 "A급 전범을 분사해도 야스쿠니는 야스쿠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 전 대변인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서 A급 전범을 분사하면 마치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일본에서) 인식되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야스쿠니 신사 내에 전쟁 박물관인 유슈칸이 그대로 있고 침략전쟁을 정당화 하는 일본 지도자들의 역사관도 변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대변인은 "특히 제국주의 침략, 한반도 병탄의 주역들을 추앙하는 현실이 지속되는 데에다가 한편으로는 2만1000여 명의 한국인 희생자가 합사되어 있는 현실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 외에도 유슈칸(전쟁 박물관) 및 한국인 희생자 합사 문제의 해결과 일본 지도층 인사들의 망언 중단을 요구한 셈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와 함께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 모임'을 만들어 회장을 지냈고 지난 1998년 농수산상 취임 뒤에는 "종군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등 망언을 일삼은 나카가와 쇼이치가 자민당의 핵심 포스트인 정조회장에 기용된 것으로 볼 때 우리 측의 이런 요구가 쉽사리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물론 아베의 정치적 성향이 고이즈미 만큼이나, 아니 오히려 더 우파적이지만 좀 더 유연한 인물인 것은 분명하고 일본 국내에서 한국 및 중국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기대와 압력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일정 부분 전향적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한미 양국이 한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
  
  한편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을 6자 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지금은 한미 간에 한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라 중간에 그 내용을 공개하면 일이 진전이 안 된다"며 "언론들도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당국자는 "S프로젝트다 뭐다 하는 추측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것은 만화 같은 이야기"라며 "핵문제 해결을 위한 조기 이행 방안은 관련 6개국이 지난해 발표한 9.19 공동성명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며 "거기에 이미 전력, 에너지 지원 이야기가 다 들어 있었는데 그 차원 이상의 것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또한 이 당국자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를 위한 방미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북핵실험시 군사적 제재를 시행하기로 한미가 합의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에서 미국에 갔다 온 분들에 대해 논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한미 정상은 북의 핵 실험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정세에 대해 굉장한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중대한 일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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