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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상속 소송' 첫 법정 공방, 팽팽한 대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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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상속 소송' 첫 법정 공방, 팽팽한 대리전

[현장] "상속권 침해 사실 안 시점 언제냐" 놓고 치열한 공방

삼성그룹 상속 소송 첫 번째 변론기일이 30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 558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번 소송의 원고와 피고는 삼성그룹을 창업한 고 이병철 회장의 피붙이들이다. 이병철 회장의 큰아들 이맹희 씨와 둘째딸 이숙희 씨 등이 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소송에 걸린 금액은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고들과 피고 모두 이날 법정에 나오지는 않았다. 법정에는 원고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화우 소속 변호사 9명과 피고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 및 태평양 소속 변호사 6명이 출석했다. 화우, 세종, 태평양은 국내 5대 로펌에 속하는 거대 법무법인이다.

"상속권 침해 사실 안 지 3년 안 돼" vs "이병철 유지 부인하나"

핵심 쟁점은 상속회복청구권 제척 기간에 관한 것이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침해 사실을 안 후 3년이 지나거나, 침해 행위가 이뤄진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된다.

양측 변호인단은 이날 법정에서 팽팽한 공방을 펼쳤다. 원고 측은 상속에 관한 권리가 침해됐다는 것을 안 시점이 2008년이 아니라 작년 6월이라고 주장했다. 2008년 특검은 이건희 회장 측의 차명재산에 관해 발표했고, 이건희 회장은 차명재산을 실명으로 명의 변경을 했다.

원고 측은 특검의 짧은 발표 내용만으로는 원고들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사실 자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권리 침해 사실을 안 시점은 '고 이병철 회장의 재산은 상속 시점에 분할이 결정됐고 다른 상속재산에 이의가 없다'는 내용을 이건희 회장 측으로부터 통보받은 지난해 6월이라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 측이 보낸 문서에 차명재산에 관한 내용이 담긴 것을 본 후 자신들의 상속권이 침해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 원고 측 주장이다.

이에 맞서 피고 측은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이건희 회장을 후계자로 정했고 경영권 승계 의사를 오래전부터 밝혔다고 반박했다. 경영권 승계 의사는 주식 승계 의사를 포함하는 것이며, 따라서 원고 측이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의 주식을 이건희 회장에게 '단독 상속'하겠다는 뜻을 이병철 회장이 분명히 했다는 논리다.

이어 피고 측은 이병철 회장이 사망(1987년)한 지 25년이 지나서 원고들이 상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병철 회장의 유지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건희 회장이 위험을 감수하고 세계적인 회사로 키웠는데, 이를 현재 가치로 나눠 갖자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공박했다.

즉 이병철 회장이 사망한 1987년 상속 문제는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특검이 삼성 비자금에 대해 발표한 2008년 4월 차명재산 문제도 드러났고, 따라서 원고 측이 이때 이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기 때문에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이미 지났다는 것도 피고 측 주장의 하나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이병철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다고 한 건 맞지만 전 재산을 주겠다고 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건희 회장이 물려받은 기명주식만으로도 경영권 승계가 가능했으며, 따라서 차명주식은 경영권 승계 문제와는 처음부터 관련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양측의 공방은 오후 5시 20분 무렵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다. "법정이 (사람들의 열기 때문에) 덥다"는 말이 나올 만큼 558호 법정은 취재진 등으로 가득 찼다.

다음 변론기일은 6월 27일 오후 4시이며, 장소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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