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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회사, '투자국가소송'서 캐나다 무릎 꿇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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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회사, '투자국가소송'서 캐나다 무릎 꿇리다

"이익 일부를 주(州) 연구개발에 투자하게 한 건 나프타 위반"

캐나다가 투자자-국가 소송(ISD)에서 석유 기업들에게 무릎을 꿇었다.

외국 투자자와 정부 간의 분쟁 및 중재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투자 중재 리포터(Investment Arbitration Reporter)>에 따르면, 캐나다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에 따라 소집된 법정에서 지난 5월 22일 미국계 석유 회사인 '모빌 인베스트먼트 캐나다'와 머피오일에 패했다. '모빌 인베스트먼트 캐나다'는 거대 석유 기업인 엑슨모빌이 투자해 만든 기업이다.

두 석유 회사는 캐나다 북동부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주(州)의 하이버니아 해상 유전에서 석유를 생산했다. 캐나다는 이 기업들로 하여금 수익의 일부를 주(州)의 연구개발 등에 투자하게 했다. 두 석유 회사는 이에 반발해 2007년에 투자자-국가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5월에 '캐나다 측의 조치는 투자자에게 이행의무 부과를 금지한 나프타 위반'이라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결정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캐나다 측이 배상해야 할 금액도 정해지지 않았다. 캐나다 시민운동 조직인 <캐나다인 평의회(The council of Canadians)> 활동가인 스튜어트 트루는 캐나다 언론 보도를 인용해 "석유 회사들이 5000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아래는 스튜어트 트루가 이번 사안에 대해 4일(현지 시각) <캐나다인 평의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바로 가기) 주요 내용이다. 스튜어트 트루가 이 글에서 '엑슨모빌'이라고 표현한 것은 '모빌 인베스트먼트 캐나다'를 가리킨다.
▲ 석유 회사들이 제기한 ISD에서 캐나다가 패한 것에 대해 짚은 스튜어트 트루의 글. ⓒ<캐나다인 평의회>

엑슨모빌, 나프타로 캐나다에 재앙적인 승리
투자자-국가 소송(ISD) 세 가지에서 자원 관리와 지속가능한 발전이 타격을 입다

사적인 투자자-국가 중재 법정에서 자원 관리에 나쁜 일이 벌어진 한 주였다. 우선 우리는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가 캐나다 광산 기업인 퍼시픽 림이 엘살바도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심리를 열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대규모 금광과 은광 개발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자 퍼시픽 림이 제기한 소송이다. 인근 공동체에서는 이 광산 개발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퍼시픽 림이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에 따라 제기한 청구가 폐기됐음에도, ICSID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투자 관련 규칙을 위반했는지 결정할 것이다.

그로부터 며칠 후인 6월 1일, <투자 중재 리포터>에 따르면 "스웨덴 에너지 기업인 바텐폴은 (독일이) 원자력을 단계적으로 폐기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독일 정부를 상대로 국제 중재를 신청하겠다고 위협했다." 바텐폴은 7억 유로 정도를 배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지막이자 아마도 캐나다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프타 법정이 '캐나다 (북동부) 뉴펀들랜드 해안 근처의 하이버니아 (해상) 유전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업체들에게 이익의 일부를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주(州)의 연구개발에 투자하게 한 것은 불법적인 이행의무(performance requirement)'라고 2-1로 결정한 것이다. (이 유전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엑슨모빌과 머피오일은 (자신들에게) "불필요하고" "상업적으로 필요하지도 않은" 이 지역의 연구개발 및 교육훈련을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썼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법에 따르면 합법, 나프타에 따르면 불법

엑슨모빌과 머피오일은 1994-2004년에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주의 법률과 규정에 따라 연구개발 (투자) 비용으로 1억6700만 달러를 썼는데, 이것은 투자에 대한 이행의무 부과를 금지하는 나프타에 따라 면제돼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이버니아 개발 프로젝트 법에 따르면, 캐나다와 "하이버니아 프로젝트 소유주"는 캐나다와 뉴펀들랜드에서 어떠한 과업의 수행에 착수하고, "복리후생" 제공과 관련해 캐나다와 뉴펀들랜드의 특정한 "목표 수준"을 달성하고자 최선을 다하는 것에 관해 합의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캐나다는 하이버니아 프로젝트와 관련해 자격 요건을 부과하거나 기술, 생산 공정, 지식을 캐나다 기업에 이전하도록 강제할 수 있게 돼 있다.

엑슨모빌과 머피오일이 나프타에 따라 국제 중재를 신청하자, 캐나다 정부는 2004년에 연구개발 관련 요건이 늘어난 것은 (엑슨모빌과 머피오일이) 주(州)법이 규정한 의무를 위반하고 연구개발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연구개발이나 교육훈련 관련 요건은 나프타의 "이행의무" 규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득력 있게 주장했다. 연방 측은 진술서를 통해, 설령 그것들이 이행의무 규정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주(州)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역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일은 없다는 점에서 그렇게 중요한 사항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하이버니아 법률 및 그 이후의 어떠한 개정안도 나프타에서 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나프타 법정이 '사실 연구개발 관련 이전은 불법적인 이행의무이며 하이버니아 법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캐나다에 불리한 결정을 내린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결정문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패널들의 추론에 대해 알 수 없을 것이다. 적절한 배상금이 얼마인지 계산이 끝나기 전까지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캐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석유 회사들은 5000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나프타 패널들은 이 금액을 주지 않았다. 그 대신 (패널들은) 추가 정보를 요구했다. 배상에 관한 또 다른 결정을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슨모빌은 2011년에 4529억 달러를 벌어들여 411억 달러의 이익을 거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이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주 정부가 요청한 연구개발 지원금은 (엑손모빌) 수익의 0.16퍼센트다.

(…) 자원을 지속가능하게 그리고 대중의 이익을 위해 관리한다는, 헌법에 규정된 주(州)의 권리가 거대 기업을 편드는 사적인 투자 법정에 의해 그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 (…) 이번 엑슨모빌-머피오일 관련 결정은 자원에 대한 기업의 권리를 캐나다의 법과 법원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지점까지 확장한 것 같다. (…) 공공 정책을 위기로 몰아넣는 위험한 투자 보호 조약에 관한 협상을 멈추도록 캐나다 정부에 더 압력을 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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