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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논란, 한반도 미래에 대한 생산적 논의로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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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논란, 한반도 미래에 대한 생산적 논의로 극복해야"

[토론회] '종북좌파' 담론으로 본 민주주의의 위기

'종북좌파'라는 용어가 연일 신문지면을 메우고 있다. 2008년 조승수 전 의원이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과 민주노동당을 탈당하면서 종북주의라는 용어는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4년이 지난 지금, 다시 '종북'이라는 용어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등이 8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종북좌파 담론의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보수진영에서는 연일 이석기 의원과 김재연 의원을 두고 '종북'세력이라며 국회에서 제명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 위원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여기에 동참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8일 라디오 연설에서 종북세력이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종북좌파, 일종의 담론 전략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를 두고 "일종의 담론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지금의 종북논란은 정권 재창출이라는 당면의 목표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기득세력들이 자신의 권력을 비판하고 그에 저항하는 모든 시도들을 '종북좌파'라는 하나의 범주로 엮어내어 대중들의 적대적 평가를 유도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그 근거로 "'경기동부'로 불리는 통합진보당 내 비공식 정파에 대해 그들이 내렸던 자의적 규정을 통합진보당 전체 문제로 확대하고 틈만 있으면 그것을 다시 민주통합당으로까지 확산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들의 형태는 이를 대변한다"고 말했다.
▲ 김재연 의원. ⓒ연합뉴스

한 교수는 "'종북'이라는 공안적 관념이 '좌파'는 물론 '진보', '노동', '빈민', '소수자', 환경' 등의 지향에까지도 확산되고 이 모든 것들을 총체적으로 적대시하는 '관점'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이는 미시적으로는 다가오는 대선을 대비해 중요한 정치적 의제들에 사전적인 왜곡을 가하고 야당에 대한 선제적 공격을 함으로써 정권재창출에 보다 유리한 국면을 도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거시적 관점으로는 48년 체제의 공고화를 통해 기성 권력들이 보다 확고한 권력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런 시도 자체가 우리 헌법에 위배된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박근혜 씨와 같은 사람들이 자기 입맛대로 '종북주의자들의 국가관이 의심된다'고 말한다고 그들의 국가관이 헌법에 위배되는 게 아니다"라며 "헌법에는 그 어떤 이야기든 정치적으로 토론하고 이야기할 수 있고, 어느 정당에나 가입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게 우리 헌법의 정신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그런 점에서 보면 실제 문제가 되는 건 '종북좌파'라 딱지 지어진 사람이 아니라, 이런 딱지를 붙이고 그들을 배제하는 사람들"이라며 "국가관을 흔들어놓는 건 '종북좌파'라고 이야기되는 주어가 아니라, '종북좌파'라는 딱지를 붙이는 여당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진영의 대응이 서툴다"

김민웅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는 보수진영의 '종북주의' 공격에서 진보진영의 대응이 서툴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단계에서 대중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대북관이나 대북정책에 대한 진보정치의 관점과 주장이 절실한 상태"라며 "진보진영 인사들은 민족 문제를 낡은 거로 취급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공백이 있으니 보수 진영에서 치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핵무장은 미국의 적대정책에 대한 자기 방어적 정당성이 있다 해도 참담한 공멸을 가져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무장체제라는 점, 북한 3대 세습은 북한사회의 외적 환경과 내적 요구에 따른 특수한 정치라 해도 민주주의의 보편적 발전사와는 일치되기 어렵다는 점, 북한의 인권상황은 그 해법에 차이가 있을지언정 탈북자의 증가현상만 보더라도 열악한 수준임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이런 전제 위에서 북한의 핵무장 문제는 북에 대한 비난보다는 동북아시아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더 현실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의 인권문제도 남북의 평화적 교류에 따른 긴장완화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점, 그리고 북한 3대 세습 문제 역시 이러한 상황의 전반적인 변화와 함께 북한 내부의 새로운 정치적 고민과 대응에 따라 변모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는 점 등을 대중들에게 이야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종북주의'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반도 미래에 대한 대중적 설득력을 갖춘 논리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면 북한 관련해서 책임 있는 입장 정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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