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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폭력을 불복종의 하이킥으로 날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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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폭력을 불복종의 하이킥으로 날려주마"

[희망버스 탄압 불복종, 돌려차기] "인간의 권리를 짓밟는 건 법이 아니다"

높은 크레인 위에서 한 사람이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과 소통하려고 한다. 사람들이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목소리를 보낸다.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당신의 간절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그런 당신을 응원하고 연대하겠노라고.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그 목소리는 그녀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녀가 있는 높은 크레인 아래 파란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의 목소리이기도 하고, 일터에서 쫓겨난 수많은 정리해고 노동자의 목소리이기도 했다. 마치 그녀는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높이 올라선 안테나 같았다. 안테나 같은 그녀를 통해 전달된 해고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대한 연대의 응답은 다시 그녀를 통해 노동자들에게 전달된다.

그녀는 안테나에서 해고노동자들과 세상을 연결하는 길이 되었다. 그녀의, 해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그 길을 넓히기 위해 그들을 만나러 갔다. 목소리로 주고받던 이야기를 눈을 마주하고 손을 잡고 나누기 위해, 당신들만의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의 목소리가 되어 함께 외치기 위해. 나는 그렇게 희망버스를 탔다.

우리의 목소리는 '희망'이 되고자했다. 네가 아니면 나,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삶, 살아남는 일은 각자의 몫이고 그 몫을 다하지 못하면 추락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삶, 하루하루가 강요된 삶의 방식을 완수하기 위한 압박과 긴장의 연속인 삶. 이런 전쟁같은 삶을 걷어치우고 희망을 상상하자고 했다.

일터에서 쫓겨나고,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리고, 이웃과 동료의 삶을 돌보지 않고 앞만 보기를 강요하는 폭력적인 사회가 아니라 함께 손잡고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했다. 우리의 연대는 함께 살기 위한 것이고,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함께 웃고 울었다. 이처럼 평화로운 메시지와 몸짓으로 우리는 함께 희망을 품었고, 각각의 희망들은 자신의 희망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야겠다고 느꼈다.

폭력적인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모습으로 우리는 만났다. 우리가 희망을 노래하는 웃음 띤 얼굴로 평화롭게 만났을 때 권력은 얼마나 폭력적인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날 것의 모습이 드러나서 세상을 희망으로 채워야겠다는 사람들의 마음이 점점 커질 때 이 사회는 경찰을 동원해 다시 한번 폭력을 가했다. 집회·시위의 권리가 박탈되고, 물대포와 최루액이 쏟아졌다. 먼길 오느라 출출할까봐 준비했던 어묵이 불법시위용품이 되고,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불법과 폭력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제는 법의 허울을 쓰고 폭력을 가한다.

집시법, 도로교통법, 건조물 침입, 공무집행 방해 등 온갖 법률의 이름으로 소환하고 벌금을 매기고 기소하고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권력의 찌질함이 드러날 뿐이다. 발을 동동 구르고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식은땀을 주루륵 흘리면서 '희망'을 잡아가두라고 했을 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렇게 하면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그들의 믿음은 '희망'에 대한 두려움과 초조함에서 나왔으리라.

땀 흘린 노동자의 삶은 망가지든 말든 이익만 챙기겠다는 자본가를 위하는 법은 우리에게 더 이상 필요없다. 눈물을 같이 흘리고 손을 잡아 함께 걷는 사람의 마음을 외면하는 법도 필요없다. 인간의 권리를 짓밟고, 평화로운 삶에 대한 폭력을 인정하는 것은 법이 아니다.

법은 힘 있는 자들이 그 힘을 함부로 휘두르지 말라고 있는 것이지 힘없는 자들을 억압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위한 법이라면 필요없다. 나는 그것을 더 이상 법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권력의 발버둥을 함께 거드는 법에 사뿐히 불복종의 하이킥을 날려주겠다. 이제 그대들은 '희망'의 목소리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권력과 법의 권위를 부정하는 불복종의 목소리로 더 큰 두려움을 갖게 될 것이다.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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